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무지개! 작지만 소중한 1
테리사 트린더 지음, 그랜트 스나이더 그림, 조은수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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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메르스나 사스처럼 ‘잠깐 조심하면 넘어가겠지’ 했던 이 전염병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으로 선포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거리두기’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를 쓰고 수시로 열을 체크하며 여전히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비대면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이 우리들에게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변화된 사회, 바뀐 우리들의 모습…. 이 모든 것이 한 권의 그림책에 담겼습니다. <내일은 무지개!> 속에요.



책을 감싸고 있는 노란 띠지에는 '팬데믹 그림책'이라는 소개와 함께, '뉴욕에 사는 작가가 겪은 일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내다'라는 설명이 있는데, <내일은 무지개!>의 글작가 테리사 트린더는 이 책을 쓴 계기를 책 속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레인보우 커넥션(Rainbow Connection)이라는 프로젝트 들어보신적 있나요? 코로나19가 초토화시킨 이탈리아 전역에서 "Tutto andra bene"라는 메시지가 적힌 무지개가 있는 배너나 그림을 게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될 거야”로 번역되는 이 프로젝트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미국, 캐나다, 영국을 통해 무지개가 있는 창문으로 퍼져나갔대요. 실내 공간에만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린 무지개! 잠시 산책이 허용된 시간에 이웃집 창문 속 무지개를 보며, 지금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는 모두 함께이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린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가 작가 테리사 트린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이죠.



그래서 이 그림책 <내일은 무지개!>에는 무지개가 가득합니다. 앞표지 그림뿐만 아니라 책등 위 아래에도 무지객 자리잡고 있고, 제목도 < !>7가지 무지개색이 채워져 있어요. 제목에 느낌표(!)가 들어 있어서 작가가 의도한 바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원제목은 <There is the rainbow>입니다. 번역 출간한 '두마리토끼책' 출판사에서 한글로 번역을 하며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느낌표를 추가했을 거라 추측되네요.



두 아이가 색분필(혹은 크레파스?!)을 손에 들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속표지에 그려지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책장을 넘기면 이런 문장이 나와요.


아이들이 그린 무지개에 시작과 끝이 있듯, 이야기속에 언급되는 것들에도 한 쪽과 다른 쪽이 있음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네모난 화면 저쪽, 창문 넘어, 길 건너편, 마을 너머, 강 건너편, 가파른 산 너머, 슬픔 너머, 사나운 폭풍우가 지나고 난 후... 마치 코로나19 역시 시작이 있고 그 건너편인 코로나 종식을 향해 사람들은 고군분투하고 있고, 지금 우리는 '그 사이에 무언가'를 하며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이죠.

홀로 방에서 노트북을 펼친 아이의 시선은 같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 반 친구들에게 머물러 있고, 창문을 무지개로 꾸미고 있는 한 아이의 시선 너머에는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위해 식료품을 전하는 이웃,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며 거리를 두는 사람들의 모습, 대면하기 보다는 편지나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모습은 코로나19를 견뎌내고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행운의 상징인 '무지개'가 코로나19시대에 위로와 상생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닐거예요. 비 온 뒤 하늘에 반짝 나타나는 무지개는 매일 볼 수 없는 것이지만, 내 이웃의 창문에서 무지개를 발견하면서 작은 희망을 얻게 됩니다. 각기 다른 식깔이 빛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각자의 집에서 고립된 우리는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 있고, 무지개가 끝나는 지점에서 황금 항아리를 찾을 수 있듯 코로나 19가 종식되는 그 날에 다시 희망과 회복을 얻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먹구름 속에서 아이들이 그려 낸 작은 희망을 담은 <내일은 무지개!>. 가장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두마리토끼책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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