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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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길을 걷는데 우리 집 아이가 핸드폰을 보면서 길을 걷는 걸 보았다. 분명 길에서는 핸드폰을 보지 말라고 어렸을 때부터 교육했음에도 어느새 아이가 핸드폰을 손에서 눈에서 떼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만 문제일까? 돌아보면 나 역시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핸드폰 중독에 관해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때 만난 책이 [손안에 갇힌 사람들]이다.

 

책표지에 적힌 문구는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이 문구 하나로 책의 정체성이 보였다. 미국 최고의 중독 전문가인 니컬러스 카다라스 박사는 이 책에서 첨단 기술의 시대, SNS가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밀도 있고 실제적인 사례들로 우리에게 그의 걱정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그의 원류인 고대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초반부가 어렵다. 서양문화에 관심이 많고 현재 이슈에도 통달해 있다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겠으나 어쩌다 뉴스로 접한 서양 문화권의 이슈가 기본적인 내용들이기에 나는 배경지식이 부족하여 빠르게 책 내용을 습득하기 어려웠다. 특히 상당히 비유적인 내용들로 기술의 정점에 서있는 기업가들을 비판을 하기 때문에 아차 하면 흐름을 놓치기 딱 좋다.

 

 

그러나 초반부만 잘 넘긴다면 책은 상당히 시사성이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 우리는 디지털 광기에 사로잡힌 모양이다. 좀 더 정확히는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미국은 심각해 보인다. 뚜렛 증후군이 틱톡에서 실제화되어 확산되고 전문가들 마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가짜 경계선 성격장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이 화면에 사로잡힌 시간은 늘어났고 그만큼 우울증이나 중독 등과 관련된 병명을 진단받은 사람들도 증가했다.

 

 

저자는 쥐공원이나 보호구역 내 원주민 사례에서 신체적, 정신적, 문화적으로 고립된 존재는 고독과 약물중독에 취약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모습이 SNS로 연결을 강조할수록 더욱 고립되고 개인화되어 외로움과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해 우울증이 생기는 모양새와 비슷한 셈이다.


 

결국 디지털 헤로인에 중독되어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데에 무섭고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혹시 나의 아이에게도 이런 악영향이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갓난아기 때부터 친구인 집안의 사람들을 총을 쏜 소년의 이야기를 보며 미국의 상황이 비해 우리나라는 그래도 미국보다는 나아서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솔직히 들었다.

 

 

중독이 확산된 지금, 가상세계가 찬양받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일까?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나? 중독은 나쁘지만 기술의 발전이 중독을 가지고 온다고 보는 것은 너무 극단적으로 치달은 저자만의 주장이 아닐까? 사례들이 너무 무섭다 보니 반발심리가 생겼다. 지식도 경험도 없는 나로서는 반박할 근거나 논리가 부족하니 불만을 가지고 저자의 해결책을 만나야 했다.

 

 

저자는 자가회복을 위해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 고대철학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고대철학자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자연을 관찰하고 자신을 반추하며 사람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그런 삶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삶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려진 해독주스 같다. 20,30년 전에도 워커홀릭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이런 류의 무위자연과 같은 삶의 태도를 해법으로 제시하는 영화들도 제법 있었으니 말이다. 저자의 답이 당연하면서도 허무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고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니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외로움을 많이 타고 중독에 취약한 그래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모방을 통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자연과 더불어 순응하는 삶이 주는 편안함과 명징함이 불교나 도교에서 말하는 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확산과 같은 실재하지 않는 세계가 거대 기업의 통제하에 공유되고 있다는 것은 진실이고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한 마디를 살아가고 있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다.

 

 

핸드폰 중독, SNS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자 한다면 읽어보길 권하단다. 국외에서 벌어지는 무지막지한 여러 사건들을 이해하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데에는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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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으로 과학하기
박재용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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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옛날 이야기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좋아하고 SF 장르도 좋아하는 터라 [괴담으로 과학하기]를 처음 보았을 때 저절로 책을 손에 잡을 수밖에 없었다. "괴담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책이겠구나." 하는 감은 있었지만 어느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저자인 박재용 작가는 일상과 과학을 연결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이자 과학과 관련된 30여권의 다양한 책을 쓴 전문작가이다. 영화 엑스맨을 주제로도 책을 썼고 기후 및 사회 현상에 관해서도 여러 책을 냈다.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책은 총 11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7개의 테마는 신비한 존재에 관한 내용이고 나머지는 동물과 과학이론에 관한 내용이다. 각 테마별로 관련 내용의 괴담이 문을 열고 그다음, 주제로 하는 테마에 대해 기본적인 과학적 분석을 한후 인문 철학적인 관점으로 내용을 확장시켜 나간다. 마무리로 '더 알아보자!' 코너에서 조금더 광범위 하게 역사와 현황적인 문제들과 엮어 저자의 생각을 펼치고 있다.



