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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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연대기를 모두 지워버리는 공허함

주인공은 도박꾼으로 대책없는 삶을 사는 인물이다. 장군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일하지만 그마저도 해고 당한다. 장군의 양녀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그를 경멸하고 혐오하는 태도를 보일 뿐이다.

장군은 블량슈라는 여자에게 완전히 빠져 그녀와 결혼을 하려고 하지만 블랑슈는 어마어마한 허영심과 탐욕을 가진 여자여서 장군에게 상속될 재산 없이는 그와 같이 있지 않으려한다.

장군이 상속되기 위해서는 상속인인 할머니가 돌아가셔야 한다. 장군과 블랑슈는 장군에게 상속될 막대한 재산을 위해 모스끄바에서 할머니의 부고를 알리는 전보가 도착하기를 오매불망 기다린다.

그러다 장군과 블랑슈, 그 밖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 일이 발생한다.

병을 앓고 있어 금방 돌아가실줄 알았던 할머니가 정정한 모습으로 그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 나타난 것이다. 비록 안락의자에 앉아있긴 했지만 고집불통에 완고한 모습으로 이러저리 목소리를 높여가며 그들 앞에 등장한다.

할머니의 등장에 장군에게 상속될 재산을 기대하며 그에게 기생하던 블랑슈와 드 그리외라는 프랑스인은 장군의 이용가치가 낮아졌음을 알고 그에게 화를 내고 대책을 촉구한다.

그러다 할머니는 주인공과 같이 도박을 하러가게 된다. 할머니는 놀랍게도 엄청난 돈을 따며 도박에 푹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언제나 계속될 줄 알았던 행운이 점점 불운으로 바뀌고 할머니는 본인이 가진 재산의 일부분을 탕진하면서까지 도박에 많은 돈을 걸지만 모조리 잃어버린다.

이미 도박의 생리를 잘 알고 있던 주인공은 그런 할머니를 말리려하지만 할머니는 아무말도 듣지 않고 계속 돈을 걸다 결국 다 잃은 후 병이 나버린다.

그러다 주인공은 어떤 육감에 의해, 마치 자신에게 마땅히 다가와야 할 행운이 그를 인도하는 것처럼 도박장에 가서 엄청나게 큰 돈을 딴다.

그 돈으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돌아오지만 그녀는 그를 차갑게 대할 뿐이다. 주인공은 더이상 아무의미도 없는 돈을 블량슈에게 거의 자발적으로 줘버리고 다시 도박을 하며 살아간다.

전체적인 내용이 도박중독자와 주변인물들의 생활을 다루고 있기에 엄청나게 흥미를 끌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도박에 중독된 사람의 심리상태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재밌기도 했다. 아마 그는 평생 도박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를 경멸하기만 하던 그녀가 사실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도 그의 뇌는 사랑에게 향하지 않는다.

추억과 사랑마저 파괴하는 중독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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