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교육용 기초 한자 900자 - 어휘력을 높이는
미래주니어 편집부 지음 / 미래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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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릴 때 어머니께서 가장 공들여 내게 가르치고자 하셨던 것이 한자였다. 다른 것은 강요하신 적이 없었는데 피아노와 한자만큼은 그날의 분량을 꼭 공부하기 바라셨다. 요령을 피운 건 아니었지만 나는 한자가 정말 잘 외워지지 않았다. 아니 완벽하게 외웠다고 생각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완벽하게 잊어버렸다. 평소에는 천자문을 외우고 어느 방학엔 서당을 다니며 사자소학을 배우고 다 외운 적도 있었건만 지금은 모두 옛 이야기일 뿐.


한자를 쓰는 기본 원칙 정도만이 남아있다.


나는 비록 그런 형편이지만 한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나는 한자 책을 보면 늘 의무감 같은 걸 느낀다. 내 실력이 그러하다보니 아이들에게는 꼭 익히게 해 주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울애들이 날 닮았는지 한자를 잘 못 외우더라는. 이과였던 남편이 우리집에서 한자를 가장 잘 읽는다는..


그런 실력을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고자 중학 교육용 기초 한자 900자 책을 보기로 했다.


미래주니어에서 펴낸 책으로 교육부에서 선정한 중학 한자 900자를 수록하고 있다. 한자는 어휘력을 향상시켜주므로 잘 배우고 익히면 우리말을 더 잘하게 되지 않던가. 영단어 열심히 외우듯이 한자도 꾸준히 시간을 할애하여 익히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하루 15분 정도 시간을 내어 9자씩 꾸준히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100일 완성을 목표로.


한 페이지에 9 글자를 학습할 수 있게 구성하여 부담없이 학습분량을 가늠해가며 공부할 수 있어 좋다.


가나다순으로 수록하고 있고 부수, 획순, 유의어도 함께 다루며 20일 완성 평가 다섯번으로 중간체크도 하도록 한다. 그리고 함께 익히면 좋은 사자성어가 역시 20일 완성 평가 뒤에 따라 나와서 틈나는대로 익히고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아는 분이 나에게 꼭 미리 한자를 공부하도록 해 주라는 얘길 한 적 있었다. 중학교만 가도 학습량이 많이 늘어나는데 그제야 한자를 외우려니 늦은감이 있더라면서 말이다.


단어가 뜻하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자를 알면 큰 도움이 된다. 가나다순 배열이라 다 본 후에는 곁에 두고 모르는 한자가 있을 때 사전 찾듯이 쉽게 찾을 수도 있어 편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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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친일파 - 반일 종족주의 거짓을 파헤친다
호사카 유지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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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슬픈 책이 아니었나 싶다. 거짓을 바탕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조국을 비하하고 동족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슬펐다.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 실상을 마주해야 하는 과정도 슬펐다. 일본 극우의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터무니없는 거짓을 진실인 양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슬픈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을 믿고 거짓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몹시 슬픈 일이다. 당연히 그들에게 분노했다. 나이브하게 슬프다고만 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 힘들었다.


"악마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안 된다. 악마는 거짓말에 교묘히 진실을 섞는다 ... 현대의 악마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말 속에 존재한다.(p.27)" 라고 프롤로그에 밝혔듯이 거짓말에 교묘히 진실을 섞어 쓴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이 책의 저자 호사카 유지 교수는 낱낱이 파헤쳐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반박해주고 있다.

나는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은 읽지 않았다. 읽을 맘도 없고.

그랬는데 이 책 신친일파를 읽으면 반일 종족주의도 읽은 것과 다름이 없을 것 같다. 일본 극우의 주장을 그대로 혹은 한 술 더 뜬 그 책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반박해 주며 오류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인의 정신 문화를 반일 종족주의라고 폄하하는 그 세력의 논리를 일본 극우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이적행위라고 본다. 노예근성을 되풀이 하려는 그들을 신친일파로 규정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한 내용 및 오류를 바로잡아 해결하기 위해 쓴 책이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 장에서는 강제징용 대목을 다룬다. 최근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까지 더불어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사실 관계를 알고나니 단순한 감정적 대응의 차원이 아닌,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독자들이 판단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강제징용으로 죽을만큼 고통을 겪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번째 장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오류를 지적하는 방식인 것 같다. 입맛에 맞게 짜깁기 한, 혹은 속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삭제한, 주장을 뒷바침하기 위해 인용한 말을 필요한 대로 편집하느라 따옴표의 위치를 바꾼 것 까지 싶어서 바로잡아 준다. 많은 책을 인용하여 올바른 근거를 제시하고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어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믿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해줄 지식이 생긴다. 일본 우파 그중에서도 극우 세력이 갑자기 바뀔 리는 없고 우리나라 안에서라도 역사와 진실을 바르게 알아야 외교정책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므로 불편하고 분노하며 슬픈 일이지만 외면하지 말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번째 장에서 다루는 내용은 독도다. 일본과 한국의 서적들을 두루 인용하며 독도가 우리땅 임을 밝힌다.

