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이기적 책 읽기
강태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혼자가편한사람들의이기적책읽기 #강태혁 #이담북스
.
“취미가 뭐예요?"
“독서요”
.
독서가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대게는 ‘아, 저 사람 내성적인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시끄러운 장소보다는 조용한 장소를 선호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더 편하게 생각하고, 튀고 싶지 않아 하고, 약간은 따분하고 고지식한 이미지를 주로 떠올린다. 그런데 진짜 그럴까?
.
일정 부분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주로 “내향적”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내향적”이라는 말과 “내성적”이라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 내성적인 사람은 한 마디로 소심한 사람을 말한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하고 싶은 말도 거절도 잘 못하는 사람, 조심성이 많은 사람 등등. 이와는 달리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이 곧 충전인 사람”을 말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다른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크다. 그래서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바닥난 에너지를 충전해줘야 한다.
.
바로 이 포인트에서 독서가 취미인 사람이 모두 “내성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내향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독서는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지식과 정보, 심리적 안정감, 자존감, 에너지 등등 많은 것을 보강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내향적 인간에게는 아주 안성맞춤인 취미이다.
.
“지극히 조용하며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나는 그동안 내 성격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틀린 것이며 반드시 고쳐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고치려고 노력해봐도 잘 되지 않을 때는 늘 스스로를 탓하기만 했다” -p.29
.
저자는 내향적인데다가 내성적이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18년째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영업사원이라고 하면 활발하고 사교적인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에 영업사원이라는 개인적인 상황까지 맞물려 저자는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에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고쳐보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 속에서 내성적인 것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내성적인 성격의 장점을 잘 활용해 지금은 행복한 삶을 꾸려 나가고 있다.
.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사색하는 시간을 갖지 않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그저 좋은 글을 읽었다는 뿌듯함 말고는 남는 게 없다” -p.205
.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독서를 시작한 저자는 책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독서에 욕심을 내게 되었다. 많은 책을 더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에 속독법을 배워보기도 하고, 퇴근 전후는 물론 주말까지 남는 시간을 모두 독서에 바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오히려 저자에게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수 없게 만들었고, 가족들의 불만 어린 목소리도 듣게 하는 등 몇 가지의 부작용을 가져다주었다.
.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완성해 나갔다. 가장 큰 변화는 적극적인 독서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을 깨끗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에 밑줄도 긋지 않던 저자가 이제는 다양한 색의 볼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제대로 흡수하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책이더라도 그 책의 저자가 무조건 옳다는 생각이 아닌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독서를 하게 되었으며 이는 사고의 유연함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면서 인생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자의 이런 긍정적인 변화는 타인에게도 이로운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독서만큼 동적인 취미는 세상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 책장을 넘기는 것에 불과한 행위가 아니다. 저자의 삶에 공감하기도 하고, 어떤 의견에 물음표를 던져보기도 하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몰랐던 것을 알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묵직한 팩트 폭력에 뼈를 맞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이 모여 나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고, 변화를 느끼게 하고, 전달하게 하고, 소통하게 하고, 또다시 책을 읽게 한다. 나아가 나의 변화와 소통은 내 주변을 바꾸고 종래에는 내가 보는 세상까지 달라지게 만든다. 이처럼 역동적인 일이 또 있을까 싶다.
.
아직도 독서가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 “독서가 얼마나 동적인 취미인지 아직 모르시나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