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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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중 작가의 책에 달린 댓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별로다, 공감할 수 없는 작가의 넋두리일 뿐', '일기는 일기장에', '처음 사보는 에세이인데 읽고 나서 앞으로 에세이는 신중하게 사기로 했습니다.' 등 작가 본인에게 콕콕 박히는 가시와 같은 말들이 많았다. 여러 댓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 부분을 읽고 있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에 뭘 바라고 있는 거지?

나는 에세이는 작가의 넋두리, 감정의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일반인이 아닌 작가의 손을 거쳐 나온 글이라 조금 더 있어 보이고 조금 더 울림을 주는 것일 뿐 에세이는 말 그대로 일기, 편지, 감상문, 기행문 등 광범위한 산문 양식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작가의 넋두리를 사서 읽는 것일까? 아마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위로받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아, 이 사람도 나랑 비슷하구나, 저런 작가들의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나만 유별나게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혼자만 느끼는 공감. 책을 읽으며 나만 느끼는 공감과 위로지만 이미 나는 작가와 소주 한잔 나누는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신회 작가의 신간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왜 내가 에세이 읽는 걸 멈출 수 없는지 알게 해 준 책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무심한 듯 진솔했다. 작가의 짧은 한숨이 느껴지는 구절에서는 나도 모르게 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몇 권의 책을 내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작가의 푸념을 들을 때면 배부른 투정이라 쓴소리를 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그런 에세이였다. 폭설이 내려 인적이 끊긴 골목을 나 홀로 눈을 밟으며 자박 자박 걷는 듯한 느낌. 책에는 그녀의 즐거움과 화남과 분노가 담겨있지만 내게는 소복이 쌓이는 눈처럼 그녀의 감정들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쌓여갔다.


만화 <보노보노>를 만든 이가라시 미키오 작가의 내한 강연이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목숨 걸고 하지 마세요. 무슨 일을 하든 죽을 듯이, 아등바등 대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말을 듣고 머릿속이 반짝! 했다는 편집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 '죽는 것도 아닌데 뭐.' 따지고 보면 사람 목숨이 달린 일도 아닌데 뭐 그렇게 흥분하고 안달복달해왔나 싶어요. 그 생각을 하면서 일하니까 마음이 편해요.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너무 열심히 살지 말라고, 당신은 충분히 쉬어가도 된다고 말한다. 손가락이 아파 어쩔 수 없이 긴 휴가를 얻어 독수리 타법으로 쓴 글을 읽으며 작가의 상황처럼 힘듦과 포기, 여유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나도 손가락이 아파 조심하며 쓰고 있는데, 만약에 나에게도 그녀처럼 억지로라도 긴 휴가가 생긴다면 뭘 해볼까 잠시 슬프지만 기쁜 상상을 해 봤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는 20대가 아닌 30대 이후, 적어도 35세 이상의 여자들이 읽었으면 한다. 내가 20대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책을 덮으며 '그래서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말했을 것 같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대라서 그런가, 나에게 이 책은 참 서글프면서도 공감되고 위로받는 책이었다. 에세이를 쓴다면, 한 번쯤 이야기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도저히 부끄러워 쓰지 못하는 얘기들을 김신회 작가는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하지만 마흔을 넘기고 나니 달라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를 듣는 일도 줄어들었다. 내 얼굴에 나이가 새겨져 있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는 숨겨지지 않는 외모가 된 건가. 이렇게 나이를 먹는 건가 싶어 씁쓸한 적도 있었지만, 어느새 판에 박힌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궁리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

'당신 글은 찌질해서 좋아요.' 김신회 작가가 독자에게 종종 듣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그녀의 글을 찌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역시 같은 글을 읽어도 받아들이는 것은 제각각인가 보다. 주말 오후 거실을 뒹굴뒹굴하며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를 읽었다. 책표지처럼 고양이는 없지만 고양이 대신 이 책을 손에 쥐고 아무 생각 없이 늘어져 있었다. 작가의 글에서 찌질함을 보고 동질감을 느끼며 아무 생각 없이 한껏 여유롭게 읽은 수 있는 책. 그게 에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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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 - 피터 래빗X마술사 최현우 콜라보
피터 래빗.최현우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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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아도 공감하고 힐링 되는 에세이가 있다. 가득 찬 글자가 없어도, 화려한 그림이 없어도 책장에 꽂아두고 한 번씩 꺼내 읽고 싶은 책이 있다. 피터 래빗과 최현우 마술사가 전해주는 힐링 에세이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가 바로 내겐 그런 책이었다.