가해자인 일본이 역사 앞에 진실해야 우리는 바르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마땅히 우리나라의 친일세력들은 진실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라 믿으며 뻔한 거짓말은 금세 드러날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명확히 알지 못하면 바로 잡을 수 없다. 거짓말이 더 정교해지고 널리 확산되는 걸 보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책을 펴낸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을 멈추게 해야한다. 우리가 바르게 아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슬프지만 한편 통쾌한, 그러나 이런 걸로 통괘 해서 슬픈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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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맥베스 - 167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한우리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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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맥베스를 읽고 이런 얘기가 우습기는 하지만 언젠가 이런 꿈을 꾼 적 있다. 아무도 보이지 않고 음성만 들렸는데 그 음성이 나더러 아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 꿈이었다. 내겐 이미 두 아이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내겐 정말 아기가 생겼고 그리고 열 달이 지나 아기를 낳았다. 계획에 없던 셋째의 출산은 그리고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세 아이를 낳는 것은 마치 미혼인 처녀가 임신을 하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 들게 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한참 전에 꾸었던, 혹은 꿈결에 들었던 그 음성 때문에 운명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이미 그렇게 정해진 일이었다고 말이다. 사실 선택은 내 몫이었는데도.


스코틀랜드의 덩컨왕에게 반역하는 자들을 제압하고 돌아가는 맥베스와 동료장군 밴쿠오 앞에 마녀 셋이 나타난다. 그들은 예언을 들려준다. “맥베스 만세! 글래미스 영주 만세! 맥베스 만세! 코더 영주 만세! 맥베스 만세! 앞으로 국왕이 되실 분!” 그러자 곁에 있던 밴쿠오가 자신에게도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했다. 이에 마녀 셋은 이렇게 답한다. “맥베스보다 못하지만, 위대하신 분. 맥베스보다 못하지만, 더 운 좋으신 분. 왕은 아니지만, 여러 왕을 낳으실 분!” 무시할 수도 있겠으나 누구나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신경이 쓰일 것이다.

그런데 맥베스는 신경만 쓴 게 아니고 그 예언을 현실화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기까지 했다.

왕이 되기 위해, 충직했던 그가, 왕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맥베스도 고뇌했다. 옳지 않다는 생각과 살인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때 맥베스의 아내가 거세게 밀어부친다. 맘먹은걸 지키라고, 실행으로 옮기라고, 자기 같았음 진작 했을거라고... 왜? 이유가 달리 있었겠는가. 욕망이었겠지. 그런데 그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다가 마녀의 부추김으로 발생한 욕망이었다기 보다는 어쩌면 원래 지니고 있던 마음이 마녀들의 예언으로 점화되었을 지 모른다.

요즘같은 시대에 아이를 셋이나 낳다니 미개해보여..라고 느끼면서도 실은 아이 다섯 낳는 게 소원이었던 나는 꿈결에 들은 음성을 핑계로 운명이었다고 나 스스로를 속인것처럼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왕이 될 거라고 했지 왕을 죽이라고 한 게 아님에도 맥베스는 적극적으로 살인을 했고 보초병에게 누명을 씌웠고 그렇게 왕이 되었다.


왕이 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죄책감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는 잠을 도둑맞았고 환영을 보며 시달렸고 왕위의 보존을 위해 전전긍긍 하게된다 그래서 저지르는 연쇄적인 살인 또는 살인교사. 죄는 더 큰 죄를 낳으며 맥베스는 한없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저 위대한 냅튠의 모든 바닷물을 쓴다고 해도 내 손에 묻은 피가 깨끗이 씻길까? 아니다, 내 손이 오히려 그 무한한 바닷물을 핏빛으로 물들여, 푸른 바다를 붉게 바꿔 놓겠지." 레이디 맥베스 역시 암살을 종용할때만 해도 피는 약간의 물만 있으면 닦아낼 수 있다고 했으나 일이 벌어진 후에는 양심의 가책과 두려움으로 꿈에서조차 손 씻는 것과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고 "여기 아직도 피비린내가 나는구나. 온갖 아라비아의 향수를 다 써도 이 작은손을 다시는 향기롭게 만들지는 못하리라." 라고 한다.


