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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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어 교사가 일 년 동안 소년원에서 국어 수업을 하게 된 수업 일지를 엮은 책이다. 일기에 가까운 형식이라 술술 읽혔고, 베이스가 되는 시선이 따뜻해서 편안하게 읽혔다.
나는 소년원에 편견이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편견이 사라졌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여전히 편견이 가득한 사람이고, 아이들에게는 독이 될 사람이다.
그러나 소년원의 아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세상의 시선은 언제나 가해자가 된 소년과 그의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소년원에서 지낼 소년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소년원 속의 소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최초의 글일지도 모르겠다.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은 그냥 소년이었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맞다. 저마다의 이유로 가해 행위를 하고 피해자를 만들어 벌을 받는 과정에서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나는 글 속의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가며 소년들을 만나고 감탄하고 충격을 받고 편견이 조금씩 깨졌다.
현재도 소규모의 독서 모임을 하고 있지만, 독서 모임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을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행위는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책과 접할 기회가 없던 아이들이 책에 빠지는 광경을 간접적으로나마 지켜보니 굉장히 놀라웠다. 어쩌면 정말로 소년원에 필요한 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그런 교육이 아닌가 싶다.
사장님의 아들이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얘기를 들었다. 영어를 미리 배우지 않으면 아이들 사이에서 수업에 따라가기 어려워 소외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시키고 싶지 않아도 시켜야만 아이가 또래와 어울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어쩌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영어 수업이 아닌 이런 독서 수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하고 ‘좋은 삶’을 경험하게 해야 좋은 삶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소년원의 아이들이, 보육원이나 시설에 속한 아이들이, 아니 그냥 모든 아이들이 책을 읽고 말하고 시를 쓸 줄 아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이 책은 쉽게 읽히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만큼 모두가 한 번쯤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년원의 소년들에 대해서도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죄를 저질러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이 교화되어 더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범죄도 줄고 아이들이 살기에 더 따뜻한 세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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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거저보기 : 서양철학 편 한빛비즈 교양툰 13
지하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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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최고의 서양 철학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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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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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혔다. 조남주 작가의 소설은 늘 이렇게 술술 읽힌다. 그렇지만 술술 읽히지 않았다. 자꾸만 생각하게 하고, 멈추게 만든다. 이 별거 아닌 이슈들이 세상을 별거로 만든다. 별거 많은 세상에서 이슈들은 우리를 별거로 만든다. 내가 겪은, 겪고 있는, 겪을 모든 일들이 별거인 사회지만, 그래도 우리는 특별하기 때문에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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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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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끝도 없이 사진만 찍을까 싶어 찍지 않겠다 했던 결심이 무색하게도 사진을 찍고야 말았다. 그만큼 너무 좋은 장면이 많았고, 잊고 싶지 않았다. 그 여름부터 해설, 작가의 말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완벽한 한 권의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구입해 소장하는 나 자신이 너무 대견할 정도로. 잊고 싶지 않고 잊어서는 안 되는 얘기가 계속해서 마음에 남는다. 나의 여름에 내게 무해한 사람이 있어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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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애슐리 테이크아웃 1
정세랑 지음, 한예롤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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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잔잔한 것 같으면서도 신화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섬 사람과 뭍 사람 모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여자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오랜 가스라이팅으로 그게 폭력인지도 모르고 사는 여자와 그 여자를 사방에서 가스라이팅하며 이용하는 사람들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런 게 가스라이팅 피해자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도록 끊임없이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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