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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베토벤 ㅣ 우리 반 시리즈 5
차유진 지음, 정용환 그림 / 리틀씨앤톡 / 2020년 12월
평점 :

보통 7~8세경에는 위인전이나 인물전을 많이 보여주라 말한다. 모방능력이 급증하기 시작하는 이 나이에는 위인을 보며 자기화하고 닮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며 심지어는 동일인이 된 착각에 빠져 흉내까지 내기에 최적기라 한다. 엘라의 경우엔 이미 집에 인물전집이 두 질이나 있어 나름 열심히 읽어주고 눈에 보이게 바닥에도 놓아보고 여러 방법을 써 보았지만 딱 관심갖는 몇몇만 찾아 볼 뿐 남들은 잘만 읽는다는 유명책인데도 영 냉담했다. 그렇게 인물책은 안보려나 보다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이 바로 <우리 반 시리즈> 다. 처음엔 글밥도 제법되고 책도 두꺼워 아이에게 권하기도 읽어주기도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웬걸 1권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보고는 바로 2권 읽어달라고 그리고 본인이 빠져들어 읽는 모습을 보며 책 제대로 만났구나 싶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리퀴리, 퓰리처까지 읽고는 베토벤 책은 정말이지 눈 빠지게 기다렸다. 드디어 만나게 된 [우리 반 베토벤- 루트비히 판 베토벤, 4번 타자가 되다!].
2020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연초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라 베토벤 책을 그리도 읽어줬지만 관심도 없고 오로지 음악만 들을뿐였는데, 역시나 기다리던 형식의 책이라 그런지 정말 열심히 읽는다.
베토벤 하면 바로 떠오르는 '빰빰빰빰~' <운명 교향곡>. 그리고 최고의 음악으로 손꼽히는 <합창 교향곡> 등 이 외에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명곡을 작곡한,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엘라도 어려서부터 워낙 많이 들어서 익숙한 베토벤의 명곡들~~~ 그러나 음악보단 그의 자유로운 머리스타일을 더 좋아한다는 ㅋㅋㅋ

그런 그가 [우리 반 베토벤 - 루트비히 판 베토벤 4번 타자가 되다!]에선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음악을 소모품 즉, 귀족의 연회에서나 사용되는 한낱 배경음악이 아니라 예술품이라 생각한 베토벤은 죽음의 문턱에서도 <교향곡 10번>을 작곡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련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랬기에 그승에서 만난 카론의 '의미있는 일' 한가지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여 다시 이승으로 오게된다. 만약 카론이 제시한 조건을 해내지 못한다면, 베토벤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카론의 조수가 되어야만 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돌아온 곳은 베토벤이 원했던 과거가 아닌 지금의 대한민국. 게다 피오노 건반도 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음악을 가장 싫어한다는 아이인, 야구천재 티볼팀 4번 타자 '열두 살 배동배'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교향곡 10번>을 작곡해야만 하는 베토벤이지만, 배동배에게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티볼 대회 결승전에서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한 거 같아 고민하게 된다. 새끼를 빼앗기고 홀로 동물원에서 지내는 코끼리 '슌이'를 위해 대회 우승이 필요한 동배!
열두 살 야구 천재 배동배의 몸으로 돌아온 베토벤은 무사히 <교향곡 10번>을 작곡할 수 있을까? 그리고 티볼 대회에서 우승해야만 하는 동배의 결심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던 설정인 '음악'과 '야구' 이야기가 왜 그리 설정되었어야만 했는지 책장을 넘기며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참 생각지도 못한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 젊은 나이에 청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장애를 극복하며 위대한 예술 작품을 많이 남긴 그의 열정과 집념이 배동배에게서도 그대로 느껴져 큰 울림이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죽기 전에도 느꼈고 그승에서 다시 이곳으로 와서도 늘 느끼는데 말이야, 그건 세상에는 슬픔이 참 많다는 거야. 그 슬픔은 나에게도 있고 내 주변에도 있어. 그래서 우리는 늘 주변을 돌아보며 아픈 상대가 없는가를 잘 살펴야 해. 마지막 선물로 <월광 소나타>를 들려줄게."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소나타를 마지막으로 들으며 어떤 시련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