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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너 자신이 되어라
한화순 지음 / 한언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간호사, 너 자신이 되어라>를 다 읽고 든 생각은
'아... 지난 일주일 간, 나 간호사로서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보고 온 것 같아.'였다.
보통 간호 관련 에세이는 작가 자신이 중요시 여기는 것 혹은 현재 자신의 역할과 연관된 것에만 집중하여 써져 있기 마련이다.
간호사의 업무가 비슷해보여도 파트에 따라, 또 그 파트내의 지위에 따라 상세히 나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도서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간호에세이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것이다.
본 책 한 권에는 새싹 같은 '간호대학생'을 거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규간호사',
개인적으로 병원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일반간호사', 더 나아가 '책임간호사'와 '파트장'
그리고 '은퇴간호사'까지의 모든 과정이 아니, 간호사로서의 모든 삶이 녹아 들어가 있었다.
1984년에 간호사로 입사하여 수술실 파트장, 마취회복실 파트장, 중앙공급실 파트장까지 역임했던 30여 년 경력의 지은이는,
자신의 과거를 하나하나 되짚고 그걸 현재에 맞춰 적용시켰다.
그로써 간호대학생부터 은퇴간호사에 이르기까지 간호사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안겨주고,
각자 위치에서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와 정신을 고양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며 난 어딘가 껄끄러운 기분을 받기도 했다.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듯 본 책의 2장에는 '신규간호사'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거기서 작가는 본인이 30년을 대학 병원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 그것의 촉매제가 '몸에 밴 헝그리 정신'이지 않을까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고생도 모르고 배고픈 것도 모른 채 귀하고 풍족하게만 자라온 새내기 신세대 간호사들의 나약함과 힘겨운 임상적응이, 한편으론 염려된다며 말이다.
"간호는 무한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지금의 세대는 예전처럼 배고픈 것도 모르고 경제적,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풍요롭게,
부모님께 사랑만 받으며 곱게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자꾸 염려가 된다는 것입니다."
라는 내용에서는 젊은 세대를 향한 작가의 편견이 느껴져 읽으며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옛날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기는 했으나
내 주변 학생간호사 동기들만 봐도 힘든 경제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간호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들이 꽤 많고,
말 못할 가정문제를 안고 있는 친구들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책 전반적으로 작가의 모든 걱정이 다 후배 간호사들을 진심으로 위해서라는 게 느껴져서 찝찝함은 금방 잊혀지고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간호사로서의 거의 모든 과정을 밟고 그 경험을 살려 따뜻한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간호사의 전반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해준 작가의
시도에 박수를 치고 싶고,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걷고 있는 간호사의 길이 더 탄탄해지고 풍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