짧은 몇 문장뿐이지만 단 몇 줄로 위로받았고 어른 동화처럼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치 최현우 마술사가 내게 힐링과 위로라는 마법의 가루를 뿌려주는 것만 같았다. 빈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공감 에세이를 찾는다면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가 당신이 찾는 바로 그런 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피터래빗. <이제 내게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 등장하는 피터래빗은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스러운 그 피터 래빗이 아니다. 조금 더 동글동글 귀엽게 표현된 토끼와 친구들 덕분에 이미 알고 있는 피터래빗이 아닌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나는 것 같았다. 

 

 

힐링 에세이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는 피터래빗 외에 많은 친구들이 등장한다. 똑 부러지는 피터의 여토친 엘린, 온화하지만 화를 낼 때는 엄격한 피터의 엄마 소피아를 비롯해 남에게 보이는 걸 중요시하는 트윗칫, 결벽증이 잇는 숲 쥐 티틀까지 피터를 비롯한 그의 가족, 친구들은 작은 숲속에 사는 동물들이 아니라 바로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무대 위에서 마술쇼를 하던 최현우 마술사가 동화 같은 이상한 공간으로 빠져 버렸다. 그에게 주어진 미션 '프로 걱정꾼, 피터 래빗과 그의 친구들 고민 25가지를 상담해 주시오. 상담을 마쳐야 다시 무대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어딘지도 모를 곳에 떨어진 것도 모자라 돌아가고 싶다면 상담을 하라는 어이없는 미션을 받는 최현우 마술사. 그는 과연 숲속 친구들의 25가지 고민 미션을 해결하고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피터, 요즘 어떤 일로 마음 앓이를 하고 있니?' 그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는 '당근뿐이 삶은 없어', '나만 그런 건가요', '지금 불행하다면 다음은 행복일지 몰라'라는 3가지의 소주제로 25가지의 위로를 전해준다. '후뿌뿌뿌 마법사의 아브라카다브라'를 외치며 고민의 요점을 정확하게 집어줄 뿐만 아니라 쉽게 따라 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도 함께 알려준다. 

 

 

뛰어갈 타이밍이 아닌데 남들이 뛴다고 따라 뛸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더 금방 지칠 뿐이에요.

마음이 이끄는 삶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나아가면 돼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면 어느 순간
꿈꾸던 삶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거예요.

내 페이스에 맞춰서 달려갈 힘이 나면 뛰고,
방전되면 휴식도 취하면서 말이에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죽을힘을 내라는 말이 당연한 듯 살아왔다. 잠깐 멈추고 서 있으면 멀리 뒤처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의미 없는 발걸음, 열정 없는 최선을 하며 일단 앞을 보며 걸어갔다. 어느 순간 이런 게 과연 잘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의문은 어깨를 누르고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었던 이유는 멈춰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의 기준은 바로 '나'이다. 나를 기준으로 나의 행복을 위해 나를 바로 보길 바란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네가 틀린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기준이 있다고 자꾸만 앞으로 나아가려는 나에게 쉬어가라 말한다.

 

 

힐링 에세이나 공감 에세이라는 표현 외에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를 어른 동화로도 부르는 이유는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단 한 컷의 그림으로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속 친구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그림이 나타내는 것은...'이라는 글귀 없이도 어떤 마음일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는 길지 않은 글과 쉬운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시 처음부터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최현우 마술사가 들려주는 위로는 가볍고 따뜻한 무릎 담요 같았다. 보들보들해서 계속 껴안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길지 않아 부담 없이 다시 읽을 수 있고, 강요하지 않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힐링 에세이였다.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는 피터 래빗의 이야기만 나오지 않는다. 나를 위한 질문 외에 다른 사람과 행복하게 어우러져 살고 싶어 하는 고민도 있다. 우리 시대 수많은 차별을 상징해서 등장하는 차별받는 돼지 종족. 숲속 마을에서도 허가증 없이 마을 밖을 나갈 수 없는 그들을 통해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집값이 싼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성형했다는 이유로, 뚱뚱하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놀림당하는 우리 주위의 수많은 편견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불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와요. 벗어난 줄 알았는데 자꾸만 불행이 찾아오면 '내 삶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불행이 일상이에요.

25번째 마지막 질문의 주제는 행복과 불행의 발생 빈도이다. 어떻게 끊임없이 불행할 수 있죠?라고 묻는 피터 래빗에게 최현우 마술사가 대답한다.

