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컵라면, 여름 피치 스파클링... 과일 시(?)의 권위자 차정은 작가의 신작 『에어컨 사라다』. 문학을 사랑하지만 어쩐지 시는 쓰기도 읽기도 어려운 과제일 뿐이었다. 작가만의 세계를 어떤 부연설명도 없이 독자인 내가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불친절하게 느껴졌달까? 하지만 『에어컨 사라다』를 통해 이제야 비로소 시 읽는 방법을 제대로 알게 됐다.이 책은 작품을 완벽히 이해해야 할 필요없다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그러니 부담없이 이 투명하고 순도 높은 문장들을 그저 즐기기만 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차정은 작가의 전작 『토마토 컵라면』이 강렬한 여름이었다면 『에어컨 사라다』은 모든 계절을 지나 한 그릇의 ‘사라다’로 모인 마음들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더 뜨거운 사랑 때문에 끝내 차가워진 여름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차작가님만의 다정한 단어들을 모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