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잘 이별하는 법 환상책방 11
임정자 지음, 장경혜 그림 / 해와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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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에게 참 어려운거 같다. 친정아버지 가시는 길에 어른인 내가 너무 무너져 아이가 크게 놀랐었는데 그 이후로 엘라는 부모의 부재에 대해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엄마도 할머니되면 떠나는 거냐고.... 슬픈일이지만 그게 현실이란 사실!!! 어린 아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려운 이별~ 그리고 아직도 완전히 이별에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나! 그래서 엘라가 죽음을 대화의 소재로 언급할때마다 불편한게 사실이다.

[엄마와 잘 이별하는 법] 이 책은 나를 위해 선택한 책이다. 과거 엄마를 보낼 때 대학생이였던 난 지나고 보니 너무 어렸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별을 못하고 있었으며 아버지와도 여전히 이별을 못하는 못난 어른이기에.

 

 

 

 

책명부터 가슴 먹먹한 책이다. 읽는 내내 어찌나 감정이입이 되던지... 과거 나의 모습이 떠오르며 연이와 오버랩되는데 눈물이 계속 흘러 힘들게 읽은 책이다.

겨우 며칠 극기훈련을 다녀왔을 뿐인데 그 사이 엄마는 교통사고로 내 곁을 떠났다. 이젠 집에 가도 엄마가 없다! 주인공 연이는 이제 겨우 4학년 11살 어린이다. 과연 그 슬픔과 상실감을 감내할 수 있는 나이인걸까?

어른인 아빠는 어린 딸을 챙길 정신도 없이 엉망으로 무너져 버렸고 아빠와 연이를 위한다고 고모는 엄마의 흔적들을 모조리 치워버렸다. 엄마의 부재를 인정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데 어찌 그리도 냉정한지... 흔적을 지운다고 과거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연이는 혼자 오롯이 슬픔을 감내하고 있다. 겨우 하나 남은 엄마의 흔적인 분홍 스웨터에 의지해 옷장속에 들어가 웅크리고 잠이 드는 연이. 첫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에게 사드렸던 셔츠를 유품 정리하고 나서 발견하고는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는 나를 보며 참 연이만도 못한 어른임에 더욱 가슴이 아픈 장면이었다.

 

생일날 연이는 엄마와의 추억이 깃든 집에서 이사를 가야한다고 아빠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생일날이면 엄마는 연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챙겨주고 엄마랑 함께 심은 나무도 보러 갔는데 무심한 아빠는 연이의 생일도 모르고 여전히 연이의 마음을 들여다 봐주지 못하는 무능하고 나약한 어른이다. 결국 혼자 오른 산에서 갑자기 쏟아진 비로 사고를 당하고 어리를 만나게 되는데 어리는 연이의 수호가 되어 연이를 안전하게 엄마와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 그리고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엄마를 자유롭게 놓아주게 된다. 어리는 연이가 정신을 잃고 구조될 때 까지 함께 하며 연이를 보호해 준다. 이렇게 연이는 어른의 도움없이 엄마와 제대로 된 작별의 시간을 갖는다.

엄마는 연이가 붉은 구슬을 가져가 주어 자유를 얻고 바람이 되어 흩어질 수 있었으며 연이도 드디어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별의 아픔과 상실감을 이겨내고 한층 성장한 어린이의 모습을 아주 감성적으로 잘 그려낸 동화책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다. '내가 그렇게 쓰려고 버둥댔던 건 엄마와 아이의 사별이 아니라 닭죽었구나! 죽음이 아니라 살아감이었구나! 그걸 깨닫지 못해 글쓰기가 힘들었구나.' 하고 말이다. 부모와 자식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을 하게 된다. 성장은 작별이고, 독립이며, 진정한 독립은 '같이 살아감' 이다. 작가의 말처럼 나도 이젠 진정한 독립을 통해 부모와의 이별을 하고자 한다. 더불어 엘라에게도 어려운 주제이지만 '같이 살아감' 이란 의미를 조금씩 이해시켜 이별이 슬프고 힘들기만한 것이 아님을 '함께 하는 것' 임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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