 

 

책은 단숨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흥미롭고 예상대로 재미있다. 저자의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저자의 관심분야가 다양하게 융합되고 있어 새로운 관점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앞쪽에 배치된 괴담이 흥미를 유발하고 과학지식의 무거움을 가볍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의 이야기 전개 과정 대로 어떠한 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시대적 배경은 어떠한가?' '사회적 의미는 무엇일까?'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기본 툴을 얻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좀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학적 이론이 근거하는 이야기는 당연하지만 노예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점은 상당히 신선했다. 대항해의 시대, 제국주의와 식민지가 판을 칠 때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노예의 삶은 가혹했다. 오히려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나은 삶일 정도였는데 농장주들 입장에서 노예의 죽음은 재산의 손실이었기에 죽으면 좀비가 된다는 식으로 겁을 주며 노예들을 관리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던 부두교의 좀비가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르게 해석되어 있었다.

 

다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 지식의 양에 따라 약간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유령]에서는 유령의 본질을 구분해 내고 시각세포에서 시작해서 중력과 질량, 전자기장으로 논리정연하게 우주로까지 과학적 지식이 확장된다. 우주의 "암흑물질'을 유령에 빗대어 쉽게 설명해서 놀라웠지만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양자물리학으로 설명한 [평행우주]의 과학 이론은 조금 어려웠다.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비슷할 것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과학과 철학은 하나의 갈래에서 출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본적 주제에 대해 세세하게 분류하고 정의 내리면서 논리적으로 내용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둘은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다. 차이라면 실제 하는 대상이냐 실제 하지 않는 대상이냐라는 관심 대상이 다를 뿐 관심 대상을 탐구하는 과정은 비슷하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에필로그에서 보면 저자는 괴담 자체는 허구라고 단언하듯 말한다. 괴담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도 역시 과학자는 실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과학이 발전한다면 지금 이해하기 어려운 괴이한 일들도 다 설명이 될 터이니 괴담보다는 그 자체보다는 괴담 속 역사적 배경,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관심있는 주제별로 읽어도 처음부터 읽어도 되고, 과학적 교양을 쌓고 싶은 독자에게 지식을 플러스 해줄수 있는 좋은 책이다. 괴담을 좋아하는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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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으로 과학하기
박재용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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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주제를 과학을 이용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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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년, 공부만 하는 바보가 돼라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하는 태도란다!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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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맞아서 아프다. 나만 아플 수 없으니 내 아이도 맞아보라고 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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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년, 공부만 하는 바보가 돼라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하는 태도란다!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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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원래 불공평하다." "공부만 하는 바보들에게 잘 보여라. 사회에 나온 다음에는 그 바보들 밑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라는 빌 게이츠의 명언을 접해본 적 있는가? 놀랍게도 이 명언들은 빌게이츠가 아니라 찰스 J. 사이키스라는 미국의 컬럼리스트의 저서에 나온 말이다. 그 책이 [딱 3년, 공부만 하는 바보가 돼라]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출간되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제목이다 보니 저절로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책은 아직은 어린 청소년에게 학생일 때와 다른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체킹 해 볼 수 있게 50가지의 성공 법칙을 조언하고 있다. 인생의 반을 살아온 어른으로 저자가 조언하는 50가지 법칙 대부분에 동의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인기 및 권력과 사회에서의 인기 및 권력에 차이가 있으며, 사회에서는 성인으로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데 정말 공감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부모와 10대들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하고 있다. 오늘날 부모는 아이들에게 특권의식을 가르치고 그를 유지시킨다. 그로 인해 젊은 친구들을 버블랩에 싸인 채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충격을 받는다. 저자는 부모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함께 살아갈 사회의 구성원 로서 아이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아이가 목표할 성공적인 삶을 위해 학생 시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요새 들어 회자되는 세태가 연상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 중에는 현실과 다른 점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격적 성숙에 관한 이야기도 많다. [03. 공부만 잘하는 바보들에게 잘 보여라]에서는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이들을 괴롭혀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11. 눈을 마주보고, 그 사람의 말을 경청하라]에서는 경청하고 예의를 지키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 외에도 곳곳에서 저자는 인격적인 성숙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성공에 관한 책을 많이 보게 되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 책에서 작가가 다른 문장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본질은 같다.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서야 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가지라는 것이다. 원서가 나온 지 벌써 20년에 가까워지지만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저자 김민식 전 MBC PD 님도 동일한 이야기를 하셨다. AI로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지만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좋은 태도"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김민식 PD님의 목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너무 성공만을 지상과제로 설정한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미국 학생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국내 정서와 약간 다른 부분이 있어 약간 어색할 수 있지만 청소년 아이들이나 사회에 첫발을 디딘 사회 초년생에게 정말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된다. 팩트로 한대 맞고 동기 부여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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