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자동적으로 대상을 추상화한다.
그리고 어느새 실체보다는 언어에 매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사람은, 국가는, 공동체는 관념인가 실체인가?
이에 대해서 행동으로 답을 할 때에 내가 실체와 마주하는 게 아닐까




‘일본‘이 무언가 원하는 게 가능할까?
‘일본‘이나 ‘중국‘ 같은 것은존재하지 않아. 
그건 그저 낱말일 뿐, 지어낸 것일세. 일본 사람 한개인이 위대할 수는 있겠지. 중국 사람 한 개인이 뭔가 바랄 수도있을 테고, 하지만 ‘일본‘이나 ‘중국‘이 무언가 바라고, 믿고, 받아들인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나라 이름 같은 건 다 공허한 낱말일세. 신화일 뿐이야. 그런데 그 신화에는 강력한 마법이 깃들어 있어서 희생을 강요하지, 사람을 양처럼 살육하라고 강요하는 거야.
- P171

마법의 글자 몇 개 때문에 그토록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건만, 그래도 우리는 글자의 힘이 선한 일을 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거야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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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사회를 우려했지만

나 역시 혐오하는 자임을 깨닫는다.

정의와 효율, 안전 등의 나름 합당해 보이는 이유로 혐오를 합리화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항상 성찰할 필요가 있다.

부디 우리 사회가 너무 빨리 혐오로 내달리지 않기를

잠시 멈춰 서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돌아볼 건강함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혐오를 거두어야 진짜 문제가 보이는 것입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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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합리적 동물이라는 착각은 얼마나 우스운가!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 가며 저항해야 했다. 지구와 지구인을 우주에서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는 일이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의 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의 결과가 완강한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통찰이 천문학 이외의 분야에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 영향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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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익숙해지고 도둑질에 익숙해진다는 것
사람이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뎌진다는 것
<쇠고기와 감자>에서도 작가는 습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습관 때문에 사람은 진정으로 놀라지 못한다고.
익숙함은 대상의 선명함을 지우고 우리가 온당히 보여야 할 반응도 습관으로 바꿔 버린다
이러함을 직관한다는 것과 극복한다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라서 희망보다는 비애를 갖게 되나 보다

이것저것 생각하니 점점 불쾌해졌다. 
가난에는 익숙한 오겐도 아직 도둑질에는 익숙하지가 않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훔친 숯의 양이야 그렇게 많지 않으나 분명히 사람 눈을 속여 남의 물건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므로, 생각이 그리 미치자 지금까지 없던 불안이 솟아올랐다. 불안 속에는 공포와 수치도 함께 들어 있었다.
눈앞에 빤히 오늘 일이 떠올랐다. 내려다보던 신조의 얼굴이 또렷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색함을 감추려고 숯을 들고 요리조리 쳐다볼 때의 일을 생각하면 얼굴에서 불이 나는 느낌이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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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습니다. 이대로입니다!
즉 내 소원은 모쪼록 이 서리를 깨서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낡고 오래된 습관의 억압에서 탈피하여 경이의 염(念)을 가지고 우주를 스스로 돌아보고 싶습니다. 그 결과가 비프스테이크주의가 되든 감자주의가 되든 또 염세주의자가 되어 이 생명을 저주하든 결코 개의치 않습니다!
결과는 상관없습니다. 원인을 허위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습관 위에 선 유희적 연구에 전제를 두고 싶지 않습니다.
아, 달빛이 아름답다든가 꽃의 저녁이 뭐라든가 별밤이 어떻다든가, 요컨대 거침없이 흘러나오는 시인의 문자는, 그것은 도락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결코 진짜를 보지 못하고 환영을 보고 있습니다. 습관의 눈이 만드는 환상을 보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감정의 유희입니다. 철학도 종교도 그 핵심을 모르니, 그 이하의 것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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