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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왜 알고 봐야 좋은 것들을 알아봐 줘야 할까? 종종 드는 생각이다. 말도 그렇다.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당연한데, 표현하지 않고서 알아봐 주기를 바라거나 서투르다는 핑계로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왜 구태여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 관계에 알아가기까지의 에너지와 시간이 든다면 더더욱. 차라리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좋아하는 일을 누리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나. 저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한층 나아가 ‘알고 봐야 좋은 사람들’에게 이별을 고한다. 책이 전적으로 관계를 대하는 법에 관한 내용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대표적인 다짐 하나다. 그리고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한 저자의 다짐이 이어진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장녀로서 살아가는 고충 등을 기반으로 한 변화다. 편집자로 일한 경험 덕분인지, 글에 영화와 책이 꽤 자주 등장한다. 익숙한 것들이라 반가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자와 생각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이를테면 나는 ‘가늘고 길게’가 아니라 ‘굵게 한 방’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현실이 따라주는지는 별개의 문제고, 우선 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그렇다는 뜻이다. 따라서 에세이 내용에도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존재했지만, 굳이 일일이 나열하고 싶지 않다. 인생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누구든 그냥 자기가 가장 마음 편한 대로 사는 게 최선의 답 아니겠는가. 이렇게 산다면 마음은 편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사람을 대할 때 나만의 원칙이 있는지 생각해 봤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대화할 때 가장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건 뒷담화와 상처 주는 말이다. 특히 뒷담화 같은 경우에는 일시적인 친분일 뿐만 아니라, 말의 주술적 효과 때문에 더 경계한다. 경험상 머릿속으로 ‘싫다’라고 단순히 생각하는 것과 입 밖으로 “싫다”라는 말을 내뱉는 데에는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싫다는 말을 반복하다 보면 상대가 정말 싫어진다. 누군가와의 뒷담화까지 더해지면 돌이킬 수 없다.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싫지 않은데,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각인하며 그 감정을 쌓아 가는 셈이다. 저자는 삼십 대가 인간관계를 미니멀로 유지해야 하는 시기라는 데에 공감한다. 그 이야기를 한 구석에 저장해 두었다가 삼십 대가 되어 필요해지면 요긴하게 써야지, 그렇게 마음 먹었다.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