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도 산재 처리해주세요 - 만년 퇴사 준비생을 위한 일주일 심리 상담소
안정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근하는 것이 두려워 일요일 밤부터 월요병에 시달립니다.”- 첫 문장

직장인이 이 책의 제목을 본다면 무릎을 치면서 공감할 것이다. 월요병을 산재로 인정해달라는 용감하면서 당돌한 문구 속에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지친 현대인의 절박한 마음이 스며들어 있다.

챗바퀴처럼 반복되는 하루하루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도 현실의 장벽이나 주변의 공격을 받으면 진이 빠지기 마련이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오죽할까. 당장에 출근은 하기 싫고, 이 길을 선택한 것이 잘 한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 막막하다. 많이 일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휴식이 절실하다. 하지만 주변에는 앞을 향해 달려가는 경주마들뿐이다. 무기력해진다. 사표를 언제나 품에 안고 있지만 일을 그만두고 뭘 해야할지 몰라 망설인다.

이 책의 작가는 심리상담가다. 작가는 현실에 지쳐 퇴사하고 싶다는 고민만 질질 끄는 직장인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작가는 이 책에서 17년 동안 접한 직장인들의 고민들을 종류별로 나누어 공감과 함께 현실적인 조언을 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나뉜 장들을 작가와 함께 따라가다 보면 일주일, 또 다른 일주일을 건설적으로 견딜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

“갈등을 무시하지 않고 해결해 나갈 때, 자존감도 더욱 단단해집니다.”- p.38

작가에게 찾아온 내담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퇴사를 고민한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이유들이다. 자신의 길이 어이인지 몰라서, 반복적인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에 생산성을 느끼지 못해서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고민의 원인이 자신 밖에 있을 때에는 바뀌지 않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회사 조직과 주변 동료가 바로 그것이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윤추구라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달려가는 특이한 조직이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관계적인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직장내 폭력은 이윤추구라는 절대적인 목적과 권력 아래에 가려지는 일이 흔하다. 결국 절이 싫은 중은 인정받기 위해 과로를 하다 탈진되거나, 떠날 궁리를 하다 마음이 곪는다. 작가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회사는 당신의 모든 것이 아니다. 사원은 회사의 부품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바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적극적으로 어필하되,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려운 일이고 두려운 일이다. 작가는 돈, 명예, 자아실현 등, 자신이 일을 하며 가장 추구하는 ‘1순위 가치’를 정하는 것이 혼란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

1차원적인 감각들을 살려보는 것도 재미와 행복을 끌어올리는 데 좋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눕고 쉬는 것도 능력입니다.- p.137


이 문장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아무것도 안하고 눕고 쉬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막무가내로 열심히 하기에는 현명하게 시간을 쪼개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쉴 때도 생산성 있는 휴식이 아니면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휴식은 포기할 수 없다. 돈과 명예보다 소소한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내면의 평온함이 나는 좋다.

많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살지 못해 버둥거린다. 그것이 부럽지만 그렇게 살면서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할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어서 능력의 부족함을 탓하게 되고 생각에 매몰되면 종종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그럴 때야말로 아무 생각 않고 일상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무 목적 없는 퇴사는 오히려 독이라고 작가가 말하듯,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전진할 것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쉬는 한 가지 재능은 확실히 가지고 있으니까.

#월요병도산재처리해주세요 #안정현 지음, #21세기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