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인간관계에서 적당히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요. «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는 그 욕구를 잘 짚어 주는 책 같아요. 심리 치료사 알바 카르달다는 현대인이 겪는 관계 피로의 원인을 냉정하게 해부하고 그 해결 방법으로 ‘건강한 경계’를 제시해요. 경계란 상대를 배척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타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해요. 이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어요. 책은 경계가 무너질 때 생기는 심리적 문제를 세밀하게 보여 주는데 어릴 때 자아 존중 권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권리를 잘 보호하지 못한다고 해요. 이런 사람은 타인에게 휘둘리기 쉽고 결국 자신을 잃게 돼요. 작가는 이를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설명해요. 좋은 인간관계는 단순히 따뜻한 감정이 아니라 꾸준히 유지되는 건강한 경계 위에서 가능하다고 말해요. 50대에 질 높은 관계를 유지한 사람은 80대에도 신체적, 인지적으로 더 건강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결국 관계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뜻이에요. 이 책은 ‘예‘라고 말해야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말해요. ‘아니요’를 말할 때 생기는 죄책감을 정상적인 반응으로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감수하면서 연습하라고 조언해요. 반복하다 보면 ‘생각하지 않고도 거절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다고 해요. 이 연습은 자기 존중의 시작이자 진짜 성숙한 관계의 출발점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기술들이에요. 감정적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 ‘안개구름 기술’, 변명을 줄이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튀는 레코드판 기술’, 그리고 필요할 땐 침묵으로 권위를 세우는 방법이에요. 이 기술들은 단순한 대화 요령이 아니라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며 자신의 경계를 지키는 심리적 방패예요. 책의 후반부에서는 사람 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강조돼요. “물 같은 사람, 기름 같은 사람”이란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서로 맞지 않는 건 잘못이 아니라 그냥 ‘다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해요. 맞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거나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건 건강하지 않다고 말해요. 이 책이 알려 주는 건 단호함이 곧 냉정함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관계에서 필요한 선을 그을 때 그것이 오히려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거예요. 저자가 말하듯이 “정중하지만 너무 예의 바르지도 않게” 거리를 둘 줄 아는 용기야말로 자기 보호를 넘어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기술인 것 같아요. 인터넷 서점 리뷰를 둘러보다 보니 이런 문장이 특히 공감됐어요. “경계는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이라는 구절이에요. 누군가 부탁하거나 의견을 요구할 때 바로 대답하기보단 “생각해 볼게요”라고 잠깐 멈추는 습관처럼 이 간단한 멈춤만으로도 감정적인 반응을 줄이고 상대와 나 사이에 작은 완충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직접 읽으며 이런 태도를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피로가 훨씬 줄어드는 듯해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작가는 “당신을 조종하거나 자유를 제한하려는 사람에게 절대 침묵하지 말라”고 말해요. 선을 긋는 건 독선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행위예요. 차선을 잃은 도로가 위험하듯 경계 없는 관계도 결국 사고를 부른다는 걸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정중하게 꺼지라고 외치면 돼»는 단호함을 배우려는 사람보다 따뜻한 관계를 바라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느꼈어요. “괜찮아요” 대신 진심 어린 “지금은 싫어요”를 꺼내는 용기를 가르쳐 줘요. 나를 지키는 말이 결국 관계를 단단히 만든다는 걸 일깨워 주는 책이에요. #정중하게꺼지라고외치면돼 #알바카르달라 #더페이지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