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아라벨라 카터-존슨 지음, 노혜숙 옮김 / 엘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책장을 넘기자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조여든다. 책 소개를 읽는 순간 저 멀리 밀려오는 감동이라는 파도를 보고 말았다. 점점 밀려와 내 발을 적시고 무릎을 적시며 두 손에 아이리스책을 쥐어주어도 파도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엄마는 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해!”

  내 아이가 소리치던 말이 귀에 맴돌아서일까? 책을 펼친 후에야 알았다.

 

  아이리스는 평범하지 않은 아이다. 하지만 아이리스 부모는 다른 부모와 관점이 달랐다. 아이리스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육법을 달리했다. 그들이 힘들었음을 안다. 힘든 시간을 견디며 아이리스와 눈높이를 맞추면서 함께 가다가 아이리스가 가진 재능을 찾아냈다. 또한, 아이리스가 세상 속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놀랍다. 아이리스가 어린 천재화가가 되는데 부모 노력이 숨어있었다. 인내와 기다림,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지만 자녀가 원하는 모두를 해주기는 어렵다. 아이리스 부모처럼 아이 입장에서 아이와 눈 마주치며 기다려주는 부모는 흔치 않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되짚어본다. 좀 더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음을 반성한다. 어쩌면 내가 아이가 가진 창의성을 막았는지도 모른다. 아이리스 부모보다 못해도 좋다. 내가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우선 해보자. 아이를 위해 최대한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보자. 그럼 내 아이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리라.

 

  우선 반려동물부터 들여야겠다. 온갖 핑계는 그만! 아이가 원하니 한 번 키워보자. 아이가 원하면 놀이터도 실컷 가보자. 집 앞에 있지만 여러 가지 핑계로 한 번 가기 쉽지 않다. 아이가 있는 시간은 아이를 위해, 아이가 없는 시간은 나를 위해 온전히 사용하자. 아무리 바쁜 순간에도 1순위는 아이로 해야겠다.

 

아이에 대한 사랑만이 우리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p 221)

  이제는 해야 한다. 더 이상 변명하거나 머뭇거릴 수 없다.

 

  아이 키우기는 쉽지 않다. 아이는 신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지만 육아는 힘든 산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 손에는 사랑, 다른 한 손에는 아이 손을 잡고 아이 걸음에 맞추어 천천히 가보자. 재촉하지 않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다보면 아이 스스로 손을 놓을 시점이 되리라. 홀로 걷는 아이 뒷모습을 보며 난 최선을 다했노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리스 부모가 걸었던 발자취에 살며시 내 발을 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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