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 정원일기 - 어느 특별한 수목원의 기록
이영자 지음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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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정원일기] 

 

 

 

아침고요수목원.

가고 싶은 곳 0순위일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아니던가.

집 근방에 위치한 곳. 그래서 지날 때마다 여기를 한 번 들러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잠재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평이 소재지인 이곳은 주말이면 영락없이 교통이 막히는 곳이기에

평일에 가리라 아껴두고 아껴둔 여행지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아름답게 잘 가꿔진 훌륭한 정원들을 구경하기도 하는데,

세계 어느 정원보다 멋진 정원이 아침고요 수목원임을 이제야 알아보게 되었다.

정원들이 지어지고 유지되는 데는 수많은 사연들이 있겠지만,

아침고요 수목원은 어느 평범한 남편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정원을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어졌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여자들은 낭만적인 남자를 좋아한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멋진 정원을 선물하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남자, 매우 매력적이다.

그 사랑을 받아 정원의 주인이 된 여자, 행복하지 않을 수 없겠다.

아침고요 수목원의 안주인이 된 이영자 원장의 일 년 365일은 어떤 하루들일까?

매일 아름다운 정원을 보며 아침을 맞이하고 아름다운 저녁으로 갈무리를 한다면

어느 궁전의 여왕이 부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아침고요 수목원의 이영자 원장은 정원을 가꾸는 일은 노동이라고 표현을 쓰기도 한다.

 

아침고요를 개관하고 난 후 나는 정원에서 김을 매다가 손님이 오면 매표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면서

식당에서 밥을 만들어 팔기까지, 일인다역의 전천후 원장을 맡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은 두렵지만

가난한 심정을 안고,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길이 끝난 것 같은 지점에서도 길은 또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년간 힘겨운 삶을 부등켜안고 견디는 동안 정원과 자연은 내게 말할 수 없는 위로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선물 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아침고요 정원일기에는 우리는 모르고 사는 자연의 이야기와 함께 한 이영자 원장의 꽃 같은 노동의 일상이 담겼다.

보고 듣고 만지는 자연을 넘어선 정신과 교감하는 정원 세계의 이야기가 책밭 가득 들었다.

더구나 이 책은 샘터를 통해 수익 전액이 소년소녀 가장의 주거비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된다고 하니,

모든 것을 나누는 자연의 성품 그대로를 닮은 이영자 원장의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다.

아내에게 아침고요 정원을 선물한 남편도 대단하지만,

그 마음 받아 정원을 함께 가꾸고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하는

이영자 원장도 정원의 주인으로서 그 기품이 매우 훌륭하다.

 

중년을 정원을 일구는 일에 매달리고 노년이 된 이들 부부는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꽃처럼 나무처럼 황혼을 보내고 있다.

아름다운 사랑은 늙지 않을 것 같다.

몸은 비록 나이의 잔주름이 새겨지겠지만,

마음은 아침고요 수목원의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니,

보고 또 보더라도 그 공간을 가꾸는 사람은 더 예뻐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름답게 늙어가는 사랑의 좋은 본보기라서 아침고요 수목원이 더 각별히 느껴진다.

이번 주는 열일 제치고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반드시 출사를 가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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