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의 티

[중고] 한국정치의 분석과 이해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1년 3월

이정복 교수님이 한국 정치학에 큰 족적을 남기고 계시는 탁월한 학자들 중 한 분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학자로서의 삶을 한국정치 연구와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는데에 써오셨고, 후학을 길러내는 일에 성심성의로 임하셨다.

학계의 거인과 같은 이정복 교수님의 저서에 당신의 연구와 삶이 녹아있기에 이에 관하여 말을 꺼내기가 무척 조심스럽다.

이정복 교수님의 '한국정치의 분석과 이해'는 분명 정치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접하기에 좋은 안내서가 맞다.

하지만 옥에도 작은 흠이 있듯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는 논문과 책의 목적과 저술 방식의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논문이었더라면 분명한 근거와 정확한 수치, 날짜 등이 기입되었을 것이다.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저술을 하셨기에 읽기 쉽게 쓰고자 하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나 아쉬움이 남는다.

둘째는 이정복 교수님께서 당신의 주장을 펼치시는 부분들이 챕터로 할애되어 있기도 하고, 내용 속에 있기도 한다. 그러나 당시의 반론과 이견들을 소개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생각을 적으시고 마침표를 찍으신 부분이 조금은 아쉽다.

셋째는 저서의 개정이 많이 미뤄져 약간의 부분이 과거에 묶여있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한국 유권자의 행태분석에서 사용한 사례는 1992년 14대 국회의원 총선거였다. 20년 넘게 지난 과거의 유권자의 행태분석에서 개정이 멈춰 있기에 독자는 현대의 한국정치의 해당 내용을 살피기 위해서는 다른 저서를 보아야 하는 수고를 하게 된다.

정치학에 관심을 갖는 일반 시민이 처음 접하는 개론서로는 나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정치사의 근,현대의 모습을 살펴보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독자가 본 저서를 통하여 한국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관심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연구와 학습이 이뤄진다면 더 좋을 것이다. 또한 이정복 교수님의 주장은 학자로서의 명예가 깃든 것들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틀리지도 않지만 동시에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독자 여러분이 자신만의 관점을 함양하고 사회학에 필수적인 비판적인 읽기를 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옥의 티가 있지만 이런 저서를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책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저서를 탄생시키신 이정복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