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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즐거움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매혹적인 걷기의 말들
존 다이어 외 지음,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평점 :
♡2023년 백 아홉번째 책♡
✒문학작품 속 걷기나 산책하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아픈 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 빙리家 저택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땅이 진창임에도 엘리자베스는 들판을 가로지르고, 울타리와 웅덩이를 뛰어넘으면서 3마일을 걷는다.
아!! 얼마나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인가!!
몰랐는데 이 책을 보고서야 옛날(?) 여성들에게 산책이라는 것은 곱지않은 남들의 시선을 받아야만 하는 행동이었고 한편으로는 모험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성별에 따른 제약에서 벗어나 소설 속 여성들은 걷기를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서른 네 명의 작가들의 작품 중에 걷기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글들이 실려있다.
어떤 작가의 작품에서는 걷기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는 자연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영혼의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또한 건강을 위해, 모험을 위해, (그 시대 여성으로서) 홀로서기 위한 출발점으로서의 걷기가 소개되어 있다.
짧은 글이지만 여러 작품을 통해서 나역시 걷기와 산책의 즐거움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내가 몰랐던 다양한 작품들을 알게 되어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유일하게 <걷기의 ˝즐거움˝>이라는 제목과는 반대되는 ˝슬픔˝을 표현한 글인 앨프리드 테니슨의 시 <인 메모리엄>였다.
이 작품은 절친이 22세에 요절하자 그를 위해 시인은 많은 헌시를 썼는데 그 중 하나로 홀로 남은 시인이 걷기를 통해 절친을 잃은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걸으면서 시인이 보는 풍경은 ˝예전 그대로지만 예전 같지는 않은˝ 공간들로 느껴지고 시는 그러한 슬픈 감정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는😭
✒이 책을 통해 걷기와 산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직접 걷는 것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늘 집에만 앉아 있는 사람도 심한 부랑자일 수 있으며, 구불구불 흐르는 강이 부랑자가 아니듯 산책자도 부랑자가 아니다. 그 강은 늘 바다로 가는 지름길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 - P25
도보 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홀로 떠나야 한다.동반자나 친구와 짝이 되어 떠나면 도보 여행은 그저 이름만 여행이 되고 만다. 도보 여행이 아닌, 그저 야유회 정도로 그치게 되는 것이다. 도보 여행은 그 본질이 자유로운 것이기에 자기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다 서다 하며 혼자 떠나야 한다.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속도로 갈 수 있고, 보폭 빠른 사람을 쫓거나 어린 소녀의 보폭에 맞춰 종종걸음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보이는 모든 것에 마음을 열고 그 결을 따르고, 부는 바람에 맞춰 피리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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