맥베스는 햄릿과 다르다. 햄릿은 어찌나 번민과 망설임과 생각이 많은지 대사도 긴 반면 맥베스는 장면전환도 빠르고 전개도 빠른 느낌을 준다.

내용도 흥미진진(?). 이제 그만! 아 왜 또..!?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욕망으로 시작된 악행은 결국 자신들을 죽게 하고서야 끝이 났다.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악을 악으로 덮는 잘못을 나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4막1장. 맥베스가 다시 마녀를 찾아가는 대목. 어릴때 맥베스를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여서 이번에도 이 부분을 기대하며 읽었다. "빙글빙글 돌아라. 가마솥 주위를. 독이 든 내장을 던져 넣자. 서른한 번의 낮, 서른한 번의 밤 동안 잠자고 독을 뿜어내는 두꺼비야. 네 놈이 맨 먼저 끓어라. 마법의 가마솥 안에서.고통도 두 배로, 근심도 두 배로, 불꽃아 타올라라, 가마솥아 끓어올라라. 늪에 사는 독사의 살점아, 끓어라, 익어라, 가마솥 안에서. 도룡뇽 눈알과 개구리 발가락, 개 혓바닥과 박쥐 털, 독사의 갈라진 혀와 장님뱀 독침도, 도마뱀 다리도, 올빼미 날개도, 무서운 재앙을 몰고 올 마력을 위해 끓어라. 지옥의 죽처럼, 끓고 끓어라, 끓어올라라.... 용의 비늘, 늑대의 이빨, 마녀의 미라와 바다에 사는 상어 밥통과 아가리, 밤중에 캐낸 독초의 뿌리, 신을 모독한 유태인의 간, 산양의 쓸개, 월식 때 베어 낸 주목 가지, 터키인의 코와 타타르인의 입술, 창녀가 개천에서 낳고 목 졸라 죽인 아기의 손가락, 모조리 넣고 끓여라. 진하고 탁하게. 호랑이 내장을 더해, 걸쭉하게 끓이자...원숭이 핏물로 식히자..."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해 냈을까. 예언하는 마녀보다 이런걸 가마솥에서 끓이는 모습이 더 마녀 같아서 난 이상하게 이 부분이 늘 기억에 선명하다.

암튼 여기서 맥베스는 마녀들에게 또다른 예언을 듣고 오는데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맥베스에게 희망적으로 보였던 마녀들의 예언은 현실이 되면서 맥베스는 비극을 맞는다.


엄청 용감하며 운명에 맞서 계속해서 싸우지만 욕망이 불러온 화 앞에 그저 허우적 거리는 것처럼 보여서 맥베스는 읽을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밤이 아무리 길어도 결국 아침이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죽은 덩컨 왕의 아들인 왕자 맬컴이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처절한 맥베스의 죽음과 대조되면서 한편으로는 이제 드디어 멈출수 있다는 안도감이 같이 드니 더 비극이었다.


같은 내용으로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맥베스도 나왔다. 167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맥베스를 읽으면 더 셰익스피어 가까이 다가가 고전을 읽는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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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3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한우리 옮김 / 더클래식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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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를 읽고 이런 얘기가 우습기는 하지만 언젠가 이런 꿈을 꾼 적 있다. 아무도 보이지 않고 음성만 들렸는데 그 음성이 나더러 아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 꿈이었다. 내겐 이미 두 아이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내겐 정말 아기가 생겼고 그리고 열 달이 지나 아기를 낳았다. 계획에 없던 셋째의 출산은 그리고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세 아이를 낳는 것은 마치 미혼인 처녀가 임신을 하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 들게 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한참 전에 꾸었던, 혹은 꿈결에 들었던 그 음성 때문에 운명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이미 그렇게 정해진 일이었다고 말이다. 사실 선택은 내 몫이었는데도.



