라이팅 클럽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2
강영숙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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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유명하지 않은 작가 엄마에게서 태어난 딸 영인. 엄마를 엄마라고도 부르지 않고 다만 김작가 라고 부른다. 그만큼 엄마에 대한 애정이 없음을 나타내는걸까. 엄마는 조그만 동네에서 글짓기 교실을 열어 생계를 유지한다. 아니 생계를 위한건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건지 모르겠다. 늘 그 글짓기 교실엔 동네 주부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이름없는 작가와 시인들이 모여 술을 마신다.
딸이 가출을 하건 동거를 하건 관심도 없는듯한 그런 엄마에게서 자란 영인. 왜 영인은 그렇게 기어코 글을 쓰려 하는 것일까. 그것도 소설을...
영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숨이 나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마치 본인의 삶을 될대로 되라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영인의 친구들인 R과 K도 마찬가지. 뭐 하나 똑바로 살아지는 인생이 없다. 그런데도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가 없다.

절반을 넘게 읽었을때 영인에게 미안하고 이런마음 참 못됐지만 영인이 멋진 소설을 완성했다 이런 결론이라면 화가날 것 같았다. 어쩌면 영인도 엄마 같은 삶을 살것 같은 기분도 들고..그게 소설의 결말로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졌다.

미국에서도 글은 쓸 수 있겠지 하며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를 따라 건너간 미국에서도 영인의 사랑과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영인은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라이팅 클럽을 연다. 역시나 엄마의 전철을 따라가는가 싶었다.

문득 왜 사람들은 글을 쓰려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글이란 것이 나의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만 해도 괜찮은것 아닌가?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소설과 같은 허구의 이야기들을 쓴다. 그 중 일부는 유명해지고 대다수는 좌절한다. 영인이 성공을 할지 좌절을 할지는 읽어보시라. 다만 내게는 결말이 아주 완벽했다는 것만 밝힌다. 그리고 이렇게 끊임없이 소설을 써주는 작가님들이 있어 오늘도 무척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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