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조약에서 역사의 교훈을 얻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의 조약 이야기 - 강화도조약부터 위안부 합의까지 우리 역사를 뒤흔든 조약들엔 무엇이 있을까? ㅣ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유정호 지음 / 주니어태학 / 2023년 8월

솔직히 책 자체를 보고 구입한 게 아니다. 특정 분야의 책(주로 근현대사 관련 책)을 사면 광복 80주년 기념으로 나온 대한민국 임시정부 관련 태극기 문양 키링을 준다고 해서 구입했다. '청소년' 카테고리에 속한 책인데다가 그다지 두껍지도 않으니 술술 읽을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구입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목적인 키링도 정말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광복 80주년인 올해 읽기에 딱인 책이다. 청소년용 책이라고 해서 내용이 빈약한 게 아니라 오히려 모자람도 없고 넘쳐남도 없이 필요한 부분만 잘 정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미국이나 일본과의 외교관계 관련해서 뉴스에 자주 나오는 독도 및 정신대 문제, 주한미군 관련 문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기 위한 책 한 권 읽고 싶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부는 '강화도 조약에서 한일병합까지'라고 해서, 우리나라에 근대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개화기부터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 시기까지의 조약들을 다루고 있다. 2부는 '정전협정에서 위안부 합의까지'로, 6.25전쟁에서 비롯된 미국과의 조약 및 일본과의 과거사 관련 주약이 나온다. 

먼저, 이미 안타까운 과거사로 흘러간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 직전까지의 불공정한 여러 조약에 대해서 잘 정리되어 있다. 이 부분은 학교에서 근현대사를 배우며 나오는 각종 조약에 대해 어려워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교과서에서는 요점 정리식으로 간단히 나와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각종 조약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체결된 조약으로 아직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들의 내용과 문제점도 짚어주고 있다. 일본에게 사과 및 제대로 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체결된 한일기본조약,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 우기는 근거가 된 샌프란시스코조약의 문제점과 그러한 문제점이 생기게 된 배경이 나온다. 그리고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인해 주한미군의 성격을 두고 여러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그러한 주한미군의 주둔근거가 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배경과 과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문제 삼으며 우리 국민들이 주시하게 된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 관련한 SOFA협정의 독소조항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나온다.

역사는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며 현재를 살아가기 위한 자양분이고 미래를 위한 지침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아무리 안타깝더라도 바꿀 수 없지만, 과거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현재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국제 정세에 어둡고 열강의 야욕을 물리칠 힘이 없어 불공정하게 체결했던 조약들을 지금 다시 살펴보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국제 상황 속에서 이제는 보다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