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싼 학원비 없이도 자사고 장학생 되는 7단계 양육 로드맵 -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평범한 워킹맘의 특별한 육아비법
주정자 지음 / 황금부엉이 / 2019년 4월
평점 :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자사고 폐지"
남편은 자사고가 폐지되는 현실에 뭐 이런 책을 읽냐하지만 난 저자와 같은 평범한 워킹맘의 입장에서 어찌 아이를 대하고 키웠는지 그 부분이 매우 궁금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비록 책명이 너무 자극적이라 맘에 들진 않았지만 말이다^^
국내 유명 자사고 하면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가 상산고다. 저자의 아들도 다닌 학교. 비록 이번에 자사고 재지정이 안된 비운의 학교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것, 어찌보면 한국 교육 현실 상 매우 당연하고 중요한 부분일지 모른다. 허나 이 책의 매력은 바로 느리지만 효과가 확실했던 그녀만의 육아주문, "아들, 이건 어떻게 생각해?"라는 엄마의 질문에 있다. 알고 시작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이 바로 하브루타가 아니겠는가.

저자는 직장맘으로 늘 바빴지만 아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주였으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부족하다 판단되는 부분을 찾아 부부가 협력해 채워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주말이지만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고자 더치커피를 만들어보고 마라톤대회도 출전해 보고 로봇 대회 출전, 달걀을 얼려 계란후라이 해보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많은 가정에서 알고 있지만 한주 동안 회사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주말에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해 놀아주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아이와 함께하는 행동에서 아이도 부모도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이미 우리집 냉동실에도 달걀이 얼고 있다ㅋㅋㅋ

매사에 칭찬을 듣는 것이 익숙했다는 저자의 아들은 못하는 것, 자신 없는 것, 안되는 것 등 실패와 절망에 관한 경험이 적은 편이었다. 그러던 중 두발자전거를 배우며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 화를 내기 시작한다.'실패해도 괜찮다.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고민하던 저자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하고, 엄마 역시 자전거 타기가 무서웠다는 감정을 공유하며 실패의 경험, 그 자체를 다독여준다. 이렇듯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아이가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엘라도 저자의 아들과 거의 200% 같은 모습을 보이는 아이라 이 부분이 매우 와 닿았다.

학원을 꼭 다녀야만 할까? 난 그리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내가 필요하다 느낄 때 잠깐 다녔을 뿐 친구들 학원에 과외에 많은 사교육을 하는 환경에서도 혼자 공부하기가 좋았고 그것을 엄마와 이야기 나누길 좋아했었다. 저자 또한 아이의 공부를 학원에 맡기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사고하도록 격려하고 기다려주는 양육방식을 취함으로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있다. 솔직히 저자의 아이가 공부머리가 좋은것도 있지만^^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어릴때부터 세운 공부 계획, 연간 목표 등은 무슨 일을 함에 있어 계획적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앞으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아주 좋은 습관을 길러 주었다 생각한다.

7단계 양육 로드맵이라는 책명이 주는 느낌은 웬지 답을 줄것만 같지만 이 책은 육아일기 형식이라 큰 기대를 가지고 읽는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허나 내 아이만은 현실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고자 마음먹은 부모라면 그 울림이 꽤나 깊을 것이다.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는 것보는 인성 좋은 아이, 리더쉽 있는 아이로 키우고자 한다면, 아이가 부모를 필요로 할때 바로 옆에서 언제나 편한 친구처럼 든든히 곁에 있어주고, 아이의 생각에 귀 기울여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이 우선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아이와 항상 친구처럼 곁에서 응원하고 보듬어 준 것처럼 워킹맘이라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내 몸이 지치고 힘들다고 핑계만 댈 것이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해 아이와 함께하는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저자가 아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질문지를 준비해 중학생이었던 아들을 인터뷰하는 에피소드를 보면 "어떤 유형의 사람을 좋아하는가" 라는 엄마의 질문에 아들은 "학자금 대출 등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형들을 보면 멋져 보인다"는 답을 내놓는다. '중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말하다니!' 하고 놀라는 독자도 있겠지만, 이렇듯 우리는 아이가 인터넷이나 TV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고 이를 통해 나름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렇듯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자란다. 내 아이 역시 그렇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화를 통해 생각을 교류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아이에 대한 엄마의 기대를 조금은 내려놓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 하고자 하는지 알기 위해 노력하고,하나의 인격체로서 내 아이의 사생활과 생각을 존중하는 쿨한 엄마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