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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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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훝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책에서 내가 당신에게 한 가지를 설득할 수 있다면, 이런 사실일 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 (p.75)

 

  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질까? 타인의 해석에서는 타인을 쉽게 판단하여 발생한 결과를 여러 이야기들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 무슨 말이냐 하면 면담 시에 진실을 말하는 이를 잘 알아보고 거짓말을 하는 이를 몰라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진실을 기본값으로 갖고 있다. 우리의 가정은,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이 정직하다는 것이다. (p.101)

 

  평범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경찰관, 판사, 심리치료사, 심지어는 해외에 거대한 스파이망을 운영하는 중앙정보국 간부들까지도 거짓말을 파악해내는 데 서투르다. 이에 대하여 팀 러바인은 진실기본값 이론을 그 이유로 들었다. 우리는 우리의 앞에 있는 사람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예시로 바람을 피우냐고 묻는 자신의 질문에 대하여 배우자는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고 답하고, ‘는 배우자의 말을 믿는다. 배우자의 이야기 속에서 사실과 약간 다른 점이 있다고 해도 는 어떠한 설명을 듣고 그냥 넘어갈 것이다. 하지만 외도의 증거가 하나둘씩 발견되고 의심이 커지게 되면, 배우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은 점차 확신이 되어간다.

 

  - 의심은 믿음의 적이 아니다. 의심과 믿음은 동반자다. (p.151)

 

  ‘진실기본값 이론외에도 거짓에 대한 판결이 서투른 이유로 태도와 내면이 불일치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메러디스 커처가 살해된 사건에서 경찰은 그녀의 룸메이트인 아만다 녹스를 용의자로 의심하였다. 조사 기간 동안 녹스는 친구 커처의 죽음에 대하여 슬퍼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른 행동과 모습을 보였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러한 녹스의 태도 때문에 수사관들은 녹스가 범죄에 가담했을 것이라고 더욱 확신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녹스는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되었다. 하지만 녹스는 그저 유죄인 것처럼 행동한 무고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생각해서 잘못된 판결이 내려진 억울한 사건일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과연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오가는 모든 말들이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100%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타인의 해석은 사람이 타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의 그릇된 생각이나 편견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 김영사     # 타인의 해석     # 말콤 글래드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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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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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범인임이 확실한 자를 풀어주는 재판의 결과를 비난하기도 한다. 사법부와 대중 간의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책 <판결의 재구성>의 저자는 판결에 털끝만큼의 의문도 없어야 하는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의 원칙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합리적 의심이라고 하지만, 그 의심은 상식적이어야 한다. 상식적인 판단과 다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상식적이어야 한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그래야 최소한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 (p.35)

 

  책 <판결의 재구성>에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30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재판 결과로 논란이 많았던 ‘1995년 김성재 살인사건’. 초기 수사의 허점으로 미국인 신분이던 유력한 용의자가 본국으로 도주하여 당시에는 미해결로 남아 있었지만, 20159월 송환된 유력 용의자인 아더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1997년 이태원 살인사건’.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태완이법을 만들게 된 계기인 ‘1999년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사건’. 이 외에도 많은 사건들을 다루면서 판사로서의 의견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의 생각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 판사는 비판에 익숙지 않은 존재다. 판결은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기치 아래 존중의 대상으로 되어 있다. 어떤 판결이 내려지면 정당성을 따지기보다는 그 결론을 인정하고 다음 단계를 강구하는 게 사회의 반응이다. 간혹 비판 물결이 일더라도 정서적이고 즉물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니, 판사들은 무시하게 된다. 신문 기사 몇 줄을 보고서 내린 판단과 두툼한 증거물 목록과 증인의 생생한 증언을 거친 판단의 무게가 같을 수 없다. 그런 자신감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판결은 비판에서 조금 비껴 서 있고, 대중의 비판을 받더라도 판사는 끄떡도 없다. (p.74)

 

  뉴스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접했던 다양한 사건들을 판사의 경험에 비추어 살펴볼 수 있었다. 잘못된 결정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오해로 인해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자세하게 짚어주면서, 사람들이 법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 김영사     # 비채     # 판결의 재구성     # 도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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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정 -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나를 지키다
정민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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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하는 모습이 점점 심화하고 있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내려고 한다. 또한, 대중 매체와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하고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거짓된 정보, 거짓된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거품처럼 허망한 바쁨보다 평온한 고요를 깃들여라

 

  날마다 조금씩 쌓아가는 것들의 소중함에 눈을 뜨고,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는 의미에서, 작가는 고요함을 익힌다는 뜻으로 습정(習靜)’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습정>에서는 마음의 소식’, ‘공부의 자세’, ‘세간의 시비’, ‘성쇠와 흥망이라는 4가지 주제를 통해 100개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 거년차일 (去年此日, 눈앞의 오늘에 충실하자) (p.37~p.39)

  금년에는 작년이 그립고, 내년이면 금년이 그리울 것이다. 아련한 풍경은 언제나 지난해 오늘 속에만 있다. 눈앞의 오늘을 아름답게 살아야 지난해 오늘을 그립게 호명할 수 있다. 세월의 풍경 속에 자꾸 지난해 오늘만 돌아보다 정작 금년의 오늘을 놓치게 될까 봐 마음 쓰인다.

