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이 정말 아프다.
하지만 또 이 이야기 덕분에 내가 흘리지 못한 내 맘속 깊은 곳의 슬픔의 눈물이 건드려지고 흐르게 되어서 작가와 이야기에 감사하다.

- 여기 이사 오고 참 좋았는데, 당신도 그랬어??
- 어.
- 우리가 살아본 데 중에 제일 좋았잖아. 그렇지?
그랬다. 잠이 안 올 정도로 좋았다. 어딘가 가까스로 도착한 느
‘낌. 중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원 바깥으로 튕겨진 것도 아니라는거대한 안도가 밀려왔었다. 우리 분수에 이 정도면 멀리 온 거라고, 욕심부리지 말고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영우가 떠난 뒤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조용해진 이 집에서 아내와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도배지를 들고 있자니 결국 그렇게 도착한 곳이 ‘여기였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절벽처럼 가파른 이 벽 아래였나 하는. 우리가 이십 년간 셋방을 부유하다 힘들게 뿌리 내린 곳이, 비로소 정착했다고 안심한 곳이 허공이었구나 싶었다.

‘입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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