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를 만나는 그림책-- 비 오니까 참 좋다

비 오니까 참 좋다 ㅣ 마음별 그림책 9
오나리 유코 지음, 하타 고시로 그림, 황진희 옮김 / 나는별 / 2019년 7월

비만 오면 신나서 장화 신고 우비 입고 바로 밖으로 나가는 엘라.

어찌나 비를 좋아하는지....아니, 첨벙놀이가 좋은걸까?^^

때마침 요며칠 스콜처럼 잠깐씩 장대비가 내려 엘라에겐 더없이 좋은 놀이환경이 되었다. 더 어릴땐 우산도 안쓰고 마구 뛰어다니더니 좀 컸다고 비 직접 맞으면 아프다며 우비도 입고 우산도 쓰고ㅋㅋㅋ 덕분에 엄마도 어릴때 처럼 첨벙거리고 흠뻑 젖었다. 여름비만이 주는 시원한 행복함이랄까?! 골목에 지나다니는 사람 아무도 없고 오로지 비 내리는 소리와 아이의 웃음소리만 가득한 순간~ 그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싶다^^

<비 오니까 참 좋다> 책 속의 주인공인 남자아이도 뜨겁기만한 한여름, 쏟아지는 비가 반갑기만 하다. 톡 토독! 툭 투둑! 하늘 냄새! 땅 냄새! 나를 찾아온 친구 비와 아이는 신나게 논다.

신발도 벗어던지고 우산도 팽겨치고는 다다다 달려가 슈~웅 첨벙!!! 그리고는 아이에게 말을 거는 비의 말에 집중하고 흠뻑 비와의 놀이에 젖어들었다. 아~ 얼마나 시원할까? 요즘같은 환경에 즐기지 못하는 즐거움이라니 아쉽기만 하다. 나도 어릴 때 저렇게 흠뻑 젖게 놀면 참 기분이 좋았는데 말이다.

엄마도 어릴 땐 분명 비오면 구덩이에 풍덩~ 비 맞고 하교하기 등 재미난 추억이 많은데 어느새 어릴적 동심은 어디로 가고 공기가 안 좋아 비 맞으면 안된다고 집안으로 아이를 들이기에 급급하다니... <비오니까 참 좋다> 이 책을 읽으며 순수한 어릴적 마음으로 비오는 세상을 다시금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마음별 그림책 시리즈 제 9권인 [비 오니까 참 좋다] 는 2018년 일본 <모에 그림책방 대상> 수상작으로, 빗속에서 기뻐하며 뛰어놀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부부 작가인 오나리 유코와 하타 고시로가 만든 그림책이라 한다.

여름날 오후 상쾌한 장대비가 쏟아질때 세상 만물과 어울려 타악기 소리를 내는 비의 합주가 뜨거운 여름의 열기를, 내 속에 웅크려있던 모든 어둠과 두려움을 날려 버린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빗방울이 한방울 두방물 떨어질때의 아이의 두려움은 어느내 사라져 버렸듯이. "그래 주룩주룩 내려! 세게, 더 세게! 나한테 와 봐!" 하고 소리치는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 어떤 두려움과 걱정도 없다. 그래서일까 새삼스레 다시 비 오는 날이 몹시도 기다려진다. 아니 과거의 내가 그리운 걸지도....

다시 태풍이 온다는데 그 때 한 번 더 흠뻑 젖게 아이랑 놀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