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교환일기 - 아이가 마음을 닫기 전에,
브랜디 라일리 지음, 김소연 옮김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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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하루하루 어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 쉽지 않다. 아이를 아이로서 대하지 않고 나와 동등한 관계로 생각해 나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이야기 하는 등 노력하고는 있지만 아이 수준에서 이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엄마가 마음 속 이야기를 시작하며 아이도 자신의 하루 일과를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하루 중 힘들었던 일을 전하며 잠자리에 들곤 한다. 7세무렵부터 시작된 우리의 잠자리 이야기 나누기는 이렇게 매일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엘라가 엄마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음을 간혹 느낄 때가 있

다. 그 부분은 뒷에서 다시 짚어보도록 하자. 




전에는 학교에서의 일들에 대해 전달?이 없는 엘라!였는데, 매일매일 엄마의 일과를 먼저 말하기 시작하니 확실히 2학년에 들어서는 한가지라도 이야기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 본인이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선 엄마가 속상할까 봐 그런지 아직도 말을 안해줘 선생님께 전해듣거나 친구엄마에게 전화를 받고는 알게 되지만 말이다. 지금도 이리 말수가 많지 않은 딸인데, 성장하며 점점 엄마와의 대화가 더 줄어든다면 난 정말이지 하나뿐인 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지내는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슬프고 답답하고.... 쪽지를 필통에 넣어주고 엘라도 엄마에게 종종 편지를 쓰지만 [엄마와 딸의 교환일기]를 보고는 기록으로 남겨 오래도록 보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이런 생각까지는 못했나 싶었다. 특히나 이야기 거리? 가 많지 않은 일상에서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여러 주제와 질문들을 먼저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이기에 아이와의 대화가 계속 이루어질 수 있겠다 싶어 바로 책을 집어들었다. 


[엄마와 딸의 교환일기]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책 뒷편에 쓰인 글귀를 보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엄마와 친했지만

정작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엄마는 이해 못 해줄 것 같아.'

'엄마가 들으면 속상할 것 같아...'


엄마는 딸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제일 늦게 아는 사람이래요....



세상에!!! 너무 슬프고 무서운 말이 아닌가?


절대 절대 그런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저자의 외침과 마찬가지로 나도 크게 울부짖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이와 비밀과 거짓이 없는 사이가 되자 지금도 부르짓고 있는데, 게다 아이가 어떤 결정을 하든 항상 아이의 편에서 든든한 지지자가 되겠다 말해주는데 이런 현재의 나의 바람이 산산히 부셔져 흩어진다면.... 

그렇기에 이렇게 교환일기를 써보고자 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엄마와 딸은 가장 사랑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상하관계가 생길 수도 있는 매우 예민한 관계라 생각된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 기준에 아이를 판단하려 할수도 있고 아이를 내소유물로 착각해 인격적으로 대등하게 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린 항상 친구이고 서로 간에 비밀이 없어야만 하는 가장 소중한 관계임을 말하지만 자칫 소홀했다가는 더없이 멀어질 수 있는 관계인거 같아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세상 유일한 내보물~ 딸과 마음을 나눌 수 없다면 그 무엇보다 슬플게 자명하다.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는 [엄마와 딸의 교환일기]는 아이와 1주일에 1번 교환일기로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양장제본이 되어 있으며, 실로 종이를 꿰매 일기장을 활짝 펼칠 수 있게 제작되었다. 튼튼해서 책이 분리되거나 찢어지지 않아 너무 좋다. 지나치게 화려한 디자인이 아닌 점도 따스해서 너무 좋다. 게다 가름끈이 있어 지금 쓰고 있는 페이지를 바로 펼쳐 볼 수 있도록 편리성까지 보유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에게 있어 세상의 전부이며 아이는 엄마를 무슨 신마냥 모든 것을 다 알고 잘하는 줄로만 안다. 그런데 책 안에 서로를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문항들을 보면 엄마도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이며 아이와 같은 시절을 보냈던 사람인지를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몇 문장 제시해 보면 '내가 잘하긴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이거란다. 엄마도 실수를 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수습하고 뭘 배웠어요?' 등 엄마와 딸이 번갈아 가며 많지도 않은 1페이지씩의 일기를 작성하게 한다. 절대 부담스럽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각 페이지마다 1~6개의 문항이 있어서 어떤 주제로 일기를 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며, 서로의 취향, 꿈, 가치관 등 다양한 주제를 싣고 있어 다방면에 대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아이의 마음을 문장으로 정리해 엄마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 듯 엘라의 말 수가 워낙 적다보니 말로서는 대화가 길지 않기에 이렇게 글로 쓰다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작문 실력도 향상될 것이다. 



아이가 커갈수록 차분히 앉아 이야기 나누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으리라. 아이가 점점 바빠질 것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아이와 가볍게 시작하여 점점 더 깊은 대화를 이끌어내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당장 엘라와 상의해서 일기쓰기를 해보아야겠다. 단순히 쪽지나 짧은 편지는 읽고 보관하기 힘들었는데 이젠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아 서로에게 평생 단 하나의 선물이 되었음 싶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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