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사고였으면 했다가도 곧 죽는다는 것에,
이미 죽어버린 것에 어떤 위로를 붙여도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 죽었다. ‘만약‘을 붙여봤자 그 사실은 바뀌지도,
어떤 위안도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였다면. 잘 해내는 방법 외에 딱히 수가 없다던 아라의 말이이토록 내려앉지 않았을 거라고, 그 마음마저 무너트려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평생의 숙제처럼 남지 않았을 거라고 아주 작은 원망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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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대한 업적은 비석에는 새겨질지언정 인간과 함께 죽는 것이다. 누가 그것을 모욕하거나 업신여겨도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다.
아인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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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변하고 무엇으로 규정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나 나를 만나고 싶다면 당신도 주저하지 마시길. 당신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든 나는 이렇게 대답해줄 테니까.
그렇군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럼 혹시 배꼽도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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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사람 사랑하기도 어려운 시대에 말도 통하지않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건 더 대단한 일이지."

사고는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사고는 예상 가능했다. 단지 막을 방도가 없었을 뿐이다.

기억사람들은 가끔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해, 그냥 상처 주고 싶어 해. 그러니까 저 사람이 왜 나에게 상처를 주려는지네가 생각할 필요 없어.

처음에는 어떤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은 무엇이라도 다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지금은 굳이 나를 무엇으로든 규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무엇도되고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된다.

듬직함이 나의 생존수단이었어. 이 사람들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이 낳은 첫 자식은 멋진 사람이라는믿음을 줘야 했거든.

이 사랑은 어떤 물질로 이루어진 사랑일까. 나를 꽉 끌어안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 미적지근한 온도의 사랑은, 엄마가 내게 마지막으로 알려준 것은 온도였다. 이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이런 온도의 존재를 만나야 한다고.

그렇군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럼 혹시 배꼽도없으신가요?

세상이 미친 것 같아.

만나서 반가워요. 당신을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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