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편한 심리학 -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 뒤숭숭한 사람들을 위한
우에키 리에 지음, 서수지 옮김 / 생각지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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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속 편한 심리학»은 마음이 복잡할 때 ‘억지로 괜찮아지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요. 일본교육심리학회에서 주목받은 저자 우에키 리에는 자신이 불안장애를 겪으며 발견한 인지심리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22가지 사례로 풀어냈어요. 내용은 전문적이지만 표현은 부담스럽지 않아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어요.

책의 출발점은 단순해요. 기분이 가라앉았을 때 오히려 억지로 밝은 환경에 자신을 밀어 넣으면 상태가 나빠진다는 거예요. 저자는 우울한 친구에게 억지 미소를 강요하기보다 옆에서 묵묵히 비를 맞아주는 것이 진짜 위로라고 말해요. 실제로 우리 일상에서도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을 다독이려다 오히려 불편하게 만든 경험이 있어요. 그럴 때 ‘그저 곁에 있는 것’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게 해요.

책 속 ‘백곰 실험’은 기억에 오래 남아요.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백곰을 더 선명히 떠올렸다는 결과는, 우리가 괴로운 일을 잊으려 애쓸수록 더 깊이 각인되는 이유를 알려줘요. 불안이나 상처를 없애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직면할 때 비로소 회복이 시작된다는 조언은 설득력이 커요. 마음을 ‘통제’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는 지나친 자기검열이나 자기계발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큰 울림을 줘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문장은 인간의 ‘쩨쩨한 뇌’와 ‘심술궂은 뇌’ 이야기예요.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다른 말은 쉽게 듣지 않으려 하고 반대 의견에는 유난히 민감해진다고 해요. 누군가의 칭찬보다 비판 몇 마디가 밤새 마음을 괴롭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 책은 이런 뇌의 특성을 비판하지 않고 그저 ‘그럴 수 있다’며 부드럽게 인정하게 해요. 덕분에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생겨요.

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네 가지 자아로 설명하며 자연스러운 관계 맺기 기술도 알려줘요. ‘조-해리의 창’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이 모르는 나와 타인이 모르는 나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해요. 이를 읽으며 사람 사이의 완벽한 이해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로처럼 느껴졌어요. 서로 조금 모르는 채로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은 일상의 여러 상황에도 쉽게 적용돼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를 싫어한다고 해서 ‘왜 안 하니’라고 다그치면 더 반발심이 커진다는 ‘심리적 저항’ 이론이 있어요. 직장에서 누군가에게 ‘꼭 이 일은 네가 해야 해’라고 말할수록 오히려 부담감에 손을 떼려 한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에요. 저자는 이런 현상을 단순히 성격 문제로 보지 않고 인간의 뇌 구조가 가진 방어적 메커니즘으로 풀어줘요.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따뜻하면서도 실용적이라는 점이에요. ‘마음을 다루는 기술’이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작은 선택의 반복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줘요. 예를 들어, 힘든 날엔 스스로를 위로하기보다 그냥 잠시 멈추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요. 작은 쉼이 곧 회복의 시작이 된다는 관점은 현실적으로 와닿았어요.

읽으며 느꼈던 건 ‘속 편한 인생’이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불필요한 힘을 빼는 연습이라는 점이에요. 경쟁과 비교 속에서 늘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하는 세상에서 이 책은 ‘조금 덜 해도 된다’ 말해줘요. 그래서 책장을 덮을 때 마음이 유난히 가벼워졌어요.

심리학이 이론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 하루를 덜 힘들게 만드는 현실의 기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에요. 쓸데없는 힘을 빼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어요. 읽는 동안 마음이 고요해지고 생각이 부드럽게 정리돼요. «속 편한 심리학»은 이름 그대로읽는 순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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