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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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단순한 심리 자기계발서를 넘어서 우리가 불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따뜻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짚어주는 책이에요. 저자 키렌 슈나크는 임상심리사로서 많은 사례를 보며 사람들에게 이미 불안을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말해요. 다만 그 방법을 몰라 헤매는 것뿐이라고 해요. 그 말이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어요. 불안이 내 결함이나 약함 때문이 아니라 다만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주는 위로가 분명 있었어요.

책은 불안을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동반자’로 바라보라고 해요. 유연성과 수용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불안을 억누르거나 도망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식하라고 강조해요. 감정이 밀려올 때 그걸 막으려 애쓰기보다 바다의 파도처럼 흘러가도록 두면 지나갈 수 있다고 설명해요. 읽으면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불안들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잠이 안 올 때 억지로 떨쳐내려 애쓸수록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심장이 더 빠르게 뛰어요. 하지만 그냥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이상하게 진정이 되곤 해요. 책에서 말한 “불안을 억누르지 말고 흐름으로 받아들인다”는 방식이 바로 이런 순간들에 통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책은 또한 신경계를 스트레스 호르몬을 담는 잔에 비유해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으면 언젠가 넘쳐흐른다고요. 그럴 때 단순히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뛰거나 걷는 간단한 움직임조차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해요. 요즘처럼 하루 종일 머리로만 사는 시대에 일상 속 몸의 역할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었어요.

기억에 남는 대목 중 하나는 불안을 키우는 건 생각을 억누르려는 태도라는 말이에요. 불쾌한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떠오른다는 설명이 이어져요. 마치 ‘분홍색 코끼리를 떠올리지 말라’고 할 때 더 떠오르는 것처럼요. 그래서 불안을 통제하려 들기보다 생각이 흘러가도록 두는 게 필요하다고 해요. 이는 일상적인 불안뿐 아니라 불확실성을 맞이하는 태도에도 적용돼요. 코로나19나 예측할 수 없는 사회 변화처럼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모든 결과를 계산하려 들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가 떠오르더라고요.

책의 후반부에서는 회피 대신 직면의 힘을 말해요. 두려움과 마주할 때 우리는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고 해요.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라고요. 불안을 없애려는 시도 대신 불안을 마주할 때 회복력이 생긴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어요. 불안을 대처하는 과정도 매우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데 감정에 이름 붙이기나 생산적 주의 분산 같은 실제적 방법들이 소개돼요. 주의를 의미 있는 활동으로 돌리면 고통이 줄어든다는 내용도 현실적이었어요.

또한 아동기 역경이 불안장애와 관련 있다는 설명은 불안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현재의 환경 때문만이 아니라 과거 경험들이 만들어 놓은 심리적 흔적이기도 하다는 점이요. 그런 설명이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이해로 이어지게 해요.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불안의 ‘해체(데몽타주)’라는 개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마지막 장의 정원 비유도 오래 남았어요. 마음을 정원처럼 돌봐야 한다는 표현이 정말 좋았어요. 불안한 감정을 뽑아 버리는 게 아니라 건강한 생각이 자라도록 돌보는 일. 그것이 결국 유연성과 수용의 태도라는 걸 깨닫게 돼요.

이 책을 읽으며 ‘불안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불안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불안을 마주하는 용기와 침착함을 기르는 건 단번에 되는 일이 아니겠지만 책을 덮을 때는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단단해진 기분이 들었어요. 불안을 억누르지 말고 불안을 통해 나를 이해해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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