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필의 영어실력기초

안현필의 New 영어실력기초 ㅣ 불후의 명저 시리즈
안현필 지음 / 하리스코대영당 / 2016년 3월

남편의 미국 유학길에 동행하면서 나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영어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가서 살다보면 당연히 나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항에서도 입국심사를 할 때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지도 않았고 기숙사에 살면서도 이웃들과 달랑 한마디 인삿말이라도 하려 애썼고 길을 묻는 것 같은 별 것 아닌 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 보려 했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는 말, 하던 말만 하는 것으로는 영어가 늘지 않았다. 물론 책으로만 배워왔던 말을 직접 하고 살면서 영어가 퇴보하기야 했게냐만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만큼의 발전 같은 건 없었다. 영어는 언어이고 그것은 내가 사용하지 않으면 책 속에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아기를 낳으랴 키우랴 따로 영어를 쓰거나 공부할 겨를이 없었다. 뭐.. 다 핑계지만.

그런데 남편은 어눌했어도 나처럼 영어를 외워서 몇마디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말이 되든 안 되든 하면서 늘어가는 걸 보면서 부러워했더니 그때 내게 했던 말이 시골에서 학교 다니며 제대로 된 영어를 배우거나 공부하진 못했어도 안현필의 영문법책을 끝까지 공부했다는 얘길 했었다. 나는 안현필이 누구신지 사실 몰랐다. 만날 맨투맨이나 성문 가지고 앞부분만 보다말다 했던 나였으니.

그랬는데 이번에 안현필의 영어실력기초가 새롭게 발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문득 남편에게 들었던 그 이름이라는 기억이 났다.

그래서 보게 된 영문법 책. 안현필의 NEW 영어실력기초.

이 책은 다른 영어책과 다른 서문이 실려있다. 대개 책들은 그 책의 구성과 사용법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이 있는데 이 책에는 누군가가 조곤조곤 잔소리 하듯한 그런 서문이었던 것. 그래서 그것만 읽어도 재미가 있었다. 아 정말 이 책은 끝까지 공부하다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가 될 수 있을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더라는 것. 아줌마가 뭘 또 새삼스럽게 영문법이냐? 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말을 하려면 말을 제대로 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서 말을 하고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매일 끝까지 그것을 여러번. 이 책에서도 그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책, 저 책 기웃 거리지 말고 책을 한 권 정했으면 끝까지 믿고 되풀이 해가며 공부하라고.

이 책은 처음부터 문제가 나온다. 학습동기 유발을 위해서라고 했고 무엇을 내가 더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며 공부할 수 있었다.

20과까지로 나누어 정리되어 있고 문제들을 통해 문장을 만들고 문법을 공부하도록 되어 있다. 어떤 단어와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문장들을 통해 계속 만들어보는 형식. 영어기초를 쌓기 위한 목적의 책이고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그리고 그 외에도 영어에 기초가 없거나 취미를 잃고 진전이 없는 분들을 위해 쓴책이라고 하니 이제와서 무슨 영어?라거나 이제라도 영어를..! 이라고 생각하며 교재를 뒤적거리는 사람들에게라면 안성맞춤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번만큼은 끝까지 하고 그걸 몇번쯤 되풀이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