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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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고른말 #홍인혜

고르고 고른 말들로 밥을 짓는 카피라이터


🏷 꼭꼭 씹어먹고 싶은 문장이 가득

🌿운동이 싫다. 자고로 육체는 고즈넉이 두는 것이 미덕이다. 수평적 삶을 추구해서 주로 누워 있다. 그 탓인지 차곡차곡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검진 결과지가 글자로 빼곡해지고, 탐정도 아닌데 추적해야 할 이상 징후가 늘고 있다. (132쪽)

평범한 우리들의 하루 일과들이 담겨있고
솔직한 우리의 마음이 글로 담겨있어 위로가 된다.

건강검진 결과지의 일화부터
수평적 삶을 추구해서 누워있드는 것까지
재밌고 공감되는 문장이다.


🌿그렇구나. 엄마는 내가 결혼하길 바란 것이 아니라 행복하길 바란 거였구나. (50쪽)

엄마는 나이 먹는 자신이 서둘러
결혼하길 바란 줄 알았는데
성향이 다른 연인과 결별하자
오히려 잘했다며 응원해주는 엄마의 모습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라는 것.


🌿녹청색에 찬바람을 잔뜩 타서 차갑고 말갛게 만들면 민트색이 될 것 같다. 아니면 청록색 돌멩이를 만년설이 녹은 물에 100년쯤 담갔다 꺼내면 민트색이 될 것 같다. (51쪽)

민트색을 이렇게 적절하고 시적으로 표현하다니
민트색이 녹청색에 찬바람을 잔뜩 탔다는 것
너무 아름답고 참 좋잖아.

청록색 돌멩이를 만년설 녹은 물에 100년쯤
담갔다 꺼낸다는 것만으로도 색감이 와닿는다.

역시 이래서 카피라이터이신가 싶고
착 감기는 표현으로 풀어내어 읽는 재미가 있다.


🌿마치 말의 소믈리에가 된 것처럼, 수많은 말을 입에 머금고 미묘한 맛과 향을 구분해서 적소에 최선의 말을 배치하는 과정이 늘 흥미진진하다. (182쪽)

말의 소믈리에.
적소에 최선의 말을 배치하는 것은
직업을 떠나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

꼰대가 되기 싫다면
말을 줄이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요즘 삶이 지루하고 시덥지않다면
이 책 읽고 피식 웃으며 힘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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