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카즈무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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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쉰 세번째 책♡
✒주인공의 회고록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카피투가 정말 벤치뉴를 배신하여 불륜을 저지른 것일까? 진짜로 에제키에우는 벤치뉴의 아들이 아니라 아내 카피투와 그의 친우인 에스코바르와의 불륜으로 태어난 아들일까?였다.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의심을 버릴 수는 없었다는 것.
근데 끝에서 작품의 해설을 읽는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작가의 의도대로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고 판단하고 있었나보다. 오로지 화자만의 시선과 생각에 따라 모든 것들을 보고 있었고 끝내 화자 나름의 논리에 설득당했다는 느낌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분명 주인공이자 화자인 벤치뉴에게서 망상가나 의처증, 심각한 질투 같은 면이 보였는데 왜 나는 화자에게 설득되고 말았을까? 그점에서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품의 해설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소설은 나에게 그저그런 소설이었을 것이다. 작품의 해설이 이 소설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카피투는 과연 벤치뉴를 배신한 것일까, 배신하지 않은 것일까?’ 하지만 판결에 앞서 우리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이 작품의 화자가 바로 벤치뉴라는 점이다. 또한 간교한 꼬임으로 그의 눈을 멀게 하는 이아고 역시 벤치뉴 자신이다. 실제로 벤치뉴는 소설 속 주인공이자 화자의 아명으로, 그의 본명은 ‘벤투 산치아구’이다. 그의 성 ‘산치아구(Santiago)’가 ‘이아고(Iago)’의 애너그램인 셈이다. 게다가 그의 직업은 다름 아닌 변호사다…….
우리는 카피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로 서술되는 자전적 서사는 그 특성상 화자의 욕망이 개입되어 사실이 왜곡될 확률이 높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카피투의 입을 통해 그녀의 진술을 직접 전해 듣지 못했다. 화자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라는 사실은, 곧 ‘진실’과 ‘거짓’의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벤치뉴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동 카즈무후 작품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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