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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어린이책 3 - 다움북클럽이 고른 성평등 어린이·청소년책 2023-2024 오늘의 어린이책 3
다움북클럽 지음 / 오늘나다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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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구매하고 있습니다.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응원, 홍보 그리고 구매라는 생각입니다. 늘 새로운 책으로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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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진 눈 아래에 - 브릿G 단편 프로젝트
정도경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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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진 눈 아래에⟫는 황금가지 출판사의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엄선된 중단편 모음집이다. 총 7인의 작가가 쓴 일곱 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제목 ⟪감겨진 눈 아래에⟫는 책에 마지막 장에 실린 작품으로, 가장 긴 분량을 띈다. 아담한 판형과 강렬한 표지. 각도에 따라 제목과 비파가 번쩍이는 유광 코팅으로 인쇄되어 있다. 총 351페이지 분량으로 종이도 얇아서 두께감도 적당하다. 이동할 때 읽기 딱 좋다. 서문이나 작품 해설 따로 없이 오롯이 작품만 실려있다.

앞날개에는 각 작품의 짧은 줄거리가 소개되어있어서, 미리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흥미나 관심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 일반적으로 저자 소개가 앞날개에 소개되는 보편적인 도서와는 달리 각 작품 장 표지에 제목과 저자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다. 저자의 이력보다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일곱 작품은 '현재'의 '한국'이라는 배경에 국한되지 않고 가상의 세계일 때도 과거이거나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독자들은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이 쉽게 그려질 것이다. 


작품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엄선된 이유가 있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개성과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망선요>는 모녀의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인데 독특하고 그만큼 강렬했다. 화자들의 혼란스러움이, 외면하고 은폐했던 기억을 마주하는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인 취향과 가장 맞닿아 있는 두 작품은 이산화 작가의 <아마존 몰리>와 김이삭 작가의 <애귀>였다.


이산화 작가의 작품 추천을 많이 보았던 터라 늘 읽어봐야지, 읽고 싶다, 기회만 엿보던 중 <아마존 몰리>를 읽게 되었고 역시나...! 일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나'는 과학잡지기자로 여성을 폭행한 남자를 인터뷰하면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서서히 풀리는 의문과 드러나는 진실이 정말 흥미진진했다. 실린 작품 중 상대적으로 가장 유쾌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 자체가 가볍다는 뜻은 결코 아니고 소재...라고 해야 하나. 결말이 궁금해져서 중간에 멈추지도 않고 한숨에 훅훅 읽어버렸다. 또 인터뷰 대상인 남자의 말과 생각 하나하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날 것의, 현실적인 무언가라 웃겼다. 단편을 읽을 때 마지막 결론부의 임팩트를 좋아하는데 <아마존 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애귀>는 씁쓸한 작품이었다. '애귀'라는 귀신이 탈북 여성인 '너'를 관찰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동남아 출신 이주 여성, 탈북 여성, 조선족 여성은 한국 내에서 인권 보호 우선순위의 가장 최하층이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살림살이를 위해, 자유를 위해, 가족을 뒤로한 채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이들에게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은 정말 박하고 모질다. 그렇기에 이 작품 속 그녀 또한 그 어느 땅에서도 마음 한 번 편하지 못하다. '강웨이'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마음 한편의 짐이 덜어졌길 바란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더 힘들고 어려워질게 현실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읽으면서 마음 아프지만 그만큼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표제작 <감겨진 눈 아래에>를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현실과 진실을 직면해서 읽기가 힘들었다. 자주 쉬고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표제작으로 선정된 만큼 몹시 강렬하고... 현재 한국 상황을 낱낱이 언급하며 이대로 가다간 초래될 수 있는 근미래를 다룬다. 혹자에겐 과하고, 지나치고, 비약인 가정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근미래의 상황이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 일어났었던 과거를 기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읽기가 더욱더 힘들었다. 그렇지만 작가는 최악의 가정에서 약간의 희망을 선사한다. "떳떳하게" 잘 살아감으로써, 지지 않고, 맞서 싸우고, 진실을 밝히고, 더 언성을 높이며, 여성들의 "발 아래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만큼, 찬란하게 밝은 하늘 아래서" 잘 살아가보자고 말한다.


유쾌하고 밝은 여성 서사를 기대한 독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이 어떤 사회 속에서, 어떤 대우와 취급을 받으며 살았는지를 안다면. 내가 겪지 않았어도 타인의 불행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 여성의 삶은 결코 가볍게 다루어질 이야깃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되고 책의 묵직함이 납득된다. 독특하고 개성 있고 강렬한 여성 서사 단편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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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진 눈 아래에 - 브릿G 단편 프로젝트
정도경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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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진 눈 아래에⟫는 황금가지 출판사의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엄선된 중단편 모음집이다.

총 7인의 작가가 쓴 일곱 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제목 ⟪감겨진 눈 아래에⟫는 책에 마지막 장에 실린 작품으로, 가장 긴 분량을 띈다. 아담한 판형과 강렬한 표지. 각도에 따라 제목과 비파가 번쩍이는 유광 코팅으로 인쇄되어 있다. 총 351페이지 분량으로 종이도 얇아서 두께감도 적당하다. 이동할 때 읽기 딱 좋다. 서문이나 작품 해설 따로 없이 오롯이 작품만 실려있다.



