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드 하우스
데이비드 미첼 지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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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재밌다. 한 챕터마다 쌍둥이가 영혼을 요리하기 위해 가상현실을 설계하는데 이 설정 자체가 기발하다.
악이 있으면 선도 있는 법인데 시리즈로 나와 좀 더 세계관이 확장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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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강연 1 - 개론 문화의 안과 밖
이승환 외 지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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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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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을 가꾸다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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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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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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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렇게 길지 않은 글이지만 글 자체가 하나의 문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읽었는데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책은 주인공의 일생과 고통스러웠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인공의 사랑이 부차적으로 전개됐는데 영화는 남자와의 사랑에 더 집중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도 책도 모두 만족한다.
사랑 자체가 정상, 비정상으로 나눌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둘의 사랑이 그렇게 정상적이진 않다. 다만 주인공의 의식과 생각은 매우 성숙해서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정상이라는 기준을 맞춘다.
나에게 성숙함이라는 기준은 어떤 일을 벌였을 때 자신의 의도를 인정하고 결과까지 책임질 줄 아는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주인공은 열여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다. 외부에서 남자와의 사랑을 어떻게 보는지, 자신의 이미지가 어떤지 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적어도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는 솔직하다. 외부의 시선이나 가족 공동체 내에서의 압박은 그녀의 본모습을 숨기게 하지만 그녀는 이런 자신의 상황과 감정의 괴리감을 알고 있다.
주인공은 남자를 사랑했을까? 그녀가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공간에서 뒤늦게 흘리는 눈물은 그녀가 남자를 사랑했다는 증거다. 이별의 순간 북받쳐오르는 감정마저 억눌러야 했지만 쇼팽의 음악 속에서 확신할 수 없었던 감정을 사랑이라 정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녀는 그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순간에서만 그녀를 짓누르는 우울감과 혼란을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치 독재자처럼 행동하는 큰오빠와 이를 방관하는 엄마, 고통받는 작은오빠. 조각난 거울이 일그러뜨린 모양으로 서로를 비추는 것처럼 그렇게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불행과 외로움이 그녀의 영혼을 좀먹어갈 때 나타난 탈출구를 그녀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억압돼 있던 감정들이 중국인 남자와 사랑을 나누면서 배출될 수 있었고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시간과 공간은 그 때가 유일했다. 그래서 그 남자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중국인 남자는 개인, 가정, 사회로서 분명한 역할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첫눈에 반한 백인 소녀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결국 그녀와는 절대로 사랑을 이룰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안다. 가문에 종속된 삶 속에서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자유롭게 사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평생 옆에 두고 싶은 사람과 마음껏 사랑하지 못하는 아픔이 체념이 되고 어느 순간 잊힐듯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사랑이라는 형태로 남아 있다.
사랑은 무엇일까. 내 나름대로 답을 내려본다면 사랑은 절박한 서로를 찾아 위로하는 짧고도 긴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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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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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넘어 평화에 이르기까지
1권에 이어 필립의 첫사랑 이야기는 눈을 뜨고 못봐줄정도 였지만 재밌기도 했다. 다만 그리피스와 밀드레드의 정신나간 일탈을 다 받아주며 둘이 여행가라고 돈까지 줬을 때는 진심으로 불쌍했다. 밀드레드의 사랑을 원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했던 것 같다.
필립에게는 크게 세개의 면이 있다. 이것들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필립의 선택을 이루어나간다. 하나는 필립이 말한 것처럼 위대한 사랑,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해 생겨난 가족 및 정에 대한 그리움, 또 하나는 불구를 컴플렉스로 받아들여 만들어진 타인에 대한 불신, 냉정함, 자기비하이며, 마지막으로 불구로 살아오며 받은 아픔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환자에게 정성과 따뜻함을 보이는 것이다.
필립은 분명 감정기복과 자기비하가 심하며 본인의 잘못을 남에게 돌리는 사람이다. 이것은 특히 본인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고통을 받았을 때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밀드레드가 밀러에게 속아 빈털터리가 되고 다시 필립에게 돌아와 노라와 헤어져야 했을 때 정말 찌질했다. 노라가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려워서 노라와 대면하는 것을 피하지만, 노라가 필립을 계속 만나기를 원하자 돌연 자신의 비겁함이 노라에 대한 미움으로 변질돼 버린것이다. 정확히는 ‘노라가 밉살스러웠다‘는 표현이었는데 정말 비겁하고 찌질했다. 노라를 사랑하지 않고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기분으로 노라를 만났다고 해도 감정을 교류했던 경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타인과 만나 그 사람의 생각이 자신의 것과 잘 맞는지 확인하고 내 세계에 그 사람을 초대함으로써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어떻게 큰 일이 아니란 말인가. 특히 필립은 애정결핍이 있었는데 그것을 얼마간 채워준 사람이 노라였다. 이런 사람을 자신과 헤어져주지 않는다고 미워한다니 참 비겁했다.
