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바이블
Richard A. Spears 지음 / 넥서스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 다닐때 시간내서 광화문에 있는 교보나, 종로서적에 가는 게 즐거움 중의 하나였었다. 다른 것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뭐 그다지 공부를 잘하거나 좋아하는 학생도 아니었으면서도 서점 가서 책 냄새 맡으며 책 제목들 읽어보고 좋아하는 문구류 구경하는 게 카페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다.

그러다 어느날엔가 영어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막 밀려들었던 날이 있었다. 책을 구경하다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암튼 그날 나는 영어회화 책 엄청 두꺼운 것도 사고 영영사전도 역시 되게 두꺼운 걸로 사고 영어로 쓰인 소설도 몇 권 샀다.

그때 생각엔 되게 열심히 할 것 같고 그 정도 쯤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거라고 "착각"을 했다.

마음은 기특했고 실제로 공부할 의향도 충만했건만 책 몇권에 공부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게다가 내가 고른 책들은 너무 분량이 방대했고 어려웠다. 한마디로 내 주제를 몰랐던 처사였던 것.

지금도 그 책들이 우리집에 있는데 남편이 보더니 좋은 책이라며 내가 안보니까 자기가 보겠다고 가져갔다. 뒤늦게나마 봐 주는 사람이 생겨서 다행이랄까. -_-+

그런데 남편이 보겠다고 하니 또 쓸데없이 욕심이 생겨서 나도 다시 한번 볼까 하는 마음에 펼쳐봤더니 여전히 너무 어려운거다.

그동안 대학원도 졸업했고 심지어 미국에서 살다오기까지 했는데도 그 회화책이 "너무" 어려웠으니 어째 이런일이...

그래서 그 책은 포기하고 그 후로는 회화책이라는 책들을 분량이 작고 쉬운 것들로 몇 권 더 보았다. 그걸로 영어가 되고 대화가 가능하다고 여겨서 봤다기 보다는 '그거라도 보자', '딱 그만큼이라도 표현을 익히자', 혹은 '아이들에게 이런 책으로 공부하게 하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봤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수학을 포기하는 것은 대학을 포기하는 것이요, 영어를 포기하는 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듣게 되는 요즈음이라 영어에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수가 없더라.

이번에 보게 된 책은 세계 최고 권위의 McGraw-Hill/NTC 베스트셀러라고 소개된 영어회화 바이블이었다. 제목에 바이블이라는 표현이 있음직하게 정말 우리집 성경책만큼이나 두꺼운 영어회화책인데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2100여개의 기본 표현과 문장들이 들어있다.

이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만한 상황을 가정하여 상황별, 주제별로 분류되어 들어있는 것. 말이라는 것이 꼭 같은 표현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히 반복적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잘 배우고 익혀서 적절한 상황에 맞는 표현을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실제로 나는 미국에서 사는 동안 이 상황에 이런 표현이 적절할까를 생각할 때 예전에 교보에서 사 뒀던 그 두껍고 어려운 영어회화책을 펼쳐 도움을 받기도 했더랬다.

이 책에는 축약형으로 쓰는 표현이나 비속어도 자주 등장할 만큼 실제로 많이 쓰이는 구어체 예문들이 가득한데 그런 표현은 배워서 써먹기 위해서보다는 알아듣는데에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초판에 한정하여 MP3 CD를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는데 그게 없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더란. 이 두꺼운 책을 필요할 때만 찾아보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 읽고 외우기엔 벅차고 .. 그런 게 현실인데 그 CD를 들으며 문장을 따라 읽다보니 지루하지 않게 읽고 듣고 따라 해 보는데에 긴 시간 걸리지 않고도 하게 되더라는 것.

나 혼자 보지 않고 아이들도 같은 방법으로 듣고 읽게 하고 있다. 아이들에겐 CD에서 들리는 말이 굉장히 빠르게 들리는 감이 없지 않으나 적어도 실제 외국인들의 대화에 익숙해지겠거니 하는 마음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