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했다는 소설.
명확하게 아직도 촛불의 의미를 살펴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설이라는 형태로 등장한 촛불의 의미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촛불이 한반도를 넘실대면서 뜨겁게 때로는 차갑게 거리를 메우고 있을 때,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며보고 있어야 했던 나로서는 그날의 감성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드는 중요한 소설인 것 같다.
타국땅에서 대낮에 진행한 광우병 반대 촛불시위는 뻘줌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 때의 정서도 같이 살아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정서와 정서 그리고 연대의 느낌을 고스란히 받은 느낌. 소설에서 말하듯이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지만,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지만 그것도 다 촛불의 몫이 아니었을까? 다만 아쉬운 것은 촛불이 모든 사람에게 행복감을 안겨다 줄수는 없을 터. 희영과 동수의 재회는 빼버렸어도 될 만한 그런 소재가 아닐까 한다. 글의 박력을 감소시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캔들플라워는 그냥 새롭게 감성을 자극하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준비단계 같은 그런 소설이 되었으면 더욱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던져준다.
아니, 어쩌면 그런 아쉬움이야말로 이 소설이 의도한 바가 아이었을? 그러나 아직도 촛불에서 한발자국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면, 혹은 촛불에서 이미 벗어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면 한번쯤 시간 내어 두고 볼만한 책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