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 주니어 02 : 태양광 전기자동차 메이커스 주니어 2
메이커스 주니어 편집팀 지음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언니가 어떤 글을 보내 주었다. 유노윤호가 직접 만든 코인노래방에 관한 글이었다. 큰 상자와 계란판을 이용해 방음이 가능하게 만든 코인노래방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아이디어였다. 심지어 안쪽 벽면에는 실제로 동전을 넣는 것처럼 저금통과 연결된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제목부터 <발명왕>인 그 프로그램에서는 그보다 잘 어울릴 수 없는 연예인인 유노윤호가 나와 물건을 뚝딱뚝딱 만든다고 한다. 언제나 열심히 사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끊이지 않는 아이디어라니... 분명 저번에도 무슨 특허를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것 같은데... 정말 부러운 열정이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유노윤호는 이과인가?


발명 하면 나는 왠지 이과와 과학이 바로 떠오른다. 모든 이가 그렇겠지만, 나 역시 과학과 발명에 관한 어떤 환상이 있다. 어렸을 때는 사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칠판을 가득 메운 수학 공식과 삼각 플라스크를 든 채 이리저리 용액을 옮겨 보는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 그리고 그러다가 해리포터의 친구처럼 얼굴에 까만 재가 내려앉는 모습, 로봇이 눈을 떠 말을 거는 모습을 바라보는 감격적인 표정.... 대부분이 현재와는 꽤 거리가 있는 모습이지만 이런 이미지가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어렸을 적부터 어려운 것과 별개로 재미있어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으로 나는 문과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과학이 관련된 만들기 영상이나 키트를 보면 두근거린다. 이번 서포터즈 도서 선택에서는 동아시아사이언스에서 출간하는 《메이커스 주니어》 시리즈가 포함되어 있었다. 마음만은 발명왕이었던 그때로 돌아가 보자는 생각으로 이 잡지를 골랐다.


《메이커스 주니어》는 “주니어”가 직접 만들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키트와 재미난 이야기가 실린 잡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호의 주제는 태양열인 만큼 태양에너지 연구의 필요성과 원리, 그리고 현황 등이 담겨 있었다. 짤막하지만 유익한 이야기들이다. 특히 인공 태양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공 태양을 발명하는 중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양광 드론도 어느새 이렇게 과학 기술이 발전한 건지,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어려울 만한 이야기가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쓰여 있고,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 상식을 가벼이 툭툭 던져 주는 투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포함된 키트를 이용해 전기자동차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



상자 안에는 굉장히 간단한 준비물이 들어 있다. 조립 방법은 메이커스 잡지 내에 적혀 있으므로 보고 따라 하면 된다. 키트 커버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사용 권장이며, 소요 시간 15분이라고 적혀 있지만 나는 머리가 다 큰 성인이므로 조립하는 데에 5분 정도 걸렸다. 직접 만들어 보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준비물들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다. 날카롭지 않고 전체적으로 마감 처리가 둥글둥글해 어린이가 쓰기에 딱 좋아 보였고, 완성한 모습도 깔끔하고 예뻤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누구든 쉽게 해낼 수 있을 만한 난이도다.



만들면서 생각해 보니 예전 언젠가 이런 비슷한 태양열전기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다. 초등학생 때였나... 캠프 비슷한 데에서 완성품을 들고 신나게 내리막길을 뛰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같이 있었던 친구가 누구인지, 그때 만든 자동차는 잘 작동했는지 등은 알 수 없지만 불현듯 떠오른 장면에 잠시 향수에 젖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도 동영상으로 찍어 업로드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인지 움직이지 않아 아쉬웠다. 조만간 어딘가로 짧게 놀러 다녀올 예정인데,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은 게 못내 아쉬워 진심으로 여행에 같이 가져갈까 고민 중이다.


《메이커스》는 성인을 위한 버전도 있는데, 성인용은 훨씬 스케일이 크다. 무려 직접 만드는 AI 스피커에 카메라다. 나중에 한 번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니어 시리즈 피라미드 홀로그램도 검색해 보니 너무너무 신기했다. 사서 해 볼까.... 아무튼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잡지이니 아이들이 놀며 배우기에 좋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또 누가 이 잡지와 키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지금 따라잡기에는 간격이 너무 벌어진 듯해 어디부터 공부해야 할지 아득한 문과생들에게도 꽤 쓸모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성인용의 난이도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메이커스 주니어》는 어린이 과학잡지가 유치할 것이라는 선입견만 떨쳐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는 잡지이다. 실은 잡지를 직접 찾아보지 않는 편이라 《메이커스 주니어》 역시 동아시아 서포터즈를 하기 전에는 그 존재를 몰랐다. 그러나 이번 활동을 통해 잡지의 매력에도 푹 빠지고, 내 안의 발명 욕구가 다시금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주시하다가 관심 분야가 출간된다면 구매해서 만들어 보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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