원래 불행은 길고 행복은 짧다는걸요. 인생은 늘 70퍼센트의 불행으로 가득 차 있고, 행복은 30퍼센트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행복을 달콤하게 느끼고, 행복을 좇는 거라고 생각해요. ~ 불행에 대해 너무 생각하면 짧은 행복이 찾아온 줄도 모르고 불행하기만 할걸요. 불행할 수도 있다고 마음을 내려놓는 게 삶을 살아갈 때 편할 거예요. 

최현우 마술사와 피터 래빗이 들려주는 고민과 위로를 담은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는 머리를 쥐어짤 만큼 심각한 고민은 없다. 살아가는 누구나 가슴에 담고 있을 그런 고민들, 너무 사소해서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꺼려지는 그런 질문들이 가득하다.

작아 보이지만 나를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고민들을 최현우 마술사가 마법처럼 해결해 준다. 피터 래빗과 숲속 친구들에게 후뿌뿌뿌 마법사가 되어 고민을 해결해준 최현우 마술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까? 그 답은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아브라카다브라. 이제 나도 행복해질 것이다.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를 읽는 당신에게도, 아브라카다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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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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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를 읽은 후 '욥기'를 검색했다. 지식백과에서 알려주는 '욥기'는 다음과 같다.

욥기 : 총 42장으로 되어 있으며, '잠언' '전도서'와 함께 지혜문학을 이룬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사건은 이스라엘의 족장 시대, 즉 아브라함 시대 직후에 있었던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주제는 고통을 통하여 인격과 믿음을 정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욥은 고난받는 경건한 이스라엘 사람의 한 모델로서 국가적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동시대인들에게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고 좋은 시대의 도래를 기다리도록 격려한다. 그리고 의인이 경건한 신앙적 자세를 끝까지 견지하고 의로운 하나님을 믿으면 반드시 하느님의 복과 구원이 있다는 것을 전해준다. 

기독교가 아니라 '욥기'에 대해서도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욥기 43장'이라는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의 부제를 보고 43장에 대해 재해석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욥기는 42장이다. 이 책은 42장으로 끝나는 구약성서 욥기를 읽고 이기호 작가가 새롭게 탄생시킨 후속편이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는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답게 신선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목양면에서 일어난 방화 사건에 대한 취조로 구성된 소설이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들을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의 입장에 서서 바라보도록 구성해 놓았다. 용의자와 목격자 외에 책 속에는 놀라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나이를 알 수 없고 무직으로 표현된 하나님. 전지전능한 신이라는 하나님을 조사 대상에 올려놓다니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에 감탄했다.

사고를 조사해 가는 추리소설인 듯했으나 종교와 인간에 대해 드러내는 소설이다.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기독교를 모르니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각각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도대체 누가, 왜 목양교회에 불을 질렀는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수록 궁금함이 더해졌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이제부터 당신은 목양교회 방화사건을 조사하는 형사가 된다. 용의자와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씩 퍼즐을 맞춰가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는 범인이 누구냐에서 최근직 장로는 누구인가로 포커스가 옮겨가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다시 방화사건의 범인 찾기로 돌아오지만 쉽지 않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 등장하며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는 끝난다.

'그래서? 그래서 범인이 누구란 말이야?'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진짜 범인이 맞는지, 왜 그런 이야기를 끝맺는지 혼란스러웠다. 이야기는 명쾌하지만 명쾌함을 따라가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흥미로웠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님이라는 존재와의 대화가 가장 독특했다. 신이라는 자신의 상황에 충실해 모호하고 두루뭉술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는 장면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나님은 반복해서 말한다. '들어보아라, 듣기나 하라, 계속 들어보아라.' 

에이씨, 진짜.....왜 또! 뭐! 뭐가 또 문제냐? 뭐가 상관이 없다는 게냐? 네가 사물의 상관있고 상관없음의 차이를 진정 아느냐? 무엇이 연결되어 있고, 무엇이 떨어져 있는지, 네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느냐? 에이씨, 진짜....

그리고 하나님은 최근직 장로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 '욥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를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무런 지식 없이 오직 소설로만 읽어도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는 충분히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독특한 이야기 구성이 좋았다. 이야기를 잘 따라간다고 생각했지만 '어!' 주춤하게 만드는 결말 또한 신선했다.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수록 믿고 보는 소설선이 되어간다. 다음에는 어떤 매력적인 이야기가 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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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 - 맥덕기자의 맥주, 어디까지 마셔봤니?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
심현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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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책, 맥주, 커피, 요가이다. 출근 부담이 없는 늦은 밤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맥주가 함께 한다. 맥주를 오래 마시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했던 적이 있었고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 보고 싶어 수제 맥주 강좌반을 검색하기도 했다.