스코틀랜드의 덩컨왕에게 반역하는 자들을 제압하고 돌아가는 맥베스와 동료장군 밴쿠오 앞에 마녀 셋이 나타난다. 그들은 예언을 들려준다. “맥베스 만세! 글래미스 영주 만세! 맥베스 만세! 코더 영주 만세! 맥베스 만세! 앞으로 국왕이 되실 분!” 그러자 곁에 있던 밴쿠오가 자신에게도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했다. 이에 마녀 셋은 이렇게 답한다. “맥베스보다 못하지만, 위대하신 분. 맥베스보다 못하지만, 더 운 좋으신 분. 왕은 아니지만, 여러 왕을 낳으실 분!” 무시할 수도 있겠으나 누구나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신경이 쓰일 것이다.

그런데 맥베스는 신경만 쓴 게 아니고 그 예언을 현실화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기까지 했다.

왕이 되기 위해, 충직했던 그가, 왕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맥베스도 고뇌했다. 옳지 않다는 생각과 살인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때 맥베스의 아내가 거세게 밀어부친다. 맘먹은걸 지키라고, 실행으로 옮기라고, 자기 같았음 진작 했을거라고... 왜? 이유가 달리 있었겠는가. 욕망이었겠지. 그런데 그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다가 마녀의 부추김으로 발생한 욕망이었다기 보다는 어쩌면 원래 지니고 있던 마음이 마녀들의 예언으로 점화되었을 지 모른다.

요즘같은 시대에 아이를 셋이나 낳다니 미개해보여..라고 느끼면서도 실은 아이 다섯 낳는 게 소원이었던 나는 꿈결에 들은 음성을 핑계로 운명이었다고 나 스스로를 속인것처럼 마녀들은 맥베스에게 왕이 될 거라고 했지 왕을 죽이라고 한 게 아님에도 맥베스는 적극적으로 살인을 했고 보초병에게 누명을 씌웠고 그렇게 왕이 되었다.



왕이 되었으나 본격적으로 죄책감과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는 잠을 도둑맞았고 환영을 보며 시달렸고 왕위의 보존을 위해 전전긍긍 하게된다 그래서 저지르는 연쇄적인 살인 또는 살인교사. 죄는 더 큰 죄를 낳으며 맥베스는 한없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저 위대한 냅튠의 모든 바닷물을 쓴다고 해도 내 손에 묻은 피가 깨끗이 씻길까? 아니다, 내 손이 오히려 그 무한한 바닷물을 핏빛으로 물들여, 푸른 바다를 붉게 바꿔 놓겠지." 레이디 맥베스 역시 암살을 종용할때만 해도 피는 약간의 물만 있으면 닦아낼 수 있다고 했으나 일이 벌어진 후에는 양심의 가책과 두려움으로 꿈에서조차 손 씻는 것과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고 "여기 아직도 피비린내가 나는구나. 온갖 아라비아의 향수를 다 써도 이 작은손을 다시는 향기롭게 만들지는 못하리라." 라고 한다.



맥베스는 햄릿과 다르다. 햄릿은 어찌나 번민과 망설임과 생각이 많은지 대사도 긴 반면 맥베스는 장면전환도 빠르고 전개도 빠른 느낌을 준다.

내용도 흥미진진(?). 이제 그만! 아 왜 또..!?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자꾸만 들었다.

욕망으로 시작된 악행은 결국 자신들을 죽게 하고서야 끝이 났다.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악을 악으로 덮는 잘못을 나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4막1장. 맥베스가 다시 마녀를 찾아가는 대목. 어릴때 맥베스를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여서 이번에도 이 부분을 기대하며 읽었다. "빙글빙글 돌아라. 가마솥 주위를. 독이 든 내장을 던져 넣자. 서른한 번의 낮, 서른한 번의 밤 동안 잠자고 독을 뿜어내는 두꺼비야. 네 놈이 맨 먼저 끓어라. 마법의 가마솥 안에서.고통도 두 배로, 근심도 두 배로, 불꽃아 타올라라, 가마솥아 끓어올라라. 늪에 사는 독사의 살점아, 끓어라, 익어라, 가마솥 안에서. 도룡뇽 눈알과 개구리 발가락, 개 혓바닥과 박쥐 털, 독사의 갈라진 혀와 장님뱀 독침도, 도마뱀 다리도, 올빼미 날개도, 무서운 재앙을 몰고 올 마력을 위해 끓어라. 지옥의 죽처럼, 끓고 끓어라, 끓어올라라.... 용의 비늘, 늑대의 이빨, 마녀의 미라와 바다에 사는 상어 밥통과 아가리, 밤중에 캐낸 독초의 뿌리, 신을 모독한 유태인의 간, 산양의 쓸개, 월식 때 베어 낸 주목 가지, 터키인의 코와 타타르인의 입술, 창녀가 개천에서 낳고 목 졸라 죽인 아기의 손가락, 모조리 넣고 끓여라. 진하고 탁하게. 호랑이 내장을 더해, 걸쭉하게 끓이자...원숭이 핏물로 식히자..."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해 냈을까. 예언하는 마녀보다 이런걸 가마솥에서 끓이는 모습이 더 마녀 같아서 난 이상하게 이 부분이 늘 기억에 선명하다.

