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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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예전에 누군가가 소설은 현실적이지 못하고 배울것이 없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말에 공감도 되고 나에게 웃음을 줄수 있는책만 보게되면서 소설과 멀어진거 같다...

그래서 은교는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처음엔 한장 한장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읽을수록 빠져든 책이다. 박범신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ㅎ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속이고 욕망을 절제할줄 알았던 70대 시인 이적요.. 그는 존경받는 시인이었다. 그가 17살 소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는...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우선 70대 노인에게 뜨거운 사랑이 있을수 있는가...

1~2년 전쯤 길을가다가 할머니를 뵌적이 있다.. 그분은 증손주까지 있는 나이드신 분이었는데 말동무가 필요하셨는지.. 나와 내친구에게 본인의 과거와 현재까지 넋두리처럼 말씀하셨는데 그말씀중에 세월은 정말 빠르게 흐른다고 하셨고 처녀적이 엊그제처럼 생생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말을 들을땐 놀라웠지만 30살이 된 나를 돌이켜보니 나역시 예전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걸 실감하고 고등학교 시절이 10년 전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나이는 먹고 있지만 20살의 나와 현재의 내가 크게 차이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70대 노인이라고 왜 20살 마음이 없겠으며.. 나이를 떠나 모두 감정있는 동물이라는걸... 왜 무시하면서 살았을까..

 

20대를 지나오면서 나에겐 뜨거운 사랑이 있었던가...

이적요 시인은 은교를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과거 모두에게 존경받는 과거는 위선과 거짓이라고.. 이적요 시인에게 청춘은 은교를 만나고 부터 시작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적요 시인의 사랑이 17살 소녀에 대한 욕정으로 느껴져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그것 또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던 사랑이 나중에는 고백도 못하고 죽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명예를 버리면서까지 편지로 나마 자신의 마음을 알리려고 했던 이적요시인...

 

은교는 이적요 시인을 사랑했을까..

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 마지막에 애매하게 끝나면 나 좋을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해피앤딩을 좋아해서 주인공이 죽었어도 웬만해선 살았다고 생각하는 이상할 정도로 행복을 꿈꾼다. 은교는 이적요 시인을 존경하고 사랑했을것이다. 이적요 시인의 일기장을 보면서 마지막에 눈물흘리면서 태웠다고 한건.. 시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었을거라 생각한다.

 

처음엔 거부감이 드는 70대의 17살 소녀를 향한 사랑이 책이 끝날때쯤엔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다니..

 

암튼 은교는 나를 소설의 세계로 빠져들게한 ...........그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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