또한 본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돈을 다 날려버리고서는 백부의 유산만이 살길이라 백부가 죽기만을 바라는 것 또한 한심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끝없이 불평하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운이 좋지 않았다고 실망하지만 주식의 위험을 모르고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투자한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던가. 돈을 다 날린것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돈 때문에 백부의 죽음을 바라는 것은 정말 비인간적이다. 본인도 자연스럽게 살인을 상상하는 자신에게 놀라지만 본인의 선택으로 벌어진 결과는 본인이 책임지는것이 당연하다. 백부가 죽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인생이 힘들어진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그가 의사가 되기 위해 실습을 하고 여러 환자들을 만나며 환자를 최선을 다해 진료하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필립의 모난 성격에도 불구하고 필립은 환자들을 정성껏 대하고 계급사회였음에도 계급을 생각하지 않고 그들을 허물없이 대했다. 자신보다 약자라고 하여 그들을 무시하지 않고 똑같은 생명이자 사람으로 대했다. 그의 인생 전반부에서 그의 시니컬한 생각과 타인에 대한 불신을 생각해본다면 그가 환자를 이렇게 대하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나는 그가 불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타인의 고통을 치료하는 동기로 훌륭하게 승화시킨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해진 것이 아닌 것처럼 그도 다리가 그렇게 되길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다. 그저 태어나고보니 불구로 태어났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본인들의 인생을 위해서 노력을 안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가난과 고통을 직접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 알게 됐기 때문에 그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더 넓어지고 약자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구에 대한 타인의 차가운 조롱을 받아들일줄 알게 됐지만 그것은 체념과 다르다. 삶의 고통과 행복을 상대적인 것이 아닌 그 자체의 경험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크론쇼의 삶과 죽음, 그의 말들을 통해서 인생이란 행복도 고통도 모두 가지각색의 색으로 직조하는 과정이란 것을 깨달은 순간, 그는 분명 그의 모난 생각에서 벗어나 인생에 대한 통찰력을 얻은 것이다.
마지막에 어머니의 편지를 찢어버리기는 하지만 그에게 어머니 및 가족의 부재는 분명 큰 영향을 미쳤다. 난 그것이 억압되다 폭발했던 것이 밀드레드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밀드레드의 온갖 나쁜짓을 다 받아주면서도 밀드레드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 못견뎌한다. 밀드레드의 성숙하지 못한 모습에 본인을 무의식적으로 어머니로 생각하며 사랑을 주고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에게 여자였지만 동시에 미성숙한 아이이기도 하여 무의식적으로 본인이 돌봐주어야할 존재로 여기지 않았나싶다.
필립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애설니 가족을 통해 채워질 수 있었다. 애설니 가족의 따뜻함에 그가 느끼는 감정들은 정말 웃음짓게 했다. 돈을 다 날려 며칠간 밖에서 떠돌다 결국 애설니 가족에게 신세를 지었을 때, 애설니 가족과 홉을 따러 시골로 내려갔을 때 필립은 정말 행복했었다. 특히 시골밤의 모닥불 앞에서 가족이 빙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 따뜻했다. 또한 아마도 그가 결혼하게 될 샐리는 정말 좋은 여자이면서 필립의 우유부단함과 어리석음을 현명하게 조정할 아내가 될 것이다. 키스를 하고서도 그 다음날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며 필립의 혼을 쏙 빼놓았다.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데에 있어서는 분명 필립보다 샐리가 고단수다. 다만 필립은 마지막까지도 그것이 사랑인지 헷갈려했는데 첫사랑이 워낙 안좋게 끝나 그것이 사랑인지 구분 못한 것이다. 밀드레드에 대한 사랑은 순수한 사랑이기보다 갖을 수 없는 사람을 갖고 싶은 욕망이었고, 샐리와 같이 가정을 이루며 평안히 살고 싶어하는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
필립은 인생에서 행복과 고통이 그저 경험일 뿐이므로 인생 자체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인생이 하나의 양탄자를 나만의 경험으로 짜는 과정이고 그 경험들의 고유한 색깔도, 의미도 있다고 본다. 어떤 색깔로 어떤 경험들을 담을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기에 그런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내 인생의 양탄자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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