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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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언젠가 꼭 한번 읽어야지 하면서도 손이 잘 가지 않는 책 중의 하나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입니다. 책의 두께도 두껍거니와 몇 번이나 읽다가 다시 덮게 될 정도로 어려워서 늘 읽는 것을 미루게 되는 책입니다. 니체의 철학의 정수라고 일컬어지는 이 책은 수많은 비유와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들때문에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어느 샌가 덮어져 책장 한켠에 다시 꽂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꼭 끝까지 읽겠다고 다짐을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에 산 속에 들어가 10년간 정신을 수양하고 고독을 즐겼는 데 어느 날 홀로 산을 내려갑니다.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가 산을 내려가 여행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나 그의 독백을 통해 니체의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성자와 얘기를 나누며 왜 산을 내려왔냐는 질문에 "나는 인간을 사랑하오"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성자와 헤어진 후에 차라투스트라는 독백을 합니다. '신이 죽었다.'고.. 저는 이 두 문장을 읽으며 니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19세기의 유럽은 제국주의가 팽배해지면 열강들의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안한 정세 속에 시달리고 있었고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과학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을 비롯해 생물학이나 물리학 방면에서 여러가지 중요한 발견이 이어지게 되는 시대였습니다. 이와 같이 불안한 정세 속에서 이전의 가치는 몰락하고 새로운 가치로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허무주의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같은 세상을 바라보는 니체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는 차라투스트라가 얼룩소 마을에서 말했던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니체는 인간을 극복한 초인을 가르칩니다.


그는 인간의 사랑스러운 점이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읽으면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건너가는 존재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어디를 건너간다는 의미일까요? 그리고 몰락하는 존재라서 사랑스럽다는 것은 몰락을 하고 다시 무언가를 재건하기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표현한 걸까요? 또 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보라, 다가온다, 가까이 오고 있다, 위대한 정오가!" 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왜 정오가 위대한 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의문에 의문만 꼬리를 물고 속시원히 해답을 얻지 못하니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해답은 없지만 제가 생각해보고 또 구글링도 해보고 하면서 니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유하는 힘이 조금은 생긴것 같습니다.


다만 이 책안의 늙은 여자와 젊은 여자에 대해서 에서 마지막에 "여자들에게 간다고? 그렇다면 회초리를 잊지 마시게!"라는 차라투스트라의 말은 읽으면서 여자를 비하하는 것 같은 어조가 느껴져 좀 불편했습니다.


이 책에서 니체는 우리 삶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번 읽고는 이해 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읽다가 차라투스트라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 보다도 이해하지 못한 그의 독백이 더 머릿속에 남는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덮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한번 더 펼쳐서 읽으며 이번에는 제 삶의 가치와 비교해가며 또 다른 사유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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