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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갇힌 파리 한 마리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17
멜라니 와트 글.그림, 김선희 옮김 / 여유당 / 2016년 4월
평점 :
고통은 늘 힘겹다. 그것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즐거울 리 없다.
그것이 절망적일 때에는, 슬픔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 같지만
숨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고 그저 견디어내야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견디면 되는 것인데, 그것을 견디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 쏟으며 우울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냥 좀 지치는 거려니.. 힘드려니...한다.
고통이나 슬픔의 크기가 제각각 다르긴 하지만, 아이 또한 그런 과정을 겪어왔고 겪어갈 것이다.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고통,
슬픔.... 위로해 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청소기에 갇힌 파리 한 마리>...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 것 같을 때, 휘파람이 나고 세상이 쉽게 느껴질 때 갑자기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힘든 놈들이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몰려오기도 한다. 파리는 세상 꼭대기(지구본 꼭대기)에 앉아 있을 때 그런 일이
벌어졌다.....
슬픔을 이겨낸다는 것은 마음의 고통을 극복한다는 것은, 그것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으로
인해, 삶의 에너지가 닳아 없어지고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그것을 잘 견디어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림책 마지막에 파리가 자신의 상황을 '수용'하자 파리에게 탈출구가 열린다.
우리 삶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실제로 고통이나 슬픔의 요인이 제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
그 고통과 슬픔에 빠져있던 마음이 그래서 삶에 의지가 꺾여나가던 마음이 비로소 해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다시 볼 때 또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 그림도 깨달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