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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 집에서 ㅣ 저스트YA 13
김서나경 지음 / 책폴 / 2026년 1월
평점 :
<여기, 우리 집에서를 읽고>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읽었다. 감사하게도 책폴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학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청소년문학 또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나에게 청소년문학은 어렵고도 매력적인 장르이다. 청소년이라는 시기 자체가 모호하고 과도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모호하고 아리송한 존재를 보다 적확한 언어로 표현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에는 떠나야 하는 ‘한봄’과 머무르고 싶어하는 ‘산경’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둘은 열린 가방을 매개로 덜컥 하룻밤을 같이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그 후로 둘은 서로에게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가족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지만 누구보다도 사람의 따스한 온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 등이 둘을 빠르게 가까운 사이로 발전시킨 것 같다.
이야기 속에서 흥미로웠던 인물은 한봄과 이모였다. 어릴 적 가족과 생이별을 한 후에 이모네 집에서 살지만 그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는 것을 힘들어했던 한봄이 산경과 세연을 통해 점차 변화해나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고도 일상적으로 잘 드러난 것 같다. 특히 한봄과 김세연의 우정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궁금했는데, 한봄이 자신의 마음 속에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세연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이 어색하지 않고 개연성 있게 흘러갔던 것 같다.
이야기 속 이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통제형 보호자처럼 보였다. 그동안 잘 챙겨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꾸 한봄을 싱가포르로 데려가려 하고, 바꾼 이름인 ‘우리’로 부르는 등 통제적인 모습이 산경의 엄마와도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소설의 결말부분에서 결국은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한봄에게 사과를 하는 장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어른의 욕심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려보았다. 나는 산경이나 한봄처럼 주체적으로 행동했을까? 적어도 그러려는 노력은 했으니, 그걸로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