앞날개에는 각 작품의 짧은 줄거리가 소개되어있어서, 미리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고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흥미나 관심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 일반적으로 저자 소개가 앞날개에 소개되는 보편적인 도서와는 달리 각 작품 장 표지에 제목과 저자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다. 저자의 이력보다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일곱 작품은 '현재'의 '한국'이라는 배경에 국한되지 않고 가상의 세계일 때도 과거이거나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독자들은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이 쉽게 그려질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문득 궁금해졌다. 여성들의 비참한 삶이, 억압되어지는 욕망과 유린당하는 인권을 적나라하게 그린 이 소설을 읽은 남성 독자들의 감상이.)

작품들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엄선된 이유가 있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개성과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망선요>는 모녀의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인데 독특하고 그만큼 강렬했다. 화자들의 혼란스러움이, 외면하고 은폐했던 기억을 마주하는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인 취향과 가장 맞닿아 있는 두 작품은 이산화 작가의 <아마존 몰리>와 김이삭 작가의 <애귀>였다. 




이산화 작가의 작품 추천을 많이 보았던 터라 늘 읽어봐야지, 읽고 싶다, 기회만 엿보던 중 <아마존 몰리>를 읽게 되었고 역시나...! 일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는데 '나'는 과학잡지기자로 여성을 폭행한 남자를 인터뷰하면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서서히 풀리는 의문과 드러나는 진실이 정말 흥미진진했다. 실린 작품 중 상대적으로 가장 유쾌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 자체가 가볍다는 뜻은 결코 아니고 소재...라고 해야 하나. 결말이 궁금해져서 중간에 멈추지도 않고 한숨에 훅훅 읽어버렸다. 또 인터뷰 대상인 남자의 말과 생각 하나하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날 것의, 현실적인 무언가라 웃겼다. 단편을 읽을 때 마지막 결론부의 임팩트를 좋아하는데 <아마존 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애귀>는 씁쓸한 작품이었다. '애귀'라는 귀신이 탈북 여성인 '너'를 관찰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동남아 출신 이주 여성, 탈북 여성, 조선족 여성은 한국 내에서 인권 보호 우선순위의 가장 최하층이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살림살이를 위해, 자유를 위해, 가족을 뒤로한 채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이들에게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은 정말 박하고 모질다. 그렇기에 이 작품 속 그녀 또한 그 어느 땅에서도 마음 한 번 편하지 못하다. '강웨이'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마음 한편의 짐이 덜어졌길 바란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더 힘들고 어려워질게 현실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읽으면서 마음 아프지만 그만큼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표제작 <감겨진 눈 아래에>를 이야기 안 할 수 없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현실과 진실을 직면해서 읽기가 힘들었다. 자주 쉬고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표제작으로 선정된 만큼 몹시 강렬하고... 현재 한국 상황을 낱낱이 언급하며 이대로 가다간 초래될 수 있는 근미래를 다룬다. 혹자에겐 과하고, 지나치고, 비약인 가정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근미래의 상황이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 일어났었던 과거를 기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읽기가 더욱더 힘들었다. 그렇지만 작가는 최악의 가정에서 약간의 희망을 선사한다. "떳떳하게" 잘 살아감으로써, 지지 않고, 맞서 싸우고, 진실을 밝히고, 더 언성을 높이며, 여성들의 "발 아래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만큼, 찬란하게 밝은 하늘 아래서" 잘 살아가보자고 말한다. 



유쾌하고 밝은 여성 서사를 기대한 독자들은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이 어떤 사회 속에서, 어떤 대우와 취급을 받으며 살았는지를 안다면. 내가 겪지 않았어도 타인의 불행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 여성의 삶은 결코 가볍게 다루어질 이야깃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되고 책의 묵직함이 납득된다. 독특하고 개성 있고 강렬한 여성 서사 단편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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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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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를 뜯자마자 보이는 편안한 그림체와 시원한 색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두꺼웠다. 하지만 펼치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사실 중간중간 어떤 장면들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며 그때의 '나'를 떠올려보기도 했다. 나는 해원이면서 진아였고 산호와 우진이 같은 친구들이 분명 있었다. 화려한 색과 그림체가 가득한 만화들만 보다가 간결하지만 따스한 그림, 충분한 여백을 담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되었다.


열세 살의 여름이지만 이야기는 여름부터 해가 바뀌고 14살의 이른 봄까지 다루고 있다. 1998년 여름, 해원이는 엄마 언니와 함께 아빠가 일하고 있는 바닷가의 한 도시에 잠시 머물게 된다. 바닷가 바위 위에 앉아있는 같은 반 선호를 만나게 되지만 선 듯 인사를 건네기 쉽지 않다. 같은 반이지만 대화 한 번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는 서먹한 사이. 하지만 바람에 날아간 해원이의 모자를 선호가 주워주며 둘은 인사를 하게 된다. 그렇게 우연한 짧은 만남은 끝이 난다. 하지만 개학하고 난 후 방학 때의 기억을 그린 그림에서 해원이와 산호는 같은 바다, 비슷한 풍경을 그리게 된다. 만남은 찰나였지만 기억은 길었다. 해원이와 선호만 알고 있는 추억이 생긴 것이다. 그 후로 해원이와 선호는 아주 천천히 친구가 된다.