 

- 식졸무망 (識拙無妄, 못났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다) (p.144~p.146)

  교묘한 자는 말하고 졸렬한 사람은 침묵한다. 교묘한 자는 수고롭지만 졸렬한 자는 편안하다. 교묘한 자는 남을 해치나 졸렬한 자는 덕스럽다. 교묘한 자는 흉하나 졸렬한 자는 길하다.

 

- 이입도원 (移入挑源, 무심코 하는 한마디에 그 사람이 보인다) (p.189~p.190)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 사람의 말이다. 무심코 하는 말에 그 사람의 값과 무게가 드러난다. 위치가 있는 사람은 더더욱 언행을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된다. 내키는 대로 말하고, 생각 없이 얘기하면 자신이 욕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조직까지 망신스럽게 된다.

 

- 법여시족 (法如是足, 법 위의 법은 없다) (p.272)

  감정에 치우쳐 법의 잣대를 임의로 들이대면 당장 분은 풀리겠지만 기준이 무너진다. 법은 국가의 위의(威儀). 촛불이 아름다웠지만 절차에 따라 현재의 결정을 거쳤기데 더 멋지다. 당장에 감옥에 처넣고 싶고, 답답하고 에돌아가 속이 터져도 법의 절차를 따르는 것이 맞다. 성질대로 하고 기분을 앞세우면 원칙이 무너진다. 법 위의 법은 없다. 억울함도 통쾌함도, 옳고 그름도 법의 저울로 재는 것이 맞다.

 

  책 <습정>은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어지럽고 빠르게 바뀌고 있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고요를 온전하게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김영사 # 습정 # 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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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원숭이 모중석 스릴러 클럽 49
J. D. 바커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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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마리 원숭이라는 이름은 일본 닛코의 도쇼구 신사에서 유래했습니다. 신사 입구 위에 원숭이 상 세 개가 있는데, 첫 번째 원숭이는 귀를, 두 번째 원숭이는 눈을, 세 번째 원숭이는 입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들 원숭이 상은 각각 악을 듣지 말고, 보지 말고, 말하지 말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네 번째 원숭이는 악을 행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45)

 

  주인공 샘 포터5년 동안 7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4MK(네 마리 원숭이 킬러)를 쫓았다. 4MK 희생자들의 공통점은 그 아버지의 범죄를 처벌하기 위함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귀, , 혀를 담은 21개의 상자만 발견했을 뿐, 경찰은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에 발생한 한 교통사고로 인해 새로운 피해자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사고 현장에서 잘린 귀가 들어 있는 상자가 발견되었다. 여덟 번째 피해자의 이름은 에머리 코너스’. 사건 발생 하루 전에 조깅을 하러 나갔다가 납치되었다. 피해자 에머리 코너스와 그의 아버지 아서 탤벗을 중심으로 조사하면서, 경찰은 4MK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나간다.

  책 네 번째 원숭이500페이지가 넘는 매우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이야기 중간중간에 수사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날짜나 시간을 각각의 장마다 표기하여 하루에 발생한 많은 일들을 시간의 흐름대로 이해하기 편하게 해준다. 또한, 이야기는 연쇄살인마 4MK의 일기와 각 등장인물의 상황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일기 부분에서는 4MK가 왜 그런 살인마가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다.

  두꺼운 페이지 수를 자랑하는 만큼, 수사 과정을 생생하고 자세하게 보여준다.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보니, 중간중간에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잔인한 묘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피해자 에머리 코너스의 상황과 수사관들의 사건 수사 과정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긴박한 장면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 김영사 # 비채 # 네 번째 원숭이 # J. D. 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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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
패티 유미 코트렐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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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은 주인공의 남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헬렌 모런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입양아였다. 남동생 또한 한국계 입양 미국인이지만, 그녀와 피가 섞이지는 않았다.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헬렌은 죽음의 이유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그들의 고향집인 밀워키로 돌아가 동생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 내 입양아 남동생은 죽으면서 나한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으며, 심지어 내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 없이 아무나 읽을 수 있는 문서 하나만 남겼다. 누구에게 쓴 것일까? 아무도 특정하지 않았다. 내 동생이 남긴 것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장기와 눈과 귀와 세포조직이 망가져 위태로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내 모든 걸 나눠주고 싶어. (225)

 

  헬렌은 동생의 죽음이 외부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종교를 믿지 않고 자유로웠던 남매와는 다르게, 가톨릭을 성실하게 믿고 보수적인 분위기의 양부모. 한국에서 입양된 동양인이라서 받아야 했던 차별. 기타 등등. 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동생의 죽음은 더 이상하고 불편했다. 헬렌 본인이 생각했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동생은 오히려 행복했다. 한국에 있던 친엄마와도 연락이 닿았다. 또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하기도 하였다. 자신보다 사는 게 더 간절한 사람,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책 제목인 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 (미안해요)’는 주인공 헬렌이 사과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미안해요, 제 실수예요라는 뜻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내가 널 망쳐주겠어와 같은 뜻일 수도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말이다. 책 속에서의 주인공의 대사가 어떻게 이야기를 대표하는 제목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작가는 이 문구를 통해서 여러 인물들이 받아들였던 남동생 죽음에 대한 다양한 의미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 김영사 # 내가 당신의 평온을 깼다면 # 패티 유미 코트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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