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질병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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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마저 '나 지금 아파요, 몸이 아니고 마음이'라고 말해주는 책.

표지마저 뭔가 복잡 미묘하고 한편으로는 몽환적이기도 하다. 여러 조각의 종이 쪼가리가 겹쳐진 것이 어지럽고 복잡한 저자의 내면 심리를 보여주는 듯하다. 가운데 동그란 형태는 마치 눈인 듯, 그리고 그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은 눈물이리라.

    

3개의 챕터로 이뤄진 책은 사랑과 이별, 우울, 낭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긴호흡이 아닌 짧은 생각의 조각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시집과 에세이집의 중간지점이라 해야할까?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는데 쉽게 읽어나갈수가 없었다.

 

주제도 주제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착 가라앉게된다. 우울감을 토해낸 저자의 마음은 조금이나마 가벼워졌을까,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물을 가득 머금은 솜처럼 무거울까?

 

책은 그리움의 잔상,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노래한다. 이별로 인한 주체 못 할 슬픔에 허우적거린다. 헤어지고 나서 이별 노래를 무한정 듣게 되는 심리가 생기듯, 누군가에게는 책 속 이야기가 나의 사랑 이야기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

 

봄비가 제법 내리던 날, 봄비로 촉촉이 젖은 창밖을 내다보며 슬픔이 진하게 묻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읽는다. 열병 같은 뜨거운 사랑, 내게는 깊이를 쉬이 가늠할 수 없는 그 감정에 어느새 나도 시 한자락 써보게 되는 감수성을 지니게 된다.

 

내가 제일 좋았던 부분은 낭만을 이야기한 세 번째 챕터이다.

'삶의 의미라는 걸 통째로 잃어버린 날. 다들 그렇다고, 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고 말해주는 전화 한 통'을 기다리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다 괜찮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졌다.

 

그녀가 좋아하는 말인 make it count(순간을 소중히)

그 말도 덧붙여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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