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술 1
오제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명가의 술은 제목 그대로 일본의 술 이야기를 엮어 나가고 있습니다. 장인정신이 투철한 나라답게 무언가 하나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 만은 않다고 이야기 하는걸 빼놓지 않는군요.

전반적인 내용으로는 작은 양조공장에서 주인공인 나츠코가 일본제일의 음양주를 꿈꾸며 술에 쓸 쌀의 재배 부터 술의 제조과정을 거쳐 완성까지 온 힘을 쏟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만화의 모든 시발점은 '다츠니시키'라는 환상의 쌀. 환상의 술과 함께 몹시도 만화적인 요소를 가진 존재. 가장 좋은 술을 빚기 위해 오빠가 찾아낸 쌀이지만 암으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동생 나츠코의 술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오빠의 유지를 이어받고자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의 톱니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는 어쩌면 흔한 이야기?

'환상의 쌀'이란 만화적 발상이 시발점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스토리의 전개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탄탄한 구성을 보여 줍니다. 최고의 술을 향과 의지를 지닌 '다츠니시키'의 부활과 술로의 제조 과정을 큰 틀로 삼고 그 과정에 따른 문제점을 경험한 듯 얽고 섥어 내려가는 전개 방식은 보면 볼 수록 오묘하답니다.

그 탄탄한 구성력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먼저 작가의 지식과 꼼꼼한 조사. 현실성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다가와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그로인한 흡인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만화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이 빠삭하하지 않으면 안돼기 때문이지요.

두번째는 분명한 캐릭터의 성격과 입체감. 처음에는 무대포에 똥배짱 고집쟁이 아가씨였던 나츠코가 뒤로 갈 수록 꽉 믿고 밀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샘 처럼 솟습니다. 그녀가 고통과 고뇌 그리고 그것은 이겨 내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분기점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구도 이기 때문에 사건의 발단이 시작되면 그녀의 성격을 미뤄 분명이 이럴 것이다. 그러면 또 이런 충돌이 있을 텐데... 하는 걱정과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벌써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거에요.

캐릭터들은 이렇게 자신의 역활을 충분히 하면서 때로는 돌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이야기를 절로 만들어 나갑니다. 안정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로서요. 잘만들어진 캐릭터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든 다던가... ^^

마지막으로는 그림체. 단순한 인물과는 달리 좀더 구체적이고 사실감 있는 배경. 인물은 이야기를 이어나가기에는 충분할 정도로만 구체화 된체 그림체로 선이 주는 아름다움이라던가 심리를 담는 추상 혹은 구도 따위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양조장집 딸 나츠코의 술을 향해 나아가는 줄기를 타고 그 이야기의 진행에만 힘쓸 뿐 입니다. 반면에 구체적인 배경은 내용의 정확성과 만화에서 놓치기 쉬운 현실성을 보강하고 이것이 몽상 같은 꿈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이야기임을 주장하는데 조용히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내용을 진행하기 위해 최소한의 요건만 갖춘채 절제되어 있지만요. 작가정신, 캐릭터, 그림체의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니 좋은 스토리가안 나올 수 없는 법인가 봅니다.

명가의 술'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휴먼 다큐?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주인공의 갈등과 과정을 파고들어가기 때문에 담담하게 또한 너무나 당연하게 내 놓는 결말을 어이 없이도 독자는 기쁘게 받아들이고 맙니다. 요컨데 주인공과 동화되어 함꼐 느끼고 아파하면서 그 정점에 이른 순간 처음부터 예상했던 결말일 지언정 감동하고 말게 되요. 지나칠 정도로 주인공 위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도리어 다른 캐릭터에 쓸데없는 낭비를 해서 군더더기를 남기는 실수는 할 겨를도 없었던 듯 해요.

끝으로 이 만화를 보고 나니 일본주를 맛보고 싶어 견딜수가 없군요. 예전에 교수님 선처로 맛본 정종은 썩 좋은 맛은 아니었는데. (떱떠름 하고 강하고 균형없는 맛 ㅜ.ㅜ 당시엔 일본주에 실망 했었음) 이번엔 제대로된 일본주를 한 번 음미해 보고 싶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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