암튼 여기서 맥베스는 마녀들에게 또다른 예언을 듣고 오는데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맥베스에게 희망적으로 보였던 마녀들의 예언은 현실이 되면서 맥베스는 비극을 맞는다.



엄청 용감하며 운명에 맞서 계속해서 싸우지만 욕망이 불러온 화 앞에 그저 허우적 거리는 것처럼 보여서 맥베스는 읽을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밤이 아무리 길어도 결국 아침이 찾아오기 마련이라고 죽은 덩컨 왕의 아들인 왕자 맬컴이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처절한 맥베스의 죽음과 대조되면서 한편으로는 이제 드디어 멈출수 있다는 안도감이 같이 드니 더 비극이었다.



같은 내용으로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맥베스도 나왔다. 167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의 맥베스를 읽으면 더 셰익스피어 가까이 다가가 고전을 읽는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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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 가이드북 (2021학년도 최신개정판) - 학교에는 절대 없는 ‘학종, 기적의 시크릿!’
신선생.윤선생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2021학년도 최신 개정판으로 읽었다. 자꾸만 입시정책이 바뀌다보니.

정책이 어떻든 성실하게 학교 다니며 착실하게 공부하면 되는거라고 기본적으로는 믿고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방향 설정은 하고 가야겠기에 책을 찾아보게 된다.

제목이 길다.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실전가이드북"

그리고 제목에서 밝히는 대로 군더더기 없이 저 내용들을 충실히 담고 있다.

이 책은 공부하는 법을 이야기 하는 책이 아니다.

입시전형 중에서도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로 안내해주는 책이다.

따라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을 다룬다.

다른 책들과의 차별점이라면 실제사례와 자기소개서의 좋은 예, 나쁜 예를 소개하여 짚어주는 대목과 Q & A로 정리한 대학 입시에 대한 설명 부분이 되겠다.

한눈에 보기쉽고 왕초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되어 있어서 얼핏 대입이 별 거 아닌 듯이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나 끝까지 꼼꼼히 읽어보니 학교생활기록부를 그렇게 관리하고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잘 쓰고 면접을 틀림없이 매끄럽게 치러내기 위해서는 결국 학교생활을 잘 해내고 내신 성적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선행 조건임을 알게 된다.

다만 그것을 잘 하고도 방법을 몰라서 잘 기록해 내지 못하면 무척 안타까울 것 같다.

그럴때 도움이 될 책인데 입학원서 쓸 때쯤에야 비로소 읽고 도움을 받는 것 보다는 미리 읽고 알면 계획적인 관리를 하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쓸데없는 데에 공력을 낭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학부모가 읽어도 좋지만 학생이 읽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정작 학생들은 공부하느라 바쁘고 다른 책들도 읽어야 하니 이런 책을 읽으려 할지..

이 책에서는 자기소개서에 관해서도 아주 구체적으로 길게 사례를 들어가며 쓰고 있는데 자소서의 비중이 자꾸 낮아지더라도 (그러다가 자소서를 쓸 필요가 없어진다해도) 나는 이 대목에서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나쁜사례들을 읽을 때 그랬다.

이 책 첫장에 나 혼자만 알고 남들은 읽지 않았으면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써 있는데 난 남들도 읽고 도움 받는 건 괜찮은데 다만 입시관계자들은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책을 또 바꿀까봐...

좋은학벌, 고학력 등을 지향하는 것 같아 이런 책 읽을 때마다 조금은 속물같지만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라면 하나를 끓여도 설명서가 붙는데 어떻게 대학을 가는데 전략을 안 짜?(드라마 스카이 캐슬 중에서)" 이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읽고, 읽으면 실제적인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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