나에게 술은 맥주 이외에 없었기에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으며 한편으로는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맥주 덕후라고 자부했었는데 왜 나는 이런 책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부어라 마셔라만 하고 있었을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 플러스>를 읽는 내내 좋아하는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어 즐거웠고 맥주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부끄러웠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맥주다. 편의점에서 파는 4개 만원 세계맥주도 좋고 맥주를 못 마신다면 비슷한 색깔의 보리차라도 준비하길 바란다. 맥주를 좋아하든, 마시지 못하든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음과 동시에 한 손이 허전하고 목 안으로 무언가 넘어가는 시원함을 느끼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맥주가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는 영어 공부를 위해 떠난 아일랜드에서 맥주에 눈을 떴다고 한다. 아껴둔 생활비와 집에서 보내주는 용돈과 남은 시간 모두 맥주를 마시는데 투자했고 후에 맥덕기자로 불리며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덕업 일치를 이루었으니 아일랜드와 맥주는 그녀의 삶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는 맥주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맥주 책이다. 맥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마시고 싶은 맥주 덕후들 부터 아직 맥주를 잘 모르는 초보들까지 재미있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한 설명과 사진, 그림을 첨부해 놓았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1장을 시작으로 2장 마시는 빵의 탄생, 3장 스타일별 맥주:라거와 에일, 4장 세계 맥주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맥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야 되지 않을까. 맥아의 구운 정도에 따른 맥주의 색깔과 맥주 제조 과정 등 글로만 읽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알려준다.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과 설명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맥주 이론들이 더 흥미로웠다.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사이사이에는 맥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러 이야기 중 특히 고대 이집트인이 맥주 덕후였다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맥주가 이집트인들의 노동주였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의 맛은 똑같이 느끼는가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와 나라별 맥주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맥덕 기자가 강추하는 맥주에 대한 소개는 꼭 기억해 둬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입해 마실 수 있는 맥주라면 앞으로 천천히 구입해 먹어볼 예정이다. 해외여행을 가면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여행 갈 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다시 읽고 그 지역의 맥주를 저장해 갈까 한다. 

 

 

맥주에 대한 책인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단지 맥주 역사만 알고 싶어 읽지는 않을 것이다. 수제 맥주집에 갔는데 너무 많은 맥주 종류에 주춤했었다면 이제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맥주를 선택하길 바란다. 마셔본 맥주들 중에 맛있었던 것과 입맛에 별로였던 맥주를 구별해 내게 맞는 맥주를 찾아보자. 가벼운 맛, 몰티한 맥주, 호피한 맛 각각에 속하는 맥주의 종류를 통해 자신과 찰떡궁합인 맥주를 찾아보길 바란다.

 

 

맥주라면 다 좋아해 특별히 맥주 종류를 구별해야 하는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를 읽으며 맥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왕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맥주를 추천해 줄 수 있는 진짜 맥주 덕후가 되고 싶어졌다. 단순히 가볍다, 진하다, 탄산 맛이 난다, 도수가 높다가 아니라 분위기에 어울리고 마시는 사람에게 맞는 맥주를 알려주면 더 행복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입안을 꽉 채우는 흑맥주를 좋아한다. 마치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처럼 기네스를 처음 마셨을 때 든 생각은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다니'였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새로 나온 기네스에 푹 빠져 조금 더 가벼운 기네스를 마시고 있지만 여전히 내게 최고로 맛있는 맥주는 바로 입안을 가득 채우는 묵직한 기네스이다. 사연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이 달라 보이듯 맥주도, 그것에 대해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나면 더 맛있어진다. 

 

 

맥주를 여름의 술이라고 한다. 더운 여름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을 때가 있지만 나는 더울 때 마시는 맥주보다 시원한 늦가을이나 겨울에 마시는 맥주를 더 좋아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밤 루프탑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따뜻한 방 안에서 이불을 덮고 책을 읽으며 마시는 짜릿할 만큼 시원한 맥주도 최고다. 만약에 맥주는 여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올가을과 겨울에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맥주를 선택해 한 번 마셔보길 권한다.

