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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
SBS 예살그살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평점 :
나는 화장을 못한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처음 화장을 시작했을 때 흥미를 가졌던 잠시, 직장을 다니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잠깐 동안을 제외하고는 일생의 대부분을 화장이라고는 비비크림, 팩트 톡톡 그리고 늘 거친 입술을 위한 립보습제가 전부였다. 물론 화장을 하면 안 한 것보다는 예뻐보이고 생기가 돈다는 사실은 알지만 내 손으로 하는 화장의 끝은 대부분 진하거나 어색했다. 인상이 강한 편이라 조금만 색조를 더해도 굉장히 찐한 화장을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화장은 나와 맞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문제는 요즘이다. 20대 때는 풋풋함 그 자체만으로 그럭저럭 넘어갔는데 이젠 뭘 하나라도 더 바르지 않으면 후줄근해 보이고 생기가 없어 보인다. 이제 와서 아이라이너도 그리고 싶고 분홍분홍한 볼 터치로 지구 밑바닥에 숨어있는 생기발랄함을 끌어올리고 싶은데 지금까지 손 놓고 있었던 화장이 갑자기 잘해지는 게 아니란 말이지. 그림을 잘 그리려면 수도 없이 많은 그림 연습을 해야 하듯 화장 역시 그렇다. 얼굴이라는 도화지 위에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