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만 보면 단조로운 진분홍색의 이 책은 표지에 있는 고양이를 통한 상징성이 우리를 재미나게 끌고 갈 것 같기도 하지만 표지 자체로는 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 책일 듯했어요. 평소에 그림책을 보면서 ‘김서정’ 작가의 이름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어서 구체적인 책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번역 책에서 봤던 걸로 기억하며 누굴까 궁금한 적이 있기도 했지요. ‘잘 만났다, 그림책’이 나왔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마침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아서 보게 되었죠. 책 표지에 작은 글씨로 그림책 평론집이라고 나와 있어 제목부터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책을 가끔씩 막연히 읽고 있지만 이제 그림책 분야도 평론집이 나오는 시대가 되었구나 생각하며 좀 설레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먼저 그림책 하면 아이들이 보는 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보는 책이 되었죠. 정성스런 그림과 기발하거나 창의적이고도 사색할 깊은 내용들이 많아서 좋은 그림책들을 만나노라면 지혜롭고도 아름다운 세계에 빠져들게 되죠. 특히 이 책은 아이들과 어른이 그림책을 고를 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할 꺼예요.
그림책은 일생에 세 번 만난다고 하죠. 첫 번째 시기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들려줄 때 만나고, 두 번째 시기는 자녀를 낳아서 자녀에게 읽어줄 때 만나고, 세 번째 시기는 본인을 위해서 읽으며 새롭게 만나게 된다고 해요. 60대인 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당연히 지금과 같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별로 없었죠. 그래서 요즘의 아름다운 그림책들을 보노라면 가히 환상적인 세계로 빠져드는 듯 해요. 그림책도 엄청 많아졌고 내용과 그림의 수준이 놀라울 때가 많죠. 특히 영국 작가인 헬렌쿠퍼의 ‘호박수프’를 보며 제가 본 그림책 중에 참 아름다운 책으로 아이들이 보는 책에 공을 많이 들인 작가의 정성에 반했던 기억이 있지요.
이제 동화작가, 평론가, 번역가라고 알려진 김서정님이 안내하는 ‘잘 만났다, 그림책’의 세계로 들어가 볼께요. 이 책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볼 수 있는 100여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길잡이 역할을 할 참 좋은 책이에요. 혹은 도서관 사서 선생님의 책 구입에도 좋은 안내 역할을 할 것이며, 또한 어린 시절의 전과가 생각날 정도로 그림책 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아이들에게도 전과가 있는 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제가 알던 그림책보다 훨씬 새로운 책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어 무궁무진 볼꺼리가 많네요. 1부에서는 어른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고, 2부에서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또한 3부에서는 함께 생각하거나 배울 점이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함께 고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에 나온 그림책들이 궁금해집니다. 함께 서점과 도서관에서 찾아보며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들어 봐요.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