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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사실은 어렸을 적부터 많이 배웠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성악설과 성선설 둘 중어느 하나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성무선악설을 가장 신빙성 있게 여기지만, 그래도 선보다는 악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완전 극단의 성악설은 아니라는 게 중요하다.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는 샤덴프로이데를 집중 탐구한다. 이는 쉽게 말하자면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심리이다. 저자는 고대부터 이런 심리는 존재했으나 추한 것으로 치부되어 외면당해 왔고, 현대에 와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심리를 부정할 게 아니라 인정한 뒤 이를 토대로 발전하자고 제안하며, 그 이유를 찾는다.
그저 본성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심리가 특정 명칭으로 불리고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게다가 ‘샤덴프로이데’라는 단어가 감성적 휴대폰 배경화면이 유행했던 과거에 들어 본 듯 친숙해서, 왜 여태까지 한 번도 찾아보려 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받아들인 이 감정에 대한 인상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도, 상대에게도 건강하지 못하며 관계에도 하등 도움되지 않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혀 있는 예시를 읽으면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도 나는 다른 이의 불행을 듣고 웃었던 기억은 없다. 그럼에도 사람은 원래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뒤틀린 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받아들고 나서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오히려 나의 문제점은 부러운 일을 부럽다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역시 건강하지 못하니 고쳐야겠다는 결론과 함께.
힘들다고 느낄 때, 마냥 손을 놓아버리는 것과 내 불행을 상대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두 가지 모두 나를 위해서이다. 특히 타인의 상황과 비교해 위안받는 행위는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듯 “은밀한 감정”인 샤덴프로이데는 분명 존재하지만 숨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해도 괜찮은 행동을 지상으로 둔다면 사회적으로 용인받지 못할 만한 지하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못하지만 어차피 존재하니 차라리 직시해 부정적 원인을 찾아내고 교정하는 편이 낫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이런 류의 심리 책은 사실 새로운 지식을 얻기보다는 나 자신을 진단하는 데에서 흥미를 준다. 오늘도 진단은 했으니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순간이다.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