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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
도제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평점 :

혹시, 일기를 매일 쓰시나요?
저는 매일 쓰고, 남편도 이따금씩 쓰는 것 같아요.
보통 일기는 저만 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 책 제목은 조금 이상하게 다가왔어요.
“뭐지, 내 일기를 에세이로 낼 수 있다고?”
그런데 별안간, 일기만 쓰고 있었는데 작가 타이틀을 달 수도 있지 않을까? 혹시? 하고 책을 펼처봤답니다.
편집자로 일하다 단편소설을 시작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도제희 님의 두 번째 에세이,
에세이를 쓰기 위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책을 펴내기 위한 글쓰기 방법을 안내하는 책을 몇 권 읽어 봤지만,
어쩌면 가장 친숙한 방법으로 한 계단씩 알려주는,
그래서 친절한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챕터가 끝날 때 마다 다음의 과제를 줘요.
떠오르는 생각을 문장들로 적어요. 어떤 건 그냥 생각으로 그칠 지도 모르지만, 어떤 건 글이 될 수도 있죠.
문장들을 보면서 “왜?” 라는 질문으로 삐딱하게 봐요. 그러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전개될 거예요. 이제 문장이 글이 되었어요.
이제 이 글에 본인만의 생각이나 감정, 주관을 주입해 봐요. 이제 주제의식이 담겨졌어요.
정보나 지식을 넣을만한 지점이 있나요? 자료조사를 하면서 주제의식을 뒷받침할 근거로 써요. 이제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정보도 가져갈 수 있게 되었어요.
글에 멋진 간판, 그러니까 제목을 붙여봐요. 이제 독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어요.
다양한 유머로 글에 데코레이션을 올려주세요. 유머만 있는 글은 주객전도된 글이예요!
이제 반복되는 단어나 지루한 단어를 쉽거나 참신한 단어로 고치고, 비유를 조금 섞어줘요.
눈에 띄면서 포괄적인 첫 문장과 첫 문단, 끝 문장과 끝 문단을 결정해요. 다듬어도 좋고, 새로 써도 좋아요.
전체 논리 흐름이 이상하거나 쉽게 읽히는지 점검하는 퇴고 과정을 거쳐요.
와! 뭔가 할 일이 많았지만 내 생각이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절대로 빼놓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고, 작가는 조언합니다. 바로… ‘독자 설정’ 과 ‘주제 의식’ 그러니까 컨셉이죠.
다시 말하지만, 일기는 나만 보니까 아무 상관없지만 에세이는 특정 독자가 읽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읽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특정 독자는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요? 3번 단계 즈음에서 나의 주관이 들어갈 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보면 어떨까요?
주제의식은 뭘까요? ‘떡볶이가 먹고 싶어’ 라는 글을 쓰는데 갑자기 ‘그런데 우리 동네 떡볶이에서 겪은 썰 푼다’ 같은 내용이 불쑥 나오면 안 되겠죠? 일기를 쓰다 보면 생각이 럭비공처럼 튈 때가 있어요. 떡볶이를 생각했더니 떡볶이집에서 겪은 그 웃긴 이야기가 생각난 김에 이어 써도 상관없죠. 하지만 에세이는 그러면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당연한 것 같아요.
대신 작가는 귀여운 제안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난 것들은 머리 속 냉장고에 넣어 신선하게 보관해 두어요. 꾸준히 쓰는 사람은 언젠가 그 표현을 꺼내 써먹게 된답니다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도제희

책날개를 펼쳐보면 꽤나 당황스러운 표현이 있어요.
에필로그에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우리는 수줍은 ‘관심종자’ 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ㅎㅎ
일기만 쓰던 사람이 이 책을 잡은 것만으로도 남에게 글을 보여주고 싶다는 일말의 욕심이 있다는 뜻이라서일까요?
제목만큼이나 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었어요.
혹시 여러분도 가지고 계신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진 않으세요?
책으로 펴낼 게 아니더라도, 책에서 소개해 준 대로 블로그라도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블로그의 글쓰기 버튼조차 ‘발행’ 이라고 적혀 있으니까요.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