1998년이라는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장면들이 있다. 자물쇠로 잠갔던 비밀 교환일기, 컴퓨터가 생긴 친구 집에 우르르 놀러 가기, 비디오방에서 새로 나온 비디오와 만화책 빌려보기, 피아노 학원과 학원비 봉투, 몇백 원 내고 타던 봉봉. 이제는 사라진 것들이 해원의 삶에 스며들어있어 독자들은 잊고 살던 기억들이 소환되거나 자신의 13살과 비교해보기도 하며 그 시절의 학창시절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해원이, 진아, 산호, 우진이의 6학년 2학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냥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책장을 넘기기는 어렵다. 산호와 해원이가 가까워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귀신이 나온다는 폐가에서 만났을 때였다. 해원이와 진아도 학교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폐가의 귀신 체험은 알고 보니 산호가 살던 집이었다. 산호의 엄마, 아빠는 떨어져 계시고 산호는 혼자서 방학마다 바닷가 도시에 사는 아빠를 만나러 간다. 늘 차분하고 조용한 산호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집 사정이 있다. 이런 배경은 IMF와 분리해서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해원이도 부모님의 잦은 다툼을 목격하게 되고, 피아노를 계속 배우고 싶어도 (아마도) 어려워진 집안 사정 탓에 그만둘 수밖에 없다. 해원이의 반 친구의 아버지는 미국에 도망가있다는 장면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시기의 열세 살 만이 그랬던 것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 바라보는 열세 살은 그저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놀거나 태권도 학원, 피아노 학원을 재미있게 다니는 해맑고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아이'이지만, 그때의 열세 살도 지금의 열세 살도 충분히 삶이 심각할 수 있는 나이이다. 우리는 모두 그 나이를 지나왔으면서도 날마다 쌓이는 삶에 무게에 어린 시절의 그것들이 마치 가벼웠다는 듯이 기억되고 미화되고 희석된다. 하지만 해원이도 독자들도 열세 살은 처음이었기에 은근한 친구들의 따돌림, 나를 좋아한다면서 자꾸만 괴롭히는 짝꿍, 첫 졸업, 첫 입학이 두렵고 걱정되고 힘들었다.


네 마음속을 괴롭히는 게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마.

그 마음하고 막 싸우고 왜 그런지 물어보고 따져보고.

그래야 네가 거기서 배우게 될 거야.

341쪽



다양한 감정이 한 번에 휘몰아치는 순간들이 있다. 그 마음들을 다스리는데 여전히 서툰 열세 살의 해원이에게 아빠는 애정 어린 조언을 남긴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 하나씩 배우게 되는 시절들. 새로운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그것들과 싸우고 묻고 따지면서 배우게 되고 성장하게 된다. 이런 성장은 어른이 된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의미하다. 중학생이 된 해원이는 매일 새로움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그것들로 인해 때로는 힘들 수도, 때로는 행복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세 살의 여름»은 네 인물의 성장만화라고 할 수 있다. 만화의 장점은 누구나 편하게 즐겨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이 만화는 나이를 불문하고 책을 펼치는 독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이다. 청소년 독자는 책 속 인물들에게 공감하고 동감하며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성인 독자들에게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을 덮으며 그런 상상을 해보았다. 21년이 지나 34살의 해원이는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해 읽게 되는 상상을. 해원이는 여전히 진아와 우정을 유지하고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을 수도 있다. 진아가 해원이에게 주었던 새와 물고기 모형처럼 떨어져 지냈어도 둘은 슬프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나는 코끝이 찡해졌다.) 책을 계기로 해원이가 진아에게 오랜만에 안부 인사를 전하기를.  카페에 앉아 산호와 우진이를 떠올리고, 열세 살의 자신들을 추억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해원, 진아, 산호, 우진이는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아마 독자들처럼 이들도 여전히 어색한 어른으로, 어른이 되기 위해 매일 싸우고 묻고 따지며 성장하고 있지 않을까.



일상 속 잠깐 휴식이 필요할 때, 그리고 여름마다 책장에서 꺼내 읽어보게 될 책,

이윤희 작가의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이었다.

덧) 에필로그 절대 놓치지 말 것! 과묵한 산호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너 열세 살 맞구나! 





네 마음속을 괴롭히는 게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마.

그 마음하고 막 싸우고 왜 그런지 물어보고 따져보고.

그래야 네가 거기서 배우게 될 거야. - P341

네가 인연이란 말 했을 때 난 그게 뭔 말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거 같아. 네가 예전에 준 물고기랑 새 기억나? 물고기는 물에 살고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난 걔네들이 친구처럼 보였어. 그러니까 나는 네가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P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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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리메디 - Sweet Remedy 향기로운 치유
문현아 지음 / 알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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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새 모습을 알게해준 책! 따뜻한 글들과 모험같은 여행을 부추기는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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