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이 나에게 - 인생은 짧고 수영은 길다 나에게
김찬희 지음 / 몽스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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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찬희 작가의 «수영이 나에게»는 수영장을 무대로 한 인생 이야기예요. 표지만 보면 운동에 관한 에세이로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깊은 곳을 비추는 기록이에요. 저자는 매일 새벽 수영을 통해 깨달은 일상의 온도와 인간적인 허점을 숨기지 않고 써 내려가요. 물속의 움직임이 어느새 삶의 모습으로 겹쳐지는 순간들이 많아요. 잠시 뒤처질 수도 있지만 어느새 다시 앞으로 나아가요. 그 모습을 보며 속도보다 방향, 완벽보다 지속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기억에 남는 문장은 “정해진 자세로 헤엄을 치지 않아도 된다”였어요. 자유형이 힘들면 발차기만 해도 되고 어깨가 아프면 평영으로 바꿔도 된다는 말이 참 위로가 됐어요. 살아가다 보면 우리도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 자신을 몰아넣는데 이 책은 구부러졌다고 쓸모없는 게 아니고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라고 말해요. 일상의 속도와 모양이 꼭 정해질 필요가 없고 나만의 리듬으로 꾸준히 나아가면 된다고 말해요.

저자는 기자로 일하며 늘 빠른 시간 속을 버텨야 했다고 해요. 그러나 물속에서는 모든 소음이 멈추고 오직 자신의 호흡만 남아요. 그 고요한 공간 속에서 작가는 자신과 대화했어요. “느려도 괜찮아, 모자라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못해도 괜찮아.”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보내는 존중처럼 들렸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한다는 것이 버티는 힘이라는 걸 책 전반이 보여줘요.

특히 꾸준함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마음에 남아요. 10년 넘게 수영을 해도 여전히 느리고 숨이 차지만 작가는 멈추지 않아요. 잘하는 사람보다 계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그 말에서 현실적인 진심이 느껴졌어요. 우리도 무엇을 하든 한 번에 잘하려 하기보다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든 일이든 인간관계든 다 마찬가지예요. 자꾸 비교하게 될 때마다 작가의 말이 떠올라요. 비틀거려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것. 그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 그려진 수영장의 풍경은 작지만 선명해요. 레인을 기다릴 때의 미묘한 긴장감과 발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마주치는 시선, 수영장 특유의 염소 냄새까지 생생하게 느껴져요. 수영을 하지 않는 사람도 금세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저도 책을 읽으며 ‘저기서 나도 잠시 떠 있으면 마음이 조용해질 것 같아’ 하고 생각했어요. 물은 정직하고 몸은 속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생도 꾸며내지 않으면 결국 본모습이 드러나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다짐한 것은 ‘힘을 조금 빼자’였어요. 물에 뜨려면 온몸의 힘을 빼야 해요. 몸에 긴장이 남으면 가라앉아요. 일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자신을 지치게 만들어요. 그래서 요즘은 일이 막히면 마치 물속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순간처럼 의자에 기대서 눈을 잠시 감고 숨소리를 느끼며 다시 중심을 잡아요.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물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제 하루와 겹쳐 보였어요. 완벽하지 않은 자세로도 나아갈 수 있고 한 번에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인생이라는 긴 레인에서 잠시 쉬거나 가만히 떠 있는 순간도 필요한 것 같아요. 언젠가 다시 팔을 뻗어 앞으로 나아가면 그동안 머문 자리조차 저를 지켜준 시간임을 알게 될 거예요. 이 책은 그 느린 시간과 작은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삶의 힘을 잊지 않게 해줘요.

«수영이 나에게»는 결국 인생은 수영과 같다고 말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다고요. 잠시 물에 몸을 맡기듯 하루를 흘려보내도 괜찮고 조금은 더 내 리듬대로 살아가도 된다고 얘기해줘요. 바쁘고 지친 하루 속에서 이 책은 조용히 알려줘요. 자세가 이상하다고 수영이 아닌 게 아니라고요. 비틀거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인생이라면 괜찮은 인생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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