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하는 사람은 인사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 - 인사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승진과 출세의 비밀
히라야스 요시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나라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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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 하고 저자에게 되묻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출세하는 사람이 인사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니. 제가 회사에서 경험한 초고속 승진형 인간들 가운데 인사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는지 곰곰 생각해 봤습니다.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회사에서 승진하려면 윗사람에게 잘 보이는 게 중요한 것 아닐까, 라는 의문은 남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로 조언하고자 하는 것은 관리직, 더 나아가 경영진으로의 출세입니다. 과장 승진에서 인사 평가를 신경 쓰느냐의 여부가 크게 결정적이라고 저자가 여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인사 컨설턴트로 일해온 저자 히라야스 요시히로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많은 경영진들은 인사 평가를 그리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책 중간마다 삽입된 ‘스토리텔링’ 속 가상 이야기 가운데 한 대목을 말씀드리는 게 저자가 전하려는 핵심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곤도는 늘 인사 평가에 신경 쓰느라 윗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인물이지요. 다른 회사로 옮겨 인사과장이 된 시미즈가 승진에서 누락된 곤도에게 해주는 충고입니다. “위에서 볼 때 넌 참 우수한 말이야. 하지만 말이라는 건 길들여서 타고 다니는 존재일 뿐이지. 말하고 함께 걷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까 출세하고 싶으면 네가 말이 아니라 기수임을 증명해야해.” 그러니까 경영진이 승진 대상자로 눈여겨보는 사람은 말이 아니라 기수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영진으로 출세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에 관해 말해줍니다. 그 가운데 유대를 소중히 여기라는 조언이 제게 특히 유익했습니다.. 여기서 유대가 언뜻 인간관계를 넓히라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유대는 ‘가치를 낳는 유대’입니다. 조직 내 구성원들이, 그리고 고객들이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일깨우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출세하는 사람은 인사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여기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인사 평가에 신경 쓰는 순간부터 동료들이 경쟁자로 보이기 시작하니, 인사 평가에 신경 쓰는 사람들은 이런 유대를 제대로 형성해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강한 유대의 수준을 높이고 약한 유대를 늘”리라고 권합니다. 내키지 않더라도 5세, 10세 연상의 상사들이 모이는 곳에 함께 하라는 것, 이런 게 강한 유대입니다. 저자는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보유한 인적 자본에 따라 결정”되며, “그 인적 자본은 당신이 보유한 강한 유대를 통해 더욱 증대된다”고 말합니다. 또 회사 안에서 동료들 대부분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 회사 밖에서는 자신의 이름은 물론 회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을 정도의 유대가 바로 약한 유대입니다. ‘인적 자본’ 같은 단어가 사용된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사실 저는 이런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그 동안 내가 회사생활에서 취향과 성향이 맞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되네요. 저자는 이런 인적 자본이 회사를 그만 두고 제2의 인생을 살게 됐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사실 ‘승진’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것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 함께 입사한 동기 가운데 20~25% 정도만 과장으로 승진합니다. 4명 중 한명 또는 5명 중 한명 꼴입니다. 부장이 될 수 있는 확률은 그보다 훨씬 적지요. 경영진이 될 확률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른 회사도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히리야스 요시히로는 이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해줍니다. 자신이 회사에서 승진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것 같으면 새로운 인생을 좀더 이른 나이에 계획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저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동의하며, 그래서 이 책이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때로는 어설픈 위안보다 정확한 충고가 필요한 법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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