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생애 소설Q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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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생애 #조해진

그러게, 지나고 나니 다 그냥이 되네.


🏷 우연히 인연이 되고 어쩌다 헤어지게 되다.

내 좋은 친구는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라고, 이 행성에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이라고요. 친구의 그 말을 상기할수록, 그가 나와 헤어진 뒤에야 다른 사람과의 정착을 결심한 걸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151쪽)

결혼하고 보니 결혼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
그 동안 숱한 인연들은 헛된 거였을까 되새김하면
그들도 어쩌면 결혼할 사람이었지만
어쩌다보니 헤어지게 된 외로운 이들이었다.

우리의 관계가 불안했던 그 시절은
누구를 만나도 아직 미성숙하기만 했을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소설 속 윤주는 자신의 집을 에어앤비에 남기고
제주도로 이주해 온 미정이 집으로 떠난다.
윤주의 집에 머물게 된 홍콩인 시징은
옛 연인 은철이 말하던 영등포를 찾는다.

평생 만날 일 없을 이들이
어떠한 실에 연결된 듯
메모와 기억들로 이어지고 비슷하다.

윤주는 옛 연인이 찾아가서 미행해보고
배가 불룩한 여인과 함께한 그를 마주한다.
윤주와는 꿈꾸기 힘들었던 미래가
현재 그에게 행복하게 펼쳐진 사실.

누구나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진다는 건 쉽게 갈라지기 힘들다는 것.

연인이 된다는 것은 서로의 몸과 마음이 섞여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기에,
헤어지며 강제로 찢어낸다면 형체를 갖기 힘들다.
사랑했다면 아프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읽는 내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주옥같은 문장들이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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