 

 

 

간단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맥주에 잘 어울리는 맥주 잔과 음식이 함께 하면 더욱 환상적이지 않을까. 맥주 페어링에 정답은 없지만 책에는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에서 알려주는 추천 페어링을 참고해 보길 바란다.

 

 

맥주 덕후를 위한 맥주 책이니 만큼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의 부록은 서울의 가볼 만한 맥주 펍 소개이다. 지방 펍 소개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맥주 맛집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남겨져 있다. 이제 진정한 맥주 덕후가 되기 위해 대구의 맥주 맛집을 찾아볼까.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 저자가 보여준 다양하고 짜릿한 맥주의 세계. 맥주를 사랑한다면 저자가 알려준 맥주의 세계 속에 자신만의 또 다른 맥주 세계를 만들어 봐야 되지 않을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에 두고 책을 펼쳤고 인생 맥주를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지막 한 모금을 마셨다. 책을 읽을 때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면 <맥주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는 꼭 맥주와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 맥주가 없다면 당신은 책을 읽던 도중, 책을 덮고 맥주를 사러 편의점으로 달려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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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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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의 '리더스 클래식 시리즈'는 읽기 힘든 고전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는 해설서이다. 요약과 저자의 해석이 첨부되어 사람에 따라 원본을 읽을 때 보다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반대로 '리더스 클래식 시리즈'를 읽고 흥미가 생겨 원본을 찾아 제대로 읽어보고 싶을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애덤 스미스 국부론>을 읽고 애덤 스미스가 쓴 '국부론'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앞서 읽은 '정의론'과는 또 다른 느낌의 매력이었다.

<존 롤스 정의론>이 이론서에 가까운 책이라면 이근식 저자가 쓴 <애덤 스미스 국부론>은 고전 경제학의 대표적인 작품을 읽는다기 보다 애덤 스미스라는 학자의 일생을 보는 것 같았다. 일생을 바쳐 쓴 책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애덤 스미스가 지은 책이 '국부론' 하나뿐이지는 않지만 다양한 분야,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토론하며 발품을 팔아서 쓴 '국부론'은 저자의 말처럼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그의 생명력이 담긴 애덤 스미스 그 자체이다. 

1776년 출판한 '국부론'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문을 연 책이다. '국부론' 덕분에 경제학이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6세기에서 18세기 유럽은 중상주의 시대였는데 이런 중상주의를 비판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19세기의 시대정신으로 만든 사람이 애덤 스미스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정신은 오늘날에 신자유주의로 부활하여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신학과 윤리학이 나오는 '도덕감정론'과 '법학강의록'을 모두 알아야 한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은 애덤 스미스의 생애를 시작으로 '국부론'의 바탕이 되는 철학과 윤리학, 법학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국부론'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가 들려주는 애덤 스미스의 생애를 따라가며 접하게 되는 여러 이론들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본격적인 '국부론'에 대한 설명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애덤 스미스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1723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가까운 작은 항구 커콜디에서 태어나 1790년 에든버러에서 세상을 떠났다. 36세에 철학과 윤리학, 특히 인간 본성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명저인 '도덕감정론'을 출판하였고 53세가 되던 해인 1776년에 10년 동안 집필한 '국부론'을 출판했다. '국부론'은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만 쓴 책이 아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교류 및 토론하며 조사하고 쓴 '국부론'은 경제, 정치, 사회 여러 분야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설득력과 생명력을 갖는 고전이 되었다. 

하지만 고전 경제학의 대표가 되는 '국부론'에서 애덤 스미스가 놓친 것이 있다. 스미스가 활동했던 18세기 후반 영국의 경제는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직전으로 시장경제가 상당히 발달된 경제였다. 산업자본주의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상태라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의 밝은 면만 보고 시장의 실패라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는 단순히 경제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는 신학, 철학, 윤리학, 법학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에서도 신학과 윤리학, 법학, 경제학의 네 부분에 대해 설명한다. 자연과학과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등장한 새로운 기독교 유신론인 이신론, 자유주의 철학의 기초가 되는 자연조화설,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윤리학 그리고 법학에 관한 이야기는 방대하지만 일목요연한 요약으로 알기 쉬웠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의 마지막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주는 그의 지혜이다. 앞서 설명한 '국부론'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그가 들려주는 교훈을 먼저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경제학이라는 낯선 분야지만 그 속에 포함된 신학과 윤리학, 법학 이야기 덕분에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을 읽으며 1700년대로 들어가 그를 만나보자.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18세기의 경제와 